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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르만 로맨스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1. 17. 21:09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겸 감독인 조은지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최근 단편 2박 3일을 연출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고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의 각색에 참여해 연출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조은지 감독은 영화 제작사로부터 장르만 로맨스의 원안을 제안받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원안이 본인의 색깔과 맞지 않아 시나리오에 사람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야기를 확대시키고 코미디를 섞어 한 달 동안 시나리오를 각색한 후 지금의 영화의 스토리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줄거리 소개"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은 화제작 이후 7년동안 새로운 신작을 내놓지 못해 슬럼프에 빠져 있었고 불륜으로 전처와 이혼하고 지금의 아내와 재혼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지만 아내는 딸을 출산한 후 딸의 교육을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나버려 때늦은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됩니다. 여전히 신작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엉망으로 생활하던 김현은 대학교에서 자신을 좋아한다며 따라다니는 유진을 만나게 되고 유진은 김현에게 자신의 신작을 보여주는데...

 

 

"세대 간 갖가지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들을 가볍게 풀어내다"

 

영화는 여러가지 인간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문제점들을 재치 있게 풀어냅니다. 김현은 아들 성경의 학교 문제로 전처 미애의 집에 방문했다가 미애와 눈이 맞아 안방에서 오해할만한 장면을 연출하고 이때 성경이 집에 돌아와 이혼한 부모가 침대에 함께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집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성경은 여자 친구와의 결별로 인해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고 미애가 여행으로 집을 비운 며칠 사이 학교에 결석하고 옆집 이웃 누나 정원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옆집에 자주 들르게 됩니다.

 

 

사실 전처 미애는 김현의 친구이자 출판사 대표인 순모와 비밀연애를 진행중이었고 순모와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영화는 이렇게 김현 주변의 불안하고 비밀스러운 인간관계를 나열하고 여기에 김현을 좋아하는 유진까지 등장하면서 영화의 긴장감을 높입니다. 김현은 유진을 멀리하려 하지만 유진이 쓴 글이 김현의 집에 들른 출판사 대표 순모가 발견해 좋은 호평을 받았고 결국 오랜 기간 동안 슬럼프에 빠져 글을 쓰지 못했던 김현은 유진의 집에 합숙하면서 유진의 글을 책에 담길 소설로 다듬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이렇게 영화는 김현과 유진, 미애와 순모, 성경과 정원까지 뻔한 로맨스의 패턴을 따르지 않고 리얼한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어려움들에 대해 좀 더 집중합니다. 

 

 

"타율 높은 개그로 관객의 피로감을 줄이다"

 

조은지 감독은 배우로서 조금은 4차원적이거나 엉뚱하고 눈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 작품의 유머스러운 부분을 책임져왔습니다. 그런 과거의 연기 경험들과 맞물려 연출에서 또한 조은지 감독은 관객들이 어느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릴 거란걸 정확하게 이해하는 듯합니다. 영화 초반에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눈에 띄는 개그 요소가 별로 없었지만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 영화의 유머는 작품의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또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과 같은 배우들의 연기의 합으로 만들어진 장면들은 잘 만들어진 시트콤을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류승룡 배우는 극한직업에 이어 이번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그에게 맞는 장르가 사실은 코미디 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의 중심을 이끌고 갑니다.

 

 

"관계로 인한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고 끝내는 영화의 결말"

 

하지만 이 영화가 매번 웃기지만은 않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가면 불안했던 관계들의 문제점들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김현은 유진과 공동집필한 책을 대중들에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유진의 동성애적 성향이 본의 아니게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유진이 김현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뉴스로 공개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또 미애는 전 남편의 친구이자 출판사 대표인 순모와 비밀 연애하면서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이 관계 또한 김현과 아들 성경에게 들키면서 김현의 가정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성경은 옆집 누나 유진과 썸을 탄다고 착각하다가 결국 낯부끄러운 고백까지 해버리고 당연히 유진의 마음은 처참하게 거절당해 성경은 또 한 번 마음의 상처를 받습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에서 나온 결과들을 동화적인 결말로 억지로 포장하거나 교훈이 담긴 메시지를 담아 굳이 표현하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생긴 자신의 어려움은 자신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담백한 논리로 이 영화의 스토리를 마무리 합니다. 유진은 대중들에게 공개된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굳이 숨기지 않았고 뉴스에 직접 출연해 대중들이 오해하는 자신과 김현과의 관계에 대한 진실을 말하면서 상황을 정리했고 미애 또한 이번 소동을 계기로 순모와의 연애를 남에게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공개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유빈은 마음에 상처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 점차 회복 중이고 김현은 뉴스에 출연 후 자취를 감춘 유진을 찾으러 우주피스 공화국에 도착해 유진과 마주하는 장면으로 사람 냄새나는 엔딩과 함께 영화를 마무리합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타율 높은 유머와 사람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다소 무거운 드라마를 잘 섞어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작품입니다. 타율 높은 코미디와 여운이 남는 메시지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완벽한 타인과 비견될 정도의 작품성과 재미를 보장하고 있고 이 작품이 조은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조은지 감독의 행보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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