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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후기(프랑스 400만 박스오피스 1위)

freemaden 2019. 7. 18. 23:07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프랑스 영화로 성공하지 못한 중년 남성들, 즉 '루저'들의 이야기입니다. 취업을 못해 우울증에 시달리는 베르트랑, 사업의 적자로 부도위기까지 얼마 안 남은 사장 마퀴스, 10년 넘게 록가수로 활동했지만 히트곡은 전무한 시몽, 치매 어머니와 집을 나가버린 아내 문제로 예민해져 있는 로랑까지, 어떤 자신만의 문제를 가지고 그들은 수영장으로 모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수중 발레를 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많이 어설퍼 보이고 절박함이 없는 그들의 발레 연습은 수영장에 모인 것이 단지 발레를 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남성 발레 팀은 연습이 끝나면 함께 사우나에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자신의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할 수 없었던 진솔한 얘기를 사우나에서 다 털어놓기 때문에 그들은 관계적으로도 돈독해지고 내면적으로 치유와 위로를 받습니다.

 

대조적으로 영화는 중년 남성들의 경제활동의 장소인 사회가 얼마나 척박한 무대인지도 집중합니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각의 트라우마와 정신질병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의 직장 활동은 그들의 질환을 더 악화시킵니다. 결국 한 사람의 가치가 무시되는 냉정한 지금의 시대에 우연히 모인 수중 발레로 그들의 자신감과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의 영화입니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줄거리 소개"

 

베르트랑은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2년 넘게 백수생활 진행 중입니다.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앉은 베르트랑은 딸의 학교 전단지에서 수중발레 모집 공고를 보게 되고 수영장으로 찾아갑니다. 베르트랑은 수영장에서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남자들의 어설픈 수중발레연습을 목격하고 호기심에 수중발레팀으로 가입합니다.

 

그리고 연습 후의 사우나 모임에서 팀원들의 처지가 자신과 비슷한 구석이 많음을 느끼게 되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팀원 중 한 명이 수중발레 세계대회 참가팀을 모집하는 공고를 팀원들에게 보여주고 자신들도 대회에 나가고자 제안합니다. 근자감으로 똘똘 뭉친 중년 남성들은 결국 세계대회에 참가하게 되는데...

 

 

"자신이 되고자 했던 꿈에서 멀어진 사람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전부 불행합니다. 여러가지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실패가 다수의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로 지목됩니다. 불에 다가가 떨어지는 불나방처럼 꿈을 쫓던 사람들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꿈의 환영을 쫓아가는 사람들, 꿈을 포기하고 생계만을 쫓는 사람들, 꿈을 여전히 맹목적으로 쫓고 있지만 여전히 아무 소득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이 중년 남성들에게 영화는 여전히 '꿈을 이룰 수 있다' 같은 일관된 태도로 말하지 않고 현실적인 이야기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중년 남성들의 변화가 마냥 진부하거나 뻔하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도 엉망이 되어버린 사람들"

 

영화의 발레팀원들은 모두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로지 팀원들 간의 관계에서만 솔직하게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쉼터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타인이, 사회가 편견의 시선으로 그들을 아무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비아냥과 어설픈 동정, 무시로 그들을 대하기 때문에 사회적 네트워크는 중년 남성들을 지치게 하는 관계로만 보입니다.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의 아쉬운 부분은 결말의 이야기 전개입니다. 아무 노력과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중년 남성들로 이루어진 수중 발레 팀은 단기간의 연습으로 세계대회에서 큰 성적을 거둡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인생도 180도 바뀌는 장면에서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결말로 느껴져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내레이션에서 의지만 있다면 모든 꿈이 이루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너무 뻔한 마무리에 실망감마저 드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소재의 영화가 계속해서 개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쩌면 영화를 보고 있는 저의 처지와 비슷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말은 진부했지만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작은 위로가 되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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