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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휴가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0. 28. 19:33

영화 휴가는 독립단편영화에서 배우와 연출로 많은 경력을 쌓아 온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이 영화는 이란희 감독의 단편 천막을 장편으로 확장시킨 작품으로 영화 천막은 실제 기타 제조사 콜트콜랙 해고 노동자들이 직접 출연해 호평을 이끌어 냈습니다. 단편 천막이 5년간 천막농성을 한 해고노동자들이 겪는 직접적인 이야기였다면 영화 휴가는 주인공 재복이 정리해고에 대한 장기적인 투쟁을 내려놓고 10일 동안 휴가를 얻어 집에 내려가 겪는 에피소드입니다. 이란희 감독은 진부한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아내지 않기 위해,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단편 천막의 단순 복습이 아닌 다른 시도의 연출로 영화를 그려냈습니다.

 

 

"영화 휴가 줄거리 소개"

 

가구 공장에서 정리해고 당한 뒤 5년째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재복과 동료들은 법원이 가구 농장의 편을 들어주자 망연자실해합니다. 재복과 동료들은 서로 말싸움하다 각자 10일 동안의 휴가기간을 가지기로 하고 재복은 짐을 싸들고 두 딸들이 있는 집으로 내려갑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집에 도착한 재복은 엉망이 되어있는 집과 아빠에게 냉담한 딸들을 대면하게 되고 수시에 붙어 대학 입학 예치금이 필요하다는 장녀 현희의 말에 집에 오자마자 돈을 구하러 나서는데...

 

 

"그저 묵묵히 써내려가는 해고노동자의 휴가 일지"

 

영화는 해고노동자의 투쟁과 권리에 대해서 조명하지 않습니다. 재복은 딸 현희의 대학 예치금을 구하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 돈을 빌리려 하고 결과적으로 돈을 빌리지 못했지만 친구 우진의 나무 공방에 일주일간 단기 알바를 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묵묵히 전개할 뿐입니다. 또 나무 공방에서 만난 청년 노동자 준영을 바라보는 재복의 시선을 통해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의 가치가 담겨 있는 압축적인 대사와 장면들이 열거됩니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준영과 재복은 재복이 점점 나무 공방의 일을 익혀가면서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준영이 목재를 나르다 다리를 다치는 일이 발생하자 영화는 점차 재복의 일상 속에 말하고자 했던 바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준영은 회사에 산재를 신청하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병원까지 태워준 상사 우진의 배려에 고마워합니다. 그런 준영을 보고 재복은 산재신청을 해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준영은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도리어 재복의 말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재복은 친구이자 나무 공방의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우진에게 따지지만 오히려 핀잔만 듣습니다. 법대로 다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우진의 논리에 재복은 남일 같지 않아 맥이 빠집니다. 그리고 준영이 고아라는 걸 알게 된 재복은 마지막으로 준영의 집에 찾아가 산재신청서를 주고  준영의 낡은 집의 고장 난 보일러를 수리해 놓으면서 홀연히 떠납니다. 결국 5년간을 회사의 부조리함에 맞서 투쟁해 온 재복의 시선에서 준영의 산재를 처리할 수 없다는 회사의 논리는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 노동자들을 속여 이용하려는 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재복은 두고 볼 수 없어 준영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준 것입니다.

 

 

"아버지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투쟁에 나선 재복의 입장"

 

재복은 일주일간 번 돈으로 현희의 대학 예치금과 막내딸 현빈이 갖고 싶어 하던 롱 패딩을 사다 줍니다. 조금은 냉랭하던 집안 분위기에서 온기가 느껴진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현희는 대학 입학으로 인해 청주에 내려가야 한다고 말하고 중2밖에 안된 현빈을 돌보기 위해 재복이 천막농성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재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 말하면서 딸과 아버지의 거리감은 다시 멀어지고 다음 날 재복은 딸의 반찬을 준비하는 한편 서울의 동료들에게 가져다 줄 밥과 반찬을 준비해 서울로 올라가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관객들은 보는 이에 따라서 재복의 마지막 선택을 원망하거나 답답하게 생각할 수 있고 또 다른 관객들은 재복의 선택에 공감하고 응원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어느 한 편에 서지 않고 카메라로 재복의 뒷모습을 따라갈 뿐이어서 영화 결말에서 재복의 선택은 해석과 생각이 각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영화 휴가는 재복의 10일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벌어지는 일상을 담아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부당한 일을 담아내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울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미숙한 청년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와 이를 바라보는 재복의 시선이 맞아떨어져 저소득 노동자들의 지켜지지 않는 법적인 인권을 리얼하게 그려냈으며 영화 마지막에는 담담하게 투쟁을 계속하는 재복의 모습이 맞물리면서 그가 왜 투쟁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설득을 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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