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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마주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정보 잊혀진 사람들에 대한 위로

freemaden 2022. 5. 31. 18:20

영화 오마주는 젊은이의 양지, 유리정원을 연출한 신수원 감독의 작품입니다. 데뷔작인 레인보우를 연출하고 나서 감독으로서 불안정한 시기를 견디고 있었던 신수원 감독은 MBC 다큐 프로그램 여성만세를 연출하게 되었고 이때 1950, 1960년대에 활동한 1세대 여성 연출자인 박남옥 감독과 홍은원 감독을 알게 되면서 이분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 신수원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1세대 여성 감독의 이야기를 섞어 수필처럼 시나리오를 단번에 완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상업적인 영화는 아니었기에 제작사에 투자를 받지 못할 거라 판단했지만 영화의 각본을 본 담당 PD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영화의 각본은 경기컨텐츠 진흥원에 보내져 심사위원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영화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영화 오마주 줄거리 소개"

 

3번째 장편 영화를 연출한 여성 감독 지완은 이번에도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큰 좌절감에 빠집니다. 10년째 영화산업에 종사했지만 큰 성과가 없는 지완에게 남편 상우와 아들 보람은 핀잔을 주고 자신의 커리어의 미래에 스스로 확신이 없어져가고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아르바이트 연출을 제안 받습니다. 지완이 맡은 일은 1960년대 1세대 여성 감독 홍은원이 만든 고전영화 여판사를 복원하는 일이었는데 단순한 필름 복원 작업에 몰두하던 지완은 보존되어 있는 여판사의 필름 중에 잘린 부분이 많은 것을 알아채고 사라진 필름 분량을 찾기 위해 홍은원 감독의 지인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하는데...

 

 

"꿈을 꾸다 잊혀진 자들에 대한 위로"

 

홍은원 감독은 이미 별세하셨기 때문에 지완은 그녀의 딸과 그녀와 함께 일했던 편집기사를 찾아 나섭니다. 처음에 일적으로만 몰두했던 지완은 홍은원 감독의 일생을 조금이나마 엿보면서 자신과 비슷하다는 동질감을 느낍니다. 남성이 장악했던 영화계에서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홍은원 감독은 세 번째 작품을 연출한 후 아무도 자신을 바라봐주고 인정해주지 않는 현실에 큰 좌절감을 느끼며 더 이상의 작품을 찍지 못했고 지완 또한 이번에 연출한 세 번째 연출한 영화의 흥행실패로 더 영화를 찍을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열악한 시대와 환경 속에서 여성 감독의 꿈을 꾸었던 홍은원의 인생을 엿보면서 자그마한 위로를 얻어갑니다. 

 

 

또 홍은원 감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람이나 장소는 모두 지금의 대중들에게 잊혀지거나 잊혀지길 기다리는 존재였는데 여판사의 필름을 복원하는 일에 약간의 역할들이 주어지면서 그들은 잠시나마 옛 기억을 떠올리고 생기를 띄게 됩니다. 특히 홍원원 감독의 단짝이었던 김영희 편집기사는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여판사의 필름을 복원하는 일에 큰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지완에게 여성 감독으로서 연출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큰 용기를 심어줍니다. 이 에피소드는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실제로 반영된 것으로 신수원 감독은 김영희 편집기사가 부산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3일 동안 그분 집에서 지내며 흥은원 감독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신수원 감독에게 오랫동안 영화를 연출하라는 격려를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타인의 관심과 격려가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에너지"

 

영화는 전체적으로 죽음과 소멸에 관한 그림자가 깊게 드리웁니다. 영화 시작에 지완의 아파트 단지에 젊은 여성이 차에서 연탄 연기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지완은 이 여성이 자신의 옆집 이웃이 아닐까 의심합니다. 옆집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지만 그녀의 우편함에 우편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기 때문에 자살한 여성과 동일 인물로 추정한 것입니다. 또 1960년대부터 영화계 종사자들의 집합장소였지만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는 다방,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었지만 지금은 철거를 기다리는 영화관, 그리고 1960년대 영화계에 종사하며 꿈을 꿨던 여러 사람들, 그들은 모두 소멸되기를 기다리는 존재들로 비춰집니다. 

 

 

지완은 여판사 필름을 복원하는 일을 겪고 나서 타인의 관심과 격려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에 대해 체감하게 되고 영화의 결말에서 옆집 이웃이 자살한 여성과 동일인물이 아닌 긴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음을 알게 되면서 안도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가벼운 안부를 물어보면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결국 영화에서 소멸을 기다리고 있는 존재는 언제가 그 끝을 맞이하겠지만 지완과 같은 후배가 그들을 기억하고 그녀가 커리어를 계속할 수 있는 계기와 본보기로 존재합니다. 이것은 비단 영화산업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 후배와 선배, 세대를 잇는 이야기로도 비춰집니다.

 

 

영화 오마주는 주인공 지완이 여판사 필름 복원일을 맡은 이후 여감독으로서의 큰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녀는 자신과 똑같은 길을 이미 걸어간 홍은원 감독을 통해 큰 위로와 격려를 얻었습니다. 또 사라져 가는 장소와 잊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앞으로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가족들에게 핀잔을 받던 그녀의 꿈은 잊혀지지 않고 이어진 그녀의 발자취는 또 다른 후배의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 기억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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