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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7

[에세이 도서리뷰]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자신의 소명을 사랑하면 필시 세상도 사랑하게 된다. 그 밤에 비를 맞으면서 나는 온 영혼을 다해 소리 내어 시를 외웠다. 그리고 나 자신이 '오갈 데 없는 처지' 라거나 '공동체에서 쫓겨난 마귀' 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생각하자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이, 빗줄기에 춤추는 옥수수 잎이, 촛농이 떨어지는 창턱까지도 축복처럼 여겨졌다. 그런 시적인 순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 그것이었다. 이 깨달음은 그날 이후에도 나를 붙들어 주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 자신이 시인임을 기억할 때, 모든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 17p 중에서 - 모든 상처에는 목적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우리를 치료하는지도..

독서 log 2019.05.22

[에세이 도서리뷰] 아무튼, 트위터

소통하고 싶지만 소통하고 싶지 않은 마음. 혼잣말이지만 혼잣말은 아니면서 혼잣말인 말. 무언가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만 그 말에 꼭 반응을 기다리지는 않는 상태. 그런 나의 애매한 상태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걸 기대하기에 가족 단톡방은 너무 오랜 관계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모바일 메신저라는 것은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출구는 그곳에서 찾을 일이 아니었다. 나는 자주 트위터로 도망쳤다. 어떤 말에 반응하고 어떤 말을 모르는 척해야 할지 귀신같이 아는 사람들로 가득한 타임라인. 공을 물고 달려와 던져달라는 시늉을 하면서도 정작 가져가진 말라며 공을 입에서 놓지 않는 개를 닮은 마음들이 가득한 곳. - 30p 중에서 - "누군가가 봐주고 귀 귀울여주길 바라는 마음" 혼자 있는 걸 좋아하더라도 ..

독서 log 2019.05.05

[에세이 도서리뷰]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혜민스님)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최근에 제가 독서를 에세이 위주로 하려는 성향이 있어서 에세이만 주로 읽습니다. 자기 계발도 때때로 읽고 가장 기피하는 건 소설입니다. 아무래도 진로에 대해서 생각과 고민이 많은 때라 소설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나 생각이 적혀 있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을 좀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혜민스님이라는 것입니다. 혜민스님은 지금까지 많은 책을 집필하셨는데 안타깝께도 제가 혜민스님의 책을 아직 다 접해본 경험이 없어서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인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식으로 살아보려는 용기,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사는 주체성 없이 남들이 여기저..

독서 log 2019.05.04

[에세이 도서리뷰]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

아흔일곱 번째 봄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이 여기 있습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길이기도 하고,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 07p 중에서 - " 한 사람이 30년 동안 남긴 기록 " 이 책은 저자인 이옥남 할머니가 30년 동안 써오신 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입니다. 이옥남 할머니가 남편과 시어머니와 사별 후에 시간이 남을 때마다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간간히 적어 오셨다고 합니다. 한글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셨지만 틈나는 대로 글자 쓰기 연습을 해서 한글을 깨친 거라 하니 저도 이옥남 할머니처럼 나이 들어서도 무언가 배우고 싶은 열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독서 log 2019.04.26

[에세이 도서리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치료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러내지 않는 우울증들 " 우리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회가 우울증이라는 질환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때문이겠죠. 그렇게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서 고통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지침과 위로가 되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완벽을 요구합니다. 완벽이란 단어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됩니다. 외모, 업무 완성도, 학력, 사회 친화력 등 모든 것들을 개인이 아닌 사회 집합체에 맞추는 걸 거의 강요하기 때문에 개개인은 기준에 적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 돈을 소비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서 자괴감에 빠지는 사람들..

독서 log 2019.04.24

[에세이 도서리뷰]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이 책에 담긴 각각의 퇴사 이유는 개인들의 경험이므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화시킬 수 없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지나칠 얘기도 아니다. 퇴사는 언제나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사자들의 얘기가 어느 정도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을 집어 든 여러분이 삶의 틈 속에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며 무언가를 깨달으면 좋겠다는 작은 욕심을 내어 본다. - 13p 중에서 - " 퇴사와 취업, 이상과 현실에서 고민하는 분들께 " 직장을 다니시는 모든 분들께 퇴사라는 단어는 계속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단어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다니는 직장의 환경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퇴사의 사연들이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진지하게 퇴사..

독서 log 2019.04.22

[에세이 도서리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변화해 가는 가족의 형태 "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자녀를 낳아 가족을 이루는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형태가 최종 형태이면서 당연한 진리인 줄 알았죠. 남성은 여성과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일을 하며 돈을 벌어오고 여성은 자녀를 출산하고 그 후에는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가정의 기능이라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10년 쯤에 1인 가족이 증가합니다. 청년들이 가정을 이루기 위한 장벽이 높아지고 개인의 욕구가 커지면서 말 그대로 개인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그리고 2019년 지금 가족의 형태 변화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이제는 남성과 여성의 성 개념과 혈연의 개념을 뛰어넘는 공동체적 커뮤니티가 생성되고 있는 것 같..

독서 log 201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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