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log

[에세이 도서리뷰] 아무튼, 트위터

freemaden 2019. 5. 5. 16:51

 

소통하고 싶지만 소통하고 싶지 않은 마음. 혼잣말이지만 혼잣말은 아니면서 혼잣말인 말. 무언가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만 그 말에 꼭 반응을 기다리지는 않는 상태. 그런 나의 애매한 상태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걸 기대하기에 가족 단톡방은 너무 오랜 관계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모바일 메신저라는 것은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출구는 그곳에서 찾을 일이 아니었다.

  나는 자주 트위터로 도망쳤다. 어떤 말에 반응하고 어떤 말을 모르는 척해야 할지 귀신같이 아는 사람들로 가득한 타임라인. 공을 물고 달려와 던져달라는 시늉을 하면서도 정작 가져가진 말라며 공을 입에서 놓지 않는 개를 닮은 마음들이 가득한 곳.

 

- 30p 중에서 -

 

"누군가가 봐주고 귀 귀울여주길 바라는 마음"

 

혼자 있는 걸 좋아하더라도 결국에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혼자의 시간을 사랑하지만 가족이나 지인 외에 세상과의 연결점을 없애고 싶지는 않아서 저 나름대로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중에 하나가 저 같은 경우에는 블로그 글쓰기인데요. 책이나 영화를 읽고 보고 제가 느낀 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그 사람이 문화를 소비하는 데 있어서 작은 참고라도 될 수 있다면 이 블로그의 존재 의미는 성공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제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 또한 바라는 마음입니다. 

 

 

 

 

  트위터는 내가 생각했던 대도시와 가장 닮았다.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무심히 지나쳐 갈 수 있다. 원한다면 교류할 수도 있고 때론 '친구' 가 되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이 툭 던진 정보를 획득해도 굳이 그에 보상할 필요가 없다. 사생활을 간섭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는 데에 모두가 동의하므로 함부로 타인의 삶에 개입하려 들지 않는다.

  나에게 익명성의 가치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나의 영역을 존중받는 것이다. 무관심이라 해도 좋다. 그로 인해 나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트위터에서 새로운 나를 생성한다는 것이 진실되지 못한, 가식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트위터는 내가 가장 나인 채로 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 p57, p58 중에서 -

 

"내가 나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

 

저는 책과 영화를 많이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제 가족이나 친구중에는 이런 문화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지인들과 있는 자리에서는 영화나 책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로 본인의 업무공간이나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하기 때문에 저는 주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듣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이 꽤 즐거운 작업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가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든, 블로그든, 유튜브든 자신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또 그 표현에 대해서 공감하고 보는 사람이 있다는 건 꽤 의미 있는 일입니다.

 

 

 

 

글자 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인지 단 한 개의 트윗에도 통찰이 진하게 응축되어 반짝거린다. 트위터 같은 sns 때문에 현대인들이 긴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면 통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히려 짧은 글 안에 생각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정제하고 다듬는 훈련이 사람들의 문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게 분명하다. 

 

- 147p 중에서 -

 

"자신의 느낀 점을 글로 재미있게 표현해 내는 능력"

 

저는 왓챠라는 앱을 주로 이용합니다. 자기가 보고 읽은 영화나 책에 대해서 짧게 소감을 적는 앱인데요. 생각보다 영화 한편이나 책에 대해서 간단한 소감을 적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문화를 소비하는 최저 1시간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이것을 함축해서 글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왓챠를 하면서 재치 있는 리뷰 문장을 볼 때면 감탄하면서도 '왜 나는 저렇게 하지 못하지' 같은 시기심도 동시에 생겨납니다.

 

 

 

" 가독성 높고 유쾌한 에세이 "

 

이 책은 트위터를 많이 이용하라고 홍보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냥 저자가 직장일을 하면서,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트위터를 활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주로 책에 담았습니다. 제가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는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저자가 트위터를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는지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꽤나 새로운 부분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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