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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싱: 미제사건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범죄 스릴러

freemaden 2022. 4. 1. 17:25

배니싱: 미제사건은 페이지 터너를 연출한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의 연출작입니다. 평소 한국 범죄 스릴러를 즐겨보는 감독은 이 영화가 범죄 스릴러 기존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에 갇히지 않고 한국스러운 면을 담아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습니다. 영화는 장기매매 범죄에 관련된 이야기로 베일에 감춰져 있는 장기매매범들을 쫓는 형사 진호를 한국 배우 유연석이 맡았고 유연석을 옆에서 돕는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본드걸로 출연한 스타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맡으면서 좀처럼 한국 범죄스릴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케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니싱: 미제사건 줄거리 소개"

 

형사 반장 진호는 강가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을 국과수에 넘겨 결과를 기다리지만 국과수는 시신이 너무 훼손되어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진호를 포함한 수사팀은 저명한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알리스는 한국경찰의 요청을 수락하면서 한국에 입국합니다. 알리스는 자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훼손된 시신을 최대한 복원하는 기술을 적용해 신원미상의 여성 시신의 지문을 되살리는데...

 

 

"전문가적인 시선으로 리얼하게 해석한 범죄 스릴러"

 

보통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에는 법의학자의 활약이 거의 보이지 않고 보통 형사나 사건에 관련된 제 3자의 뜻하지 않는 활약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영화는 법의학자 알리스의 활약이 가장 돋보입니다. 국과수에서 여성의 신원을 알아낼 수 없다고 발표한 시점에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 확률이 커졌지만 알리스가 한국에 도착해 자신이 개발한 기법을 적용하면서 여성의 지문을 복원하는 데 성공합니다. 

 

 

 

알리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여성의 신원이 중국인 여성으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그녀를 고용한 업체부터 찾아가 어떻게 그녀가 사망하게 되었는지 일련의 과정을 수사합니다. 영화는 돈이 필요해 한국으로 입국한 가난한 중국 여성들이 어떻게 장기를 탈취당하고 살해당했는지의 과정까지 면밀하게 보여주는데 그들은 모두 희귀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고 또 그녀들의 피를 피주머니로 활용하면서 가장 장기가 튼튼하고 활력있는 중국 임산부의 장기를 척출하기 위해 피를 사용했습니다. 결국 범죄자들은 2명의 중국 여성들을 살해했으며 이 과정에는 조폭 집단이 배후에 있었지만 장기를 적출하기 위해 고용된 외과의사도 한통속이 되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범죄를 밝혀내는 결말은 아쉬운 퍼포먼스"

 

하지만 영화는 범죄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허술한 완성도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깁니다. 진호를 비롯한 수사팀은 중국 여성을 가정부로 위장하고 고용해 그녀들을 배달한 남성을 알아냈고 남성의 집에 찾아가 체포하려 하지만 잠복해 있던 조폭이 전달책을 저격총으로 사살하고 도망치면서 단서를 놓치고 맙니다. 또 법의학자 알리스의 통역을 맡은 미숙이 장기를 척출한 외과의의 아내로 밝혀지면서 미숙은 궁지에 몰린 남편을 위해 심장을 적출할 건강한 어린아이를 납치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범죄 스릴러의 이야기를 구상할 때 총은 양날의 검과 같은 아이템입니다. 한국에서 총을 소지할 수 있는 건 경찰이나 군인 정도이고 만약 누군가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건 범죄자가 빠져나갈 수 없는 대형사건으로 커집니다. 특히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에게서 달아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부터 범죄자나 경찰이나 총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영화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범죄 스릴러로 둔갑하기 시작합니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 사건을 구성하다"

 

알리스의 통역사 미숙이 형사 진호의 조카의 친구를 납치하게 되는 과정도 너무 억지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알리스의 통역을 맡게 된 미숙은 놀랍게도 장기매매의 범죄에 가담한 외과의의 아내였고 또 알리스와 진호가 묘한 썸의 기류를 일으키면서 진호의 조카 윤아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친한 친구와 윤아, 그리고 몇몇 보호자 어른들이 동물원에 놀러갔고 알리스가 윤아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미숙은 조폭 집단의 협박으로부터 궁지에 몰린 남편을 위해, 어린아이의 심장을 구하기 위해 윤아의 친구를 납치해 남편에게 데려갑니다. 이후 미숙은 알리스에게 자신의 잘못과 남편의 정체에 대해 자백하면서 장기적출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알려줬고 미숙의 마지막 연락을 통해 알리스는 진호에게 알려 경찰이 출동하게 되면서 그들의 끔찍한 범죄는 멈추게 됩니다. 결국 영화는 후반부에 너무 과장된 설정과 우연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려 했으며 이로 인해 초반의 유지되었던 영화의 몰입감은 결말에 갈수록 점점 상실되고 맙니다.

 

 

"알리스와 진호의 로맨스는 과연"

 

분명 유연석은 로맨스 장르에 적합한 둘도 없는 배우지만 알게된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 법의학자와 형사가 사건 해결 과정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는 설정에는 어색한 느낌이 많이 들게합니다. 차라리 의사였던 알리스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드라마만 남겨 뒀었다면 훨씬 자연스러운 전개로 비춰졌을 것입니다. 형사 진호 또한 알리스와의 연애가 아닌 다른 개인적인 드라마가 있기를 바랬지만 영화는 그에게 형사로서 단조로운 역할과 외국 여성과의 로맨스로 이어지는 억지스러운 역할만을 부여하면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은 한국적이면서 한국스럽지 못했던 범죄 스릴러 작품입니다. 분명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그려내고 있고 영화의 많은 장면들에서 한국의 여러 장소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전혀 한국스럽지 못해 이질적인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여기에 사건이 해결되고 난 후 형사와 법의학자의 로맨스는 리얼함을 완전 깨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하면서 짙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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