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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 카우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2. 1. 2. 03:26

영화 퍼스트 카우는 어떤 여자들, 웬디와 루시, 믹의 지름길을 연출한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작품입니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자신만의 이야기와 방식으로 작품에 녹아내면서 미국 독립영화의 얼굴이라 불리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작품성이 뛰어난 걸작을 다수 제작한 A24와 손잡고 2019년 퍼스트 카우를 만들어냈습니다. 공동 각본가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조나단 레이몬드와 다섯 번째 협업 영화이자 조나단 레이몬드의 소설 더 하프 라이프를 원작으로 각색을 거쳐 소설과는 다른 느낌의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영화는 2019년에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평론가들의 극찬과 함께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24개의 상을 수상하고 143회 노미네이트 되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에는 2년 동안 수입되지 않고 있다가 2021년 11월 4일에 드디어 개봉했는데 이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영화 중 첫 한국 개봉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퍼스트 카우 줄거리 소개"

 

1920년 서부개척시대의 끝무렵 쿠키는 개척꾼들의 무리에 섞여 그들의 요리를 담당하면서 오리건주에 도달합니다. 오리건주로 향하던 도중 쿠키는 러시아인들에게 쫓기는 중국인 킹루를 도와주게 되고 킹루는 쿠키의 도움으로 개척지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쿠키와 킹루는 개척지에 도착하고 2년이 지나 한 술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소수민족으로 핍박받아왔던 두 사람은 서로 힘을 합쳐 살아가기 시작하는데....

 

 

"소수자들의 우정과 협동"

 

쿠키는 유대인이고 킹루는 중국인으로 항상 어떤 무리에서나 핍박과 차별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들이 희망을 품으며 도착한 곳은 아직 어느 나라의 지배나 체계도 정립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의 개척지였고 그곳에서 쿠키와 킹루는 의기투합하면서 자신 마음속에 숨겨놨던 목표와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협동합니다. 쿠키는 빵을 맛있게 잘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킹루는 쿠키의 빵을 잘 포장해 손님들에게 선전하는 사업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쿠키가 만들어낸 빵은 손님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하지만 빵을 만드는 데 있어 필수재료인 우유를 확보하기 위해 쿠키와 킹루는 영국 수비대장인 팩터 대장의 소의 우유를 매일 밤 훔치러 갑니다. 팩터 대장의 소가 개척지에서의 유일한 단 한 마리의 소였기 때문에 빵의 인기가 퍼질수록 쿠키와 킹루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됩니다. 결국 팩터 대장의 귀에까지 쿠키의 빵에 대한 소문이 들어가게 되고 팩터 대장은 직접 쿠키를 찾아가 그가 만든 빵을 사 먹게 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쿠키의 빵의 맛에 감탄한 팩터 대장은 쿠키에게 손님으로 초대받은 루비 대위의 티타임 간식을 만들면 값을 두둑하게 쳐주겠다고 하고 쿠키는 후한 보상 때문에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쿠키와 킹루는 점점 위험한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게 되고 결국 팩터 대장에게 우유 도둑질을 들키게 되면서 영화의 상황은 점점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자본주의의 유혹에 먹혀버린 아메리칸 드림"

 

사실 쿠키와 킹루는 빵의 판매로 어느 정도 자본이 자신들의 손에 들어왔을 때 도둑질을 그만두고 또 다른 새 출발을 했어야 하지만 매력적인 자본의 달콤함은 결코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현재 벌어들인 수익만으로는 자신들의 꿈인 호텔 사장이 되거나 베이커리 가게를 여는 데 충분하지 못했고 이는 그들이 계속해서 우유를 훔쳐 빵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라는 말처럼 언젠가는 들통날 우유 도둑질은 팩터 대장의 하인에 의해 목격되고 말았고 결국 그들은 팩터 대장의 추격대에 의해 쫓기다 사망하게 됩니다.

 

 

영화는 개척 노동자의 일상을 전개할 뿐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자본주의의 근원과 성질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모든 것이 제로에서 시작되는 개척지에서만큼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쿠키와 킹루는 결국 거대한 자본의 힘과 권력의 힘에 기생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때문에 개척지의 큰 손이었던 팩터 대장의 소의 젖을 몰래 짜 우유를 훔치면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줄에서 떨어져 실패하는 결말로 마무리되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개척 노동자의 실패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웅이 아닌 소시민에 가까운 평범한 노동자의 실패한 아메리칸드림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은 현재의 삐걱거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게 생각할 여지를 남깁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로 현재와 과거를 모두 비춰낼 수 있는 영화"

 

영화 퍼스트 카우는 두 아웃사이더의 우정을 그려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본주의의 근원에 대해 더 파고들고 있습니다. 아메리칸드림과 자본주의가 막 탄생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시대에서 어떤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지 않고 그 시대를 살다 간 소시민들의 이야기만으로 영화는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투영합니다. 다만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연출 특성상 영화의 전개 속도는 굉장히 느리고 관객들이 몰입할만한 스케일이 큰 사건들이 거의 없는 일상적인 장면들이 많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심심한 영화라고 비춰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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