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피아노를 연출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작품입니다. 토마스 새비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소설이지만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어느 정도 투영된 소설이기도 합니다. 토마스 새비지는 양목장의 맏아들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사망 후 어머니가 부유한 목장 주인과 재혼함으로써 부유한 계층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투영되어 소설 파워 오브 도그가 완성되었지만 사실 제인 캠피온이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못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 작품입니다.
파워 오브 도그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2021년 넷플릭스 최고의 작품이라 호평했고 그만큼 영화는 인물들의 관계에서 오는 섬세한 심리전을 중점으로 높은 몰입감으로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은 이미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피아노에 버금가는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고 20년이 지난 지금 파워 오브 도그를 연출해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명감독의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 줄거리 소개"
대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버뱅크 형제와 일꾼들은 식당 겸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로즈의 숙박집에 머물게 됩니다. 남자다움이 몸에 베여있는 형 필은 음식을 서빙하는 로즈의 아들 피터의 여성스러움을 조롱하고 피터는 크게 상심하며 자리를 떠납니다. 급하게 도망가듯 집을 나간 아들의 모습에 로즈는 식탁의 손님이 자리를 떠난 후 홀로 울었고 그 모습을 본 동생 조지는 로즈를 토닥여주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가까워지는데...
"개의 힘이란 무엇일까"
영화 제목 파워 오브 도그는 성경 구절 시편 22편 20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제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저의 소중한 것을 개들의 힘으로부터 구하소서' 이 한 문장에서 영화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설명됩니다. 강아지가 자신의 영역에 낯선 존재가 칩입하면 그 존재를 위협해 내쫓듯이 이 영화에는 개를 빗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조지와 필은 친형제지만 어릴 때부터 동성애적인 경향을 보였고 이 때문에 필은 조지와 성향이 극과 극임에도 불구하고 조지를 아낍니다.
하지만 조지는 유년기 때에는 동성애적 성향이 있었지만 성년이 되고 난 이후부터는 이성에 관심을 가졌고 숙박집 주인인 로즈에게 끌려 빠른 속도로 결혼을 결심하면서 필은 분노와 배신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의 부작용으로 비난의 화살은 모두 낯선 이방인인 로즈에게 향했습니다. 조지와 로즈가 결혼하고 로즈가 필과 조지의 집의 공간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필은 로즈를 조롱하고 힐난해 그녀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추락시킵니다.
"또 다른 주인공 피터의 본성과 반전"
로즈는 결혼초기에 조지와 행복했지만 조지가 농장사업으로 인해 집을 떠나 있는 일이 잦아지고 필과 부딪히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점점 불행해져 갑니다. 집안일은 하인들이 맡아서 다하기에 자신이 할 일이 많지 않았고 자신이 다른 일을 벌이거나 관여하려 하면 필이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줬기 때문에 로즈는 무기력과 함께 술독에 빠져 살게 됩니다. 로즈와 조지의 결혼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된 피터는 의대를 진학해 방학 시기에 집으로 돌아오지만 어머니의 불행한 모습을 보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결국 피터의 눈에는 어머니를 괴롭게 하는 사람이 낯선 침입자이자 쫓아내야 할 존재로서 인식된 것입니다. 이에 피터는 필의 약점을 찾아다녔고 필이 생전에 유일하게 사랑하고 동경했던 남자 브롱코 헨리와 필의 관계를 조사해 이를 역이용하면서 영화 결말의 반전을 이끌어냅니다.
"봉건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했던 시대"
영화는 1925년 미국 몬태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입니다. 세계적으로 봉건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주의가 싹을 피워 역사의 톱니바퀴가 바뀌어 가고 있을 시기, 유일하게 봉건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필은 봉건주의, 즉 과거의 전통을 신봉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는 인물로 비춰지고 동생 죠지는 자본주의에 물든 미래를 바라보는 인물로 비춰집니다. 필은 몸소 나서 농장의 궂은일을 다해내며 일꾼들의 존경을 받지만 자신이 동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다움을 뽐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순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동생 죠지는 인내심이 많고 사람 간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살려 목장을 기업화 구조로 사업을 넓혀 나갔고 때문에 농장일을 꾸려 나갈 때 형과 동생의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 또한 이 때문입니다. 필은 농장의 작업을 손수 하면서 일꾼들의 귀감을 샀지만 농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업무는 모두 죠지가 도맡아 했기에 죠지의 역할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농장에서 필과 죠지, 형제가 맡은 역할과 미묘한 관계로 인해 영화는 봉건주의를 잠식하고 있는 자본주의를 보여줍니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사람의 어두운 본성을 디테일하게 묘사함으로서 자극적인 사건이나 화려한 액션 없이도 2시간가량의 영화를 가득 채웠습니다. 여기에 필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자신의 배우 커리어상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흠이 없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감상하면서 추론을 하며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만을 단순히 따라가면 영화가 난해할 수 있습니다. 또 관객 저마다의 해석에 따라 수십 가지의 해설이 가능한 작품이기에 여러 번 곱씹으며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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