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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치 캅시다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0. 31. 14:57

영화 가치 캅시다는 조승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군대 제대 후 뒤늦게 입학한 한국 영상대학 재학 당시 만든 졸업작품입니다. 3학년 때 동명의 단편을 만들어 영화제에 초청되는 좋은 성과를 이뤄낸 조승원 감독은 이야기를 확장시켜 장편으로 완성시켰습니다. 고졸 카투사라는 희소성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세대의 분노의 심리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감독 본인이 고졸 카투사 출신이기에 자전적인 군 생활도 영화에 적극 반영했습니다.

 

 

"영화 가치 캅시다 줄거리 소개"

 

고졸 흙수저지만 카투사에 입대해 어느덧 말년병장이 된 추해진은 헬조선을 탈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군이 되어 미국 국적을 취득하려 합니다. 하지만 소대원 중 누군가가 마음의 편지를 작성해 추해진 병장이 군 물자를 절도했다는 신고를 하게 되고 이에 추해진은 탄원서를 제출해 결백을 주장하지만 미군은 탄원서에 최소 5명의 서명을 받아오라고 지시합니다. 추해진은 미군이 되겠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부대 밖에서 소대원들을 만나 탄원서의 서명을 부탁하는데...

 

 

"흙수저의 유일한 탈출구 미군의 입대"

 

추해진의 아버지는 매번 사업을 벌이지만 계속 사업에 실패하면서 집 안의 경제력을 바닥까지 추락시킵니다. 해진의 어머니는 해진의 형의 사법고시 합격만이 이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장남의 공부 뒷바라지에만 빠져 해진을 챙겨주지 못하고 카투샤에 받은 월급을 빼앗아가기 바쁩니다. 이미 가정은 경제적으로 파탄 나기 직전인 상태에서 해진은 영어를 잘해 카투사에 입대하게 되고 그곳에서 이 답답한 현실을 탈출하기 위해 카투샤 전역 후 미군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쓴 마음의 편지가 장애물로 등장하면서 해진은 탄원서의 서명을 받아내기 위해 소대원들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합니다. 카투사의 병사들은 모두 고위직 혹은 부유층의 자녀들과 명문대 출신들 뿐이었기 때문에 소대원들은 고참임에도 불구하고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해진을 무시하고 멸시합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과 흙수저 간의 간극을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마냥 허구맹랑한 이야기라 치부할 수 없는 리얼함"

 

해진의 후임들은 기득권 계층의 자녀들로 교수의 자녀부터 재벌의 자녀, 국회의원의 자녀 등 다양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해진을 직접적으로 멸시하는 대사를 남발하며 관객들의 분노와 답답함을 유발합니다. 돈이 1억 넘는 말을 취미로 타면서 돈 많은 것도 능력이라는 대사나 후임의 아버지인 교수가 해진의 출신을 대놓고 깔보는 장면은 가끔 벌어지는 정치 뉴스나 경제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이 생각나게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청년들의 계층간 격차를 보여주기 위해 너무 인위적이고 극단적인 상황과 캐릭터를 설정해 단편적인 시선에서 영화를 전개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해진의 후임들은 모두 돈과 명예를 중요시하며 해진을 멸시하는 극단적인 악인으로 등장하고 해진은 무조건 미군이 되는 것에만 집중해 미군이 되기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는 불나방 같은 캐릭터로 묘사되어 현실성이 떨어지는 연출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특히 결말에서 해진이 탄원서의 서명을 받아오지만 더 힘든 장애물이 생기고 이런 인위적인 연출과 극단의 상황들이 최고점을 찍으면서 영화는 몰입감을 떨어뜨립니다.

 

 

"청년 세대들의 분노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잘 파악한 작품"

 

영화 가치 캅시다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현 청년 세대들이 어디에서 절망하고 분노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표현한 작품입니다. 현직 국회의원의 아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퇴직금을 받고 대통령의 측근의 자녀가 거대 스펙을 조작해 대학에 진학하는 최근의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느끼는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을 이 영화에서도 비슷하게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현실에서 느끼는 분노와 답답함을 영화에서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정치색이 느껴지는 대사나 장면들은 보는 이에 따라 다소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인물과 사건들을 전개하는 과정이 굉장히 극단적이고 인위적이기에 영화의 완성도 자체는 미숙함이 많은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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