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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일이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2. 10. 11:49

영화 태일이는 홍준표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3년 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홍준표 감독이 졸업 후 동기들과 설립한 스튜디오 루머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한 명필름에서 공동 제작했으며 홍준표 감독은 졸업작품 단편 바람을 가르는에서도 청년들이 현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날카롭게 그려냈기에 영화 태일이의 이야기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와 맞아떨어진다 생각하고 연출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태일이 줄거리 소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았던 태일이의 가족은 가장인 아버지마저 술독에 빠져 지내면서 상황이 점점 나빠집니다. 결국 태일이의 어머니가 집을 나가 서울로 떠나버리자 태일이는 어머니를 찾으러 서울로 상경합니다. 여러가지 일을 전전하다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찾아낸 태일이는 어머니와 힘을 합쳐 자그마한 터전을 잡기 시작했고 지방에 남아있던 아버지와 동생들도 모두 서울에서 함께 살 수 있게 됩니다. 10대 때부터 미싱사 보조로 일하며 재단사를 꿈꾸던 태일이는 한미사를 운영하는 사장의 눈에 들어 재단사로 승진합니다. 마침내 꿈을 이룬 태일이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미싱사와 미싱사를 보조하는 어린 동생들을 보며 노동현장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열사 전태일이 아닌 청년 전태일"

 

영화는 노동운동가 혹은 역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위인으로서의 전태일이 아닌 1970년대를 살았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합니다. 전태일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버텨내고 평화시장 옷 도매 가게의 재단사 보조로 일하면서 보았던 것들, 재단사로 승진하고부터 동료였던 여공과 친동생처럼 여겼던 미싱사 보조 여아들에게 느꼈던 감정들 등, 영화는 청년 전태일이 1970년대의 대한민국의 현장에 살면서 보고 느꼈던 일련의 과정들을 과장되지 않고 고증된 자료들을 통한 리얼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재단사 보조로 일하던 전태일은 이기적인 재단사의 일까지 도맡아하고 어린 여공들까지 챙겨가면서 한미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노동자로 성장합니다. 사장 또한 제대로 일하지 않는 기존의 재단사가 마음에 안 들어 재단사를 해고하고 성실한 전태일을 재단사로 승진시킵니다. 드디어 재단사가 되어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뻐하던 전태일은 공장의 미싱사부터 미싱사의 보조까지 이끌어야 하는 재단사의 위치에 무게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특히 봉급도 제대로 주지 않는 사장과 노동자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맡아야 했던 전태일은 어린 여공들이 돈이 없어 물로 배로 채우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폐병이 걸려 해고되는 상황을 목도하게 되자 노동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기 시작합니다.

 

 

"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용기"

 

먼저 전태일은 집에 있는 책을 팔아 근로기준법 법전을 사서 근로기준법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에게 근로기준법에 맞는 노동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제단사에서 해고당합니다. 전태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료들을 모아 노동운동단체인 바보회를 만들어 평화시장의 노동실태를 조사해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노동청의 관료가 오히려 진정서를 비난하고 나서자 전태일과 동료들은 언론사에 노동실태조사에 관한 문건을 제보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뒀음에도 평화시장이 전혀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절망감에 빠져 있던 전태일은 분신자살로 자신의 마지막 목소리를 세상에 남김으로써 세상을 바꿨습니다. 어쩌면 영화 결말의 하이라이트로 남았어야 할 분신 장면은 의외로 비중이 크지 않은 데 이는 전태일의 인생 그 자체를 관객이 좀 더 바라 줬으면 하는 홍준표 감독의 연출 의도입니다.

 

 

"왜 지금 전태일인가"

 

1970년대의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에 비해서 훨씬 나아졌어야 할 2021년에 왜 또 전태일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와야되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전태일 열사의 짧았던 인생을 통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최저시급을 받지 못하고 노동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여러 가지 권리나 혜택을 받지 못한 체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돈을 절감하기 위해서 회사는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고 제대로 된 안전점검 없이 투입된 노동자는 또 어디선가 다치거나 사망해 매일마다 뉴스로 나옵니다. 1970년대에 비해서 나아졌지만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지금의 노동환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서 관객들은 영화 속 태일의 생각과 신념, 행동에서 깊은 울림과 함께 전태일 열사가 남겨놓은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특히 영화 태일이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빈번하게 노출되어 있는 젊은 세대에 공감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전태일 열사 또한 10대부터 학교 교육을 포기하고 노동 전선에 뛰어들어 20대에 노동환경을 바꾸고자 했던 평범했던 청년이기에 그의 인생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바라봐야 할 등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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