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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2. 17. 13:49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 히메를 연출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입니다. 모노노케 히메를 연출 후 지브리의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 은거 생활을 하고 있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후계자로 지브리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던 콘도 요시후미가 돌연 사망하자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다시 지브리 스튜디오로 돌아와 복귀작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지브리 동료 프로듀서의 딸 치사토가 밝고 웃는 모습을 보고 '이 아이가 앞으로의 잔혹한 현실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전반적인 시나리오를 구상했습니다.

 

 

영화는 2002년에 개봉된 후 일본에서만 2350만 관객을 기록해 일본 최고 흥행 작품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1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가 개봉 전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또 외국영화로는 최초로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2002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오락성을 모두 충족한 영화라고 평가받았습니다.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에서 4위에 언급되고 IMDB top 250의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극찬을 쓸어 담은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줄거리 소개"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이사집으로 이동하던 도중 숲 속 터널에 폐허가 된 테마파크를 발견합니다. 치히로는 막연한 두려움에 테마파크에 들어가기 꺼려했지만 치히로의 부모님은 치히로를 데리고 테마파크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에 풍기는 맛있는 냄세에 이끌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식당에서 가득 쌓인 음식을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먹어치우던 부모님은 어느 순간 돼지로 변해버렸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치히로 앞에 자신의 이름을 하쿠라고 소개한 소년이 치히로를 테마파크 밖으로 탈출시키려 하는데...

 

 

"인간사회의 민낯을 신랄하게 보여준 영화"

 

치히로는 결국 테마파크 밖으로 나가는 데 실패하고 하쿠의 인도에 따라 거대한 온천장에 숨어듭니다. 온천장은 마녀 유바바가 운영하는 가게로 세계의 각기의 신들이 찾아와 요양을 즐기는 장소였습니다. 하쿠는 치히로가 빨리 일을 하지 않으면 유바바가 치히로의 부모님처럼 동물로 만들어버릴 것이 자명했기 때문에 치히로를 유바바에게 보내 일을 시켜달라고 떼를 쓰게 만들었고 온천장의 규칙에 따라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센이라는 이름을 붙여 손님들을 안내하고 탕을 청소하는 일을 시킵니다.

 

 

센은 서툴지만 조금씩 일에 적응해가던 찰나 오물신이 등장해 유바바의 온천장의 비상등이 켜졌고 유바바는 오물신의 시중을 센에게 지시합니다. 악취에 모두가 거리를 유지하던 그때 센은 오물신의 목욕을 최선을 다해 도왔고 결국 오물신 안에 있던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들을 발견하면서 온천장의 모든 직원들과 함께 오물신이 품고 있는 쓰레기들을 제거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순간 오물신은 모습이 바뀌었고 자신을 강의 신이라 밝히면서 감사 표시의 경단 몇 개를 주고 자리를 떠납니다.

 

 

또 하쿠가 유바바의 지시로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치려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센은 어떻게든 하쿠를 구하려하고 이때 온천장에서는 요괴 가오나시가 난동을 피우고 있어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오나시는 모두가 자신을 외면했지만 자신에게 유일하게 친절했던 센에게 집착했고 센은 가오나시의 입에 강의 신이 준 경단을 넣어 폭주한 가오나시를 원래 상태로 되돌립니다. 센은 하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하쿠의 입에도 마지막 경단을 넣어 유바바가 하쿠의 몸 안에 심어둔 벌레를 없애고 제니바를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동생과 달리 온화한 성품의 제니바는 하쿠를 이미 용서하고 센에게도 온천장을 탈출할 수 있는 용기와 덕담을 들려주면서 센은 유바바와 마지막 담판을 지으러 돌아갑니다.

 

 

용으로 변신한 하쿠의 등에 올라 온천장으로 돌아가던 도중 센은 어릴 적 하쿠와 만난 기억을 떠올리고 진짜 하쿠의 이름을 하쿠에게 들려주면서 하쿠는 유바바의 저주에서 벗어나 잊고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온천장에 도착한 센은 유바바에게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유바바는 센에게 테스트에 통과한다면 떠나는 것을 허락하겠다고 말합니다. 유바바의 심술궂은 마지막 거래에 승리한 센은 현실의 치히로로 돌아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부모님과 함께 테마파크를 빠져나오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유바바의 온천장은 자본주의 시장의 현대판"

 

유바바의 온천장은 마치 자본주의 시장의 노동현장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유바바는 일을 하지 않는 존재를 짐승으로 만들어버려 타락시켜 버렸고 거대한 힘을 가진 유바바 밑에서 직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만 현실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바바는 직원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해서 이름을 뺏어 간단한 숫자를 붙여 주었는데 그래서 치히로는 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본래 조그마한 지역의 강의 신이었던 코하루 또한 하쿠라는 이름을 받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만든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다 못해 탐욕으로 눈이 멀어버린 극단적인 존재가 바로 치히로를 따라다니는 가오나시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가오나시를 일본 회사원을 비유해 만들었다고 밝혔으며 얼굴이 없다는 뜻의 가오나시는 타인의 친절에 목말라하는 외로운 존재이면서도 오롯이 욕망만을 추구하며 쫓아다니는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산물입니다. 결국 가오나시는 치히로와 제네바의 친절 덕분에 욕망이 아닌 다른 것에도 눈을 돌릴 수 있게 됩니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선과 악의 대립으로 정의를 이야기하거나 악에게 승리함으로써 주인공의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 아닙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또 그 때문에 현대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들어있는 상징적인 묘사가 많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최선을 다한다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응원과 메시지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 이 영화는 비단 저연령층뿐만 아니라 어른 세대에게도 잊고 있었던 본연의 모습을 다시 일깨워내거나 환경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에 그 어떤 관객에게도 깊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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