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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일런스 후기(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넷플릭스 제작)

freemaden 2019. 7. 18. 06:02

영화 사일런스의 감독은 애나벨 영화를 연출한 레오네티입니다. 팀 레본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로 재구성 한 이 영화의 공포는 악령이나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영화의 설정으로부터 오는 공포입니다. 영화의 설정은 버드 박스나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유사하고 영화를 둘러싼 전체적인 세계관과 분위기는 영화 '나는 전설이다'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가 공포영화로 생각되어지지 않듯 사일런스 또한 공포물보다는 지구종말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즉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가까운 스토리입니다. 때문에 깜짝 놀라게 되는 공포 장치가 가득한 공포물을 기대하고 관람한 관객들은 대부분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설정 자체는 꽤 많은 공을 들인 디테일이 있습니다. 물론 소설의 설정을 따라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영화로만 본다면 저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참신하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앨리가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가 있는 반면에 영화에 나오는 괴수는 선천적으로 볼 수 없는 시각장애가 있다는 점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서로 다른 존재들이 살기 위해서 대결을 벌이는 상황들은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일런스 줄거리 간단소개"

 

앨리는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여학생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이 걱정되는 앨리의 부모님은 동생인 주드보다는 앨리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쓰고 가족들은 수화만으로 서로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에 본 적 없는 박쥐 모양의 괴수가 집단으로 나타나서 사람들을 학살하게 되고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그 괴수 떼의 먹이가 됩니다.

 

아무 대책 없이 피해자만 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 인류는 괴수에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리를 내지 않으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앨리의 가족은 도시를 점령한 괴수 떼를 피해 달아나기로 하고 목적지 없이 단지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시작되는데...

 

 

"기대보다는 이상이었던 영화" 

 

레오네티가 연출한 애나벨 1은 애나벨 시리즈 중에서 가장 최저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이번 영화 역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은 시선으로 색안경을 끼고 영화를 관람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소 공포영화를 즐겨보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선택한 이 영화가 기대 이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은 기분 좋은 의외성입니다.

 

영화를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던 요소는 바로 수없이 벌어지는 앨리 가족과 박쥐 괴수와의 대립구도가 진부한 양상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앨리 가족이 피난을 가기 시작하고 처음 박쥐 괴수를 목격한 그 시점부터 영화의 결말까지 계속해서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와 숨바꼭질은 서로의 특성에 맞게 상황을 잘 활용한 효율적인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괴수가 인간을 일반적으로 학살하고 인간은 도망만 다니는 일정한 패턴이 아닌 앨리의 가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용기를 활용해서 괴수 떼에게 대항하고 또 그 방법들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앨리의 가족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게 됩니다.

 

 

영화 사일런스는 분명 허점도 많은 영화입니다. 앨리 가족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의 표현은 실패했으며 앨리 가족과 박쥐 괴물을 제외한 스토리의 개연성도 엉망으로 흘러갑니다. 또한 사일런스의 결말 부분은 이 영화가 시리즈작으로 제작될 수 있다는 힌트를 남겨 놓은 것 같아 어이가 없기도 합니다.

 

그 많은 단점에도 킬링타임용으로 이 영화를 보기에 나쁘지 않은 점은 앨리 가족과 박쥐 괴수와의 밀당이 어쨌든 이 영화에서만큼은 재미를 주는 요소로 확실히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닌 조금은 다른 이야기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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