프러포즈를 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상대가 날 미친놈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두 번째 만남에서 그럴 수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연애만 하기 싫었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얘기했다. 정말 솔직하게. 지금 나의 재정적인 상태가 어떤지 다 털어놓았다. 약간의 채무와 갖고 있는 전세 자금의 규모와 지금 수입까지도 다. 가족한테조차도 한 번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상하게 그 사람에게는 막힘없이 술술 터져 나왔다. 할 수 있는 말들을 던지면서 내 약점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스스로를 보며 더욱더 확신이 섰다. '이 사람하고는 결혼을 해야 한다.' - 117p, 118p 중에서 - "봉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