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log

[에세이 도서리뷰]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freemaden 2019. 4. 22. 17:32

 

이 책에 담긴 각각의 퇴사 이유는 개인들의 경험이므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화시킬 수 없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지나칠 얘기도 아니다. 퇴사는 언제나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사자들의 얘기가 어느 정도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을 집어 든 여러분이 삶의 틈 속에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며 무언가를 깨달으면 좋겠다는 작은 욕심을 내어 본다.

 

- 13p 중에서 - 

 

" 퇴사와 취업, 이상과 현실에서 고민하는 분들께 "

 

직장을 다니시는 모든 분들께 퇴사라는 단어는 계속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단어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다니는 직장의 환경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퇴사의 사연들이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진지하게 퇴사를 고려하시는 분들에게는 작은 참고 정도는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퇴사를 3달 전부터 진지하게 고려해왔고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 동기가 되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처한 상황과 맞는 내용의 책을 자주 읽게 되더군요. 지금은 퇴사를 실행에 옮기고 난 지금에서 이 책이 결정적 계기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었던 책이었어요. 

 

 

 

 

하루는 업무 프로그램을 알려 준다며 내 자리에 놓인 노트북을 켜라고 했다. 나는 전원 버튼을 눌렀고 오래된 노트북은 노후되었다는 걸 어필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부팅이 되고 있다는 신호만 반복적으로 띄우고 있었다. 이 상황을 빤히 지켜보던 사수가 대뜸 성질을 부리며 말했다.

" 넌 컴퓨터도 못 켜냐"

그러부터 얼마 뒤였다. " 너 차 있어?"

" 아니요, 없습니다."

"참네. 넌 그 나이가 먹도록 차도 없냐?" 그는 겨우 몇 마디로 내 기분을 충분히 망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 17p 중에서 -

 

" 업무보다 힘든 건 갑질 하는 상사와의 관계 "

 

제 경우에도 일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바로 같이 일하는 상사 때문이었어요. 비록 자살하고 싶을 만큼의 심한 언어폭력은 들어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생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말들은 충분히 듣고도 남을 정도였지요. 처음에는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약간 따가운 정도로 와 닿다가도 업무가 힘들고 바쁜 와중에 상사에게 언어폭력으로 나 자신이 휘둘리면 순간적으로 자존감이 확 떨어지더군요.

 

그럼에도 제가 예상했던 기간보다 오래 근무할 수 있었던 점은 제 상사가 아닌 직급이 같은 동료들 만큼은  좋은 사람이 많았던 점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사이가 좋지 못했다면 저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개인 시간. 내가 공기업을 가려는 이유도 바로 개인 시간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라도 보장이 되니까. 솔직히 연봉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거면 만족한다.

 

- 47p 중에서-

 

"  하루동안 개인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근무환경 "

 

지금 변화가 빠른 이 시대에 필요한 건 개인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누구에게든 필수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기회적 시간들이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자기 발전을 위해서 과감히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자기 발전 없이 회사에 머무르는 것에 안주하기에는 너무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한 개의 직업으로 평생을 보장받았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서 사람도 변화해야 하는 때라 소히 N 잡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고 또 그런 사람들이 좀 더 이 시대에 자유롭게 일하면서 자신의 인생 또한 안정감 있게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은 제 주관된 생각이고 어쨌든 개인 시간은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나 취미생활을 위해서라도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 네가 여기서 나가떨어지면 그저 낙오자가 될 뿐이야. 버티면 더 올라갈 수 있는데 왜 낙오자가 되려는 거야?"

낙오자는 곧 실패한 사람이 되니까 괴로운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버텼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괴로워해야 하지?'

 

- 52p 중에서 -

 

"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거쳐서 들어간 회사인데 어떻게 아무 미련 없이 퇴사할 수 있어?"

나는 말했지. " 네가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 힘들어 봐서 그래."

실제 나는 당시에 상사에게 이런 말까지 던졌더랬어. " 일에 제 생명을 갈아 넣는 것 같아요."

 

- 100p 중에서 -

 

 

 

 

" 비슷한 사례의 이야기의 반복에는 아쉬운 부분 "

 

이 책에는 지은이가 실제로 인터뷰해서 모은 25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이야기가 많아서 처음에는 격하게 공감해서 읽다가도 나중에는 약간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이 책이 현실적인 퇴사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이나 대안을 주지는 못해도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더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적인 퇴사를 권유하는 방향의 책은 아니에요. 25명의 퇴사자가 퇴사 과정과 퇴사 후의 소감 같은 것도 생생하게 소개해 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향의 퇴사를 권유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되겠지만요.

 

퇴사를 고민한다면 그 이유는 확실하면 좋겠다. 그래야 후회를 안 하니까. 어차피 열 명이 모이면 한 두 명은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건 어딜 가나 똑같다. 그 사람 때문에 정말 죽을 정도가 아니라면 혹은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거나 목적이 있지 않다면 퇴사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 134p 중에서 -

 

종종 친구들이 퇴사한 나에게 기분을 물어. 난 좋다고 말해.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지. " 너도 퇴사해. 대신 대책은 세워 두고 나와야 해."

 

- 101p 중에서 -

 

 

 

" 퇴사는 실패일까? 또 다른 기회일까? "

 

퇴사를 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퇴사를 가지고 3달 정도를 고민하고 고민했으니깐요. 이 책에서 퇴사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려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퇴사가 결코 낙오자가 되는 길이 라거나 다시는 오를 수 없는 인생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만은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서 남들이 말하는 소위 이름 있는 기업에 취업해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훌륭하게 양육하다 생을 마감하는 것만이 인생의 꽃길이 아님을... 우리네 인생은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길로 얽혀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의 사례로 저도 조금의 확신과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위안이 되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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