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og

영화 어나더 라운드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_권태의 시간

freemaden 2022. 1. 21. 09:02

영화 어나더 라운드는 쿠르스크, 사랑의 시대를 연출한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작품입니다. 감독의 딸 이다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 각본을 완성시켰고 실제로 이다는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촬영 초기에 이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때문에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감독이 이다에게 바치는 문구가 올라오고 또 이 영화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과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면서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 이다를 향한 메시지를 수상소감으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 어나더 라운드는 중년들이 느끼는 권태의 시간을 뜻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4명의 고등학교 동료 교사들은 젊을 때의 순수함과 열정을 모두 잃어버리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견뎌내는 남성들입니다. 이들 중 역사 과목의 마르틴이 가족과의 소통도 안되고 수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부모와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친한 동료 교사들이 나서서 마르틴의 권태를 해결하기 위해 약간의 음주를 통해 실험을 진행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영화 어나더 라운드 줄거리 소개"

 

권태에 빠져 가정이나 학교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던 마르틴은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의 고충을 고백합니다. 마르틴의 얘기를 듣던 다른 3명의 동료 교사들도 마르틴과 크게 다를 것 없이 힘든 하루하루를 견대내는 신세였고 이에 니콜라이는 노르웨이 심리학자 판 스코르데루의 실험을 제안하는데 그것은 사람이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하면 사람이 대담해지고 좀 더 창의적인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머뭇거리던 마르틴은 니콜라이의 제안을 수락하고 이때부터 무기력에 빠져있던 4명의 교사들은 학교의 수업에 들어가기 전 적당량의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데...

 

 

"약간의 음주가 가져오는 효과"

 

마르틴과 세 명의 남자 교사들은 물질적으로 만족하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의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반복되는 일상을 그저 의미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열정은 사라지고 육신만 남아 남편으로서 교사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그 자리만 의미 없이 채우게 되면서 권태기를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마르틴이 자신의 권태를 가장 먼저 직감하면서 니콜라이가 제안한 음주 실험에 동참하게 되고 술을 마시고 수업에 들어가게 된 결과 마르틴은 전과는 다른 생생하고 적극적인 수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오니 닫혀있던 학생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고 마르틴의 권태는 조금씩 해결되는 듯 보였습니다. 또 대화도 없었던 부부관계나 자식들과의 관계도 개선되면서 니콜라이가 제안한 실험은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쾌락을 통제가능하다고 믿는 인간의 착각"

 

하지만 마르틴과 3명의 교사들은 자신들의 알코올 혈중농도를 좀 더 높이면 더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음주의 양을 점점 늘려갑니다. 통제와 절제를 벗어난 뇌는 4명의 중년들에게 잠시나마 책임감과 걱정을 잊게 만들었고 어렸을 때의 순수함을 되찾게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농도 0.1%의 만취상태에 돌입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그들의 과음으로 인한 행동과 말은 사회에서 비난의 화살로 돌아와 부작용의 효과를 낳습니다.

 

 

니콜라이는 과음으로 잘 때 오줌을 침대에 묻혀 아내에게 핀잔을 듣고 마르틴은 과음으로 인해 아내에게 가슴 속에 있던 말을 끄집어내면서 아내와 결별하게 됩니다. 이후 다른 3명은 술을 절제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톰뮈는 알코올에 중독되면서 학교에서 해고되고 바다에 빠져 숨지게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갑니다. 결국 니콜라이의 실험은 약간의 술은 인간을 창의적인 상태에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술이 주는 쾌락을 네 사람이 통제하지 못해 이르는 부작용으로 실패하게 됩니다. 

 

 

영화 어나더 라운드는 일상의 권태와 불행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으로 음주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합니다. 네 명의 교사들은 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 착각으로 인해 음주의 쾌락에 먹혀 더 큰 비극으로 흘러갑니다. 또 네 중년들이 술로 인해 되찾으려 했던 젊은 날의 순수와 용기는 이미 그들에게는 남아 있지 않는 것입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감정이 무뎌진다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슬픈 것입니다. 결국 권태는 그들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사실 영화는 술의 부작용의 기능과 인간이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들을 닮고 있어서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감독의 딸 이다가 결말이 좀 더 희망적인 내용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면서 남은 세 명의 교사들은 제자들의 졸업식을 즐기는 희망적인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