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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워 미드나잇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1. 15. 23:50

영화 아워 미드나잇은 임정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특별한 사건을 등장시키지 않고 두 청춘 남녀의 대사로만 영화 한 편을 가득 채운 실험작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지훈과 은영이 한강에서 처음 만나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임정은 감독은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보면서 영화의 시나리오를 떠올렸으며 데뷔작인만큼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리얼한 영화로 완성시켰습니다.

 

 

"영화 아워 미드나잇 줄거리 소개"

 

학교 연습실과 옥탑방을 왔다갔다하며 반백수로 생활하는 무명배우 지훈에게 10년 사귄 여자친구 아름이 이별을 통보합니다. 아름과 결별한 뒤에도 지훈은 더욱더 고독하게 무명배우로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 선배가 추천해준 한강 순찰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한강 다리 근처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 알바로 지훈은 양화대교를 순찰하다 어두운 표정으로 한강을 바라보는 은영을 만나고 은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절해 쓰러지는데....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난 두 청춘남녀"

 

대학교에서 지훈과 연기자의 꿈을 꾸던 지인들은 시간이 지나 모두 꿈의 낭만을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지훈을 떠났습니다. 특히 지훈과 함께 연기자가 되기로 한 10년 사귄 여자친구마저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로 취업해 지훈을 부정하며 떠나버려 지훈은 큰 충격과 상심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고독하게 자신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 나갑니다. 

 

 

지훈과 양화대교에서 마주친 은영은 사내 연애를 하다 데이트 폭력을 당했습니다. 이 사실이 회사 내에 알려졌지만 회사 동료들과 상사들은 마치 은영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멀리했고 은영은 이러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새벽의 양화대교에서 한강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은영은 지훈과 마주치면서 기절했지만 은영은 퇴원 후 양화대교에 다시 나와 지훈과 또다시 마주치면서 두 사람은 가족에게도 터놓지 못했던 자신의 아픈 부분을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는 법을 알고 믿을지어다"

 

영화에서 지훈이 연기대사를 반복해서 외우는 장면이 있는데 연극 갈매기의 대사 중 한 구절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많은 부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에서 필요한 건 명성이나 영광이 아니에요. 버틸 수 있는 인내력이죠.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는 법을 알고 믿을지어다'  이 대사는 지훈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겹쳐집니다. 지훈뿐만 아니라 데이트 폭력을 당한 은영이나 취업에 성공한 지훈의 지인들까지 영화는 힘든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 다양한 청춘들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반전 없는 결말에도 가슴을 울리는 적절한 위로"

 

영화는 관객들이 몰입할만한 큰 사건을 벌이지 않고 영화의 후반부에 억지스러운 반전을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을 통한 위로의 감성을 전달합니다. 영화의 소재는 그동안 영화에서 많이 이용되어왔던 가난한 청춘들을 내세우고 있고 영화의 전개는 두 남녀가 서울 밤거리를 걸으며 대화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마치 비포 선라이즈에서 에단호크와 호크 줄리의 호흡처럼 이 영화는 두 배우의 대사만으로 청춘 각자의 무거운 상황과 힘겨움,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대변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때문에 지훈과 은영의 대사들은 공감이 되고 공감은 위로가 되어 어려운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작용합니다. 또 지훈과 은영은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서로 연대의 느낌을 주면서 마무리되는 담백한 결말은 영화의 리얼함과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영화 아워 미드나잇은 은영과 지훈의 담백한 대화만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가 청춘을 이해하는 척하는 오만하고 위선적인 위로가 아닌 청춘들의 힘든 현실적인 부분들을 감독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데에서 나오는 대사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힘들게 현실을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아름다운 위로의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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