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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수꾼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_폭력과 우정 사이

freemaden 2022. 1. 19. 05:59

영화 파수꾼은 윤성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당시 29세의 나이에 데뷔작을 연출한 감독은 이 영화로 인해 청룡영화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제작비 오천만원의 저예산을 들여 총 관객수 25000명 정도를 달성하며 독립영화의 흥행면에서도 성공적인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때까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박정민, 이제훈과 같은 신인 배우들을 관객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켰으며 특히 이제훈은 파수꾼의 열연으로 감독과 마찬가지로 청룡영화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 남자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본래 제목 파수꾼은 가제였으나 영화가 완성되고보니 호밀밭의 파수꾼의 이미자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파수꾼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또 실제로 윤성현 감독이 호밀밭의 파수꾼을 지은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의 팬이었기 때문에 감독의 개인적인 취향에 의해 영화 제목이 결정된 것도 있습니다.

 

 

"영화 파수꾼 줄거리 소개"

 

고등학생 기태, 희준, 동윤은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어울려 다녔지만 학교의 일진이자 짱이었던 기태로 인해 세 사람의 우정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기태는 희준을 자신의 무력으로 굴복시키려 했고 희준은 이때부터 기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은 희준이 맘에 들지 않았던 기태는 자신을 따르는 친구들을 동원해 희준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폭력으로 정해진 위치와 우정 사이"

 

기태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없이 자랐으며 아버지는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아 오랫동안 쌓인 애정의 결핍을 가장 친한 희준과 동윤과의 우정에서 채웁니다. 또 싸움실력으로 모두에게 주목을 받게 된 기태는 자신에게 아부하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자신감과 높은 자존감을 세우게 됩니다. 그렇게 학교에서 짱으로 군림하게 된 기태는 같은 반이자 가장 친하게 지내는 희준에게도 자신의 힘에 무릎 꿇기를 바랍니다. 희준은 기태 옆에서 아부하는 일진들과 달리 희준의 폭력적인 행동과 협박에는 굴복하지만 기태의 친구로 남아있는 것은 포기하고 기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결국 자신의 행동으로 세 명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동윤은 기태를 질책하고 기태와 희준의 갈등은 기태와 동윤의 갈등으로까지 번져갑니다. 희준과 동윤의 우정은 기태에게 소중한 것이었지만 짱으로서의 위신과 자존심 또한 기태에게는 타인에게 자신을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기에 기태는 폭력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짱으로서 자신의 자존심을 자꾸만 건드리는 동윤을 충동질해 동윤과 동윤의 여자 친구 세정 사이를 이간질시켰으며 결과적으로 동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섞여 모두가 웃지 못하게 되는 결말"

 

보통은 학교 폭력의 주체가 끝까지 피해자에게 잔혹한 상처를 입히면서 영화가 전개되지만 이 영화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기태의 폭주가 멈추지 않자 희준은 기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다 결국은 전학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떠나기 전 기태의 마음에 치명적인 상처로 남을 말을 하고 기태의 자존심에도 금이 가게 만듭니다. 동윤 또한 기태로 인해 좋아했던 세정과의 관계가 틀어지자 기태에게 정면으로 도전하고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게 됩니다.

 

 

사실 기태는 겉으로는 강해 보였지만 속은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 둘이 비수 섞인 말과 함께 떠나버리자 한순간에 외톨이가 됩니다. 자신의 폭력에 굴복해 따라오던 친구들도 모두 자신을 더 이상 따르지 않으면서 기태는 중학교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였던 동윤을 다시 한번 찾아가 화해를 요청하지만 동윤이 이를 매몰차게 거절하자 결국 기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영화 파수꾼은 청소년들끼리의 힘에 의해 따르는 관계와 이로 인해 일그러진 감정을 가장 현실감 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사실 기태에게 필요하고 소중했던 건 친한 친구와의 우정이었지만 기태는 짱으로서의 지위를 선택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매달리는 기태를 뿌리치는 동윤과 희준의 모습에서 이들의 모든 관계의 틀어짐은 그들이 불안정한 감정을 가진 10대이기 때문에 틀어진 관계를 되돌리기 더욱 힘들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또 처음에 기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걸로 표현되지만 기태의 극단적인 죽음으로 인해 동윤이 학교를 그만두고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세 사람 모두가 이 모든 일들의 피해자였음을 비추면서 씁쓸한 장면으로 막을 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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