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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프터 양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정보 기억에 담긴 인생

freemaden 2022. 6. 3. 17:53

영화 애프터 양은 드라마 파친코를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작품입니다. 파친코가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이어진 다세대 가족의 인생을 통해 한국인의 뿌리를 부각한 작품이라면 이번 영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소재는 가족과 뿌리입니다. 영화 속 가족의 구성원은 백인 남편과 흑인 아내, 그리고 입양된 중국인 소녀, 중국인 모습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로봇입니다. 알렉산더 와인스타인의 단편 양과의 안녕을 원작으로 영화는 안드로이드 로봇 양이 오랜 세월 동안 바라본 인간의 인생 그 자체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 애프터 양 줄거리 소개"

 

차 가게를 관리하느라 바쁜 제이크와 회사원 키라는 각자의 일에 바빠 입양된 딸 미카에게 그만큼 신경을 써주지 못했지만 안드로이드 로봇 혹은 테크노 사피엔스로 만들어진 양은 미카의 오빠로서 미카를 돌보는 역할을 충실히 잘 해냅니다. 그렇게 유지된 가족의 평화는 양이 고장나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에 제이크는 양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센터를 물색하는데...

 

 

"양의 기억장치를 들여다보다"

 

제이크는 양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한다는 수리업자의 말에 난색을 표하지만 제이크의 몸 안에 기억장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해독하기 위해 양을 테크노 사피엔스 박물관에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특별 리더기를 빌린 제이크는 양의 눈으로 바라 본 제이크의 가족들의 일상을 천천히 감상합니다. 그리고 양이 제이크의 가족에게 단순히 편의를 위한 안드로이드 로봇 이상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제이크는 양이 제이크의 가족들과의 기억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지낸 오랜 나날들이 기록된 기억들까지 보관되어 있음을 알고 그 긴 세월의 메모리 영상까지 시청합니다. 영화는 이 때부터 인간의 일생을 간략하게 함축된 영상으로 표현합니다. 평범한 인간의 일생을 담아낸 것에 불과하지만 그 영상의 기록은 더없이 아련하면서도 무엇보다 아름답고 찬란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다름과 차이를 구별짓는 것은 인간의 잣대"

 

여러 가족들의 틈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생명의 꽃이 피고 짐을 지켜본 양은 인간과 크게 다를 게 없는 존재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단지 양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철저하게 숨기고 있기 때문에 양이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진 체 인간을 지켜보면서 조금이나마 답을 찾은 듯해 보입니다. 특히 영화는 양의 대화 중 한 뿌리가 아닌 이식된 가지의 비유를 들면서 언제든지 인간의 생각에 따라 모든 세상의 존재들은 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아시아인과 서양인, 로봇과 인간,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의 다름과 차별을 만들어내는 건 오롯이 지구 상에서 인간의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들이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가진다면 인간은 좀 더 많은 존재들과 공존할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SF 장르이지만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서사"

 

영화 애프터 양은 양과 같은 안드로이드 로봇이 많이 개발된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SF 작품이지만 영화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존재와 가족의 의미, 가족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안드로이드 로봇의 기억장치를 훔쳐보며 깨닫게 되는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화는 메타포가 깃들여진 대사들로 채워져 있고 동적이지 않고 정적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양의 기억장치를 엿보는 제이크와 마찬가지로 함께 사색함으로써 각자의 결론에 도달하는 작품입니다. 

 

 

시각적인 자극이나 그래픽의 화려함이 주무기인 SF영화는 아니기에 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에 실망하실 수 있지만 가족과 인간에 대한 코고나다 감독 개인의 깊은 철학이 담겨 있고 이를 신파적 연출이나 노골적인 대사로 관객들을 억지로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게 아니라 그저 일상을 담은 카메라 영상과 함께 곱씹어보게 만드는 대사의 질로 영화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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