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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도서리뷰]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freemaden 2019. 5. 13. 12:16

 

 

프러포즈를 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상대가 날 미친놈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두 번째 만남에서 그럴 수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연애만 하기 싫었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얘기했다. 정말 솔직하게. 지금 나의 재정적인 상태가 어떤지 다 털어놓았다. 약간의 채무와 갖고 있는 전세 자금의 규모와 지금 수입까지도 다. 가족한테조차도 한 번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상하게 그 사람에게는 막힘없이 술술 터져 나왔다. 할 수 있는 말들을 던지면서 내 약점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스스로를 보며 더욱더 확신이 섰다.

'이 사람하고는 결혼을 해야 한다.'

 

- 117p, 118p 중에서 -

 

"봉태규의 진지한 육아 에세이"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 들었던 생각은 특이한데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진지하다는 말을 썼을까'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었는데 일단 이 책의 작가인 봉태규라는 사람은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는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사람들에게 가족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본인의 직업이 연예인이다 보니 가족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풍문도 많았을꺼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모든 소문과 의심들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남편이 된다는 것, 아빠 된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아주 큰 착각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지와 결혼하고 시하가 태어난 것으로 저절로 아빠와 남편이 된 줄 알았다. 내 스스로 자격을 부여한 꼴이 된 것이다. '아빠입니다' '남편입니다'라는 말은 마치 어떤 사기꾼이 사무실만 덜렁 하나 임대하고 '대표입니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사기꾼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할까?

 

- 30p 중에서 -

 

나는 시하와 나를 '부자' 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콤비'라고 표현할 때가 많은데 실제로도 그러면 좋겠다. 마음이 맞으면 같이 하고, 화가 나면 싸우기도 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찢어지기도 하고, 그러다 생각나면 또 만나서 함께 하고.... 적어도 내가 사기만 치지 않는다면 이 파트너십은 꽤 단단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만 잘하면 된다.

 

- 33p 중에서 -

"가장이 된다는 것"

 

저는 솔직히 한 가정의 가장도 아니고 가장이 되 본 적도 없는지라 아버지가 된다는 것의 무게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냥 상상만으로 어떤 남편이 되고 싶고,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태규 씨가 생각하는 아버지의 상은 제가 추구하는 것과 꽤 닮아 있습니다.

 

제가 되고 싶은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 또한 겸손함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가족은 팀플레이이기 때문에 누구 탓을 하기 시작한다면 그 부정적인 기운이 고스란히 가족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결코 단단한 결속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시대가 개인의 생활과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서 맞춰줘 있기 때문에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강요하는 식은 이미 효과도 없을뿐더러 그런 방식은 고리타분한 것이 된지도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다. 직장에서 엄마의 태도란, 직업 없는 여성처럼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가 없는 사람처럼 일해야 한다고. 지금도 원지에게는 파도가 치고 있다. 어떤 크기의 파도가 그녀를 때리고 있을지 짐작만 갈 뿐 나는 알지 못한다. 태풍이 지나갔다 해도 아마 알지 못할 것이다. 엄마 여자인 원지에게는 그냥 바다일 뿐이니까.

 

 - 144p 중에서 -

 

" 좋은 배우자를 찾기 이전에 나부터 좋은 배우자가 되자"

 

이 책을 읽으면 봉태규씨가 아내인 하시시박님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시시박님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데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일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힘든 내색 없이 아내와 사진작가의 역할을 모두 해내는 자신의 배우자를 존중을 넘어 존경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제가 존중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할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고, 그걸 넘어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제 인생의 절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저부터 봉태규씨처럼 배우자를 배려하고 가족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저 먼저 노력해야 할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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