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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영화 리뷰] 박화영 (김가희 배우의 하드캐리 영화)

freemaden 2019. 5. 26. 22:10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박화영의 감독은 이환입니다. 이환 감독은 본인이 배우이기도 하면서 감독으로서 단편을 조금씩 선보이다가 이번에 첫 장편을 완성했는데 그게 바로 영화 박화영입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이환 감독은 자신의 10대 경험과 영화를 만들기 전 취재자료를 모두 종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10대 박화영의 인생은 보는 이에게 연민과 호소력을 자아냅니다.

 

 

"간단히 살펴보는 줄거리"

 

고등학생 박화영은 부모와 같이 살지도 않고 학교도 가지 않으면서 월세방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박화영의 자취방은 언제나 가출 청소년들로 가득한데 그들은 박화영을 모두 '엄마'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무리의 우두머리인 영재는 자신의 여자 친구 미정과 각별한 박화영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합니다. 결국 박화영은 영재에게 온갖 폭력에 시달리기 시작하는데....

 

 

"센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내는 김가희 배우"

 

 

영화 내 모든 캐릭터가 강하고 자극적이지만 가장 센 캐릭터는 바로 박화영입니다. 그녀의 인생은 사회 시스템에서 완벽하게 벗어났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화영 본인은 정작 더 강하게 자신을 세상의 테두리 밖으로 밀어냅니다. 자신의 엄마에게 식칼을 들고 찾아가 월세와 생활비를 달라고 협박하거나 학교 선생님에게 무작정 대들거나, 경찰의 만류에도 경찰에게 욕을 날리는 그녀의 모습이 보는 이에게 눈살을 지푸리게 만들 정도로 박화영의 행동은 막무가내입니다.

 

이런 박화영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완성시킬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김가희 배우의 연기가 아닐까 합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결코 아무나 소화해 낼 수 없는 그런 험난한 캐릭터입니다. 이 영화를 위해서 김가희 배우는 20kg을 증량했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박화영의 캐릭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박화영은 배우 김가희의 재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치없이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로만"

 

영화에서는 음악이나 효과음 같은 어떠한 장치도 보기 힘듭니다. 들리는 건 오롯이 배우들의 대사뿐이며 보이는 건 배우들의 표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영화라기보다는 리얼다큐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대사 없이 음악 없이 절박한 상황에 캐릭터의 표정만을 몇 초간 담아내는 방법은 인상 깊었습니다. 

 

 

 

 

"과장이 심하고 자극만 강조한 장면들이 분명히 있다"

 

영화에서 10대들의 모습은 정말 리얼입니다. 이렇게 가공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영화에서 10대들의 모습은 지금 사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의 모습 그대롭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어른들의 모습은 너무 한심하게 그려놔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화영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또 박화영이 교무실에서 선생님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과장이 너무 심한 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과장과 자극으로 인해서 정작 영화에서 전달하고 싶은 부분이 불편함으로 인해서 의미가 옅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든 인정받고 싶었던 박화영"

 

박화영의 대사에서 '엄마도 엄마같은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어'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박화영의 가족사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녀가 가족의 범위 안에 들지 못한 것임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도 박화영은 가출 청소년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면서 엄마라고 불리고 또 그렇게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은 박화영을 이용할 뿐이었습니다.

 

이런 기형적인 관계와 방식으로 박화영은 자기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박화영은 그 누구의 친구도 될 수 없었고 엄마도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폭력의 세계에서 승자는?"

 

박화영이 생존하고 있는 세계는 오로지 폭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힘으로 우뚝 선 영재와 그 여자 친구 미정은 그 또래에서 왕으로 군림합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협박하고 억압하는 이 시스템 속에서 최대 피해자는 박화영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영재와 미정 또한 화영과 다를 게 없는 걸로 보였습니다. 결국 힘이 존재하는 동물의 왕국에서 그 누구도 진정한 친구나 제대로 된 관계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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