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영화로 이창동 감독은 영화 버닝이 칸 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연출한 여섯 작품들 중 다섯 작품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 최초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을 연출하기 전 갈수록 커져만가는 사람들의 분노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 했고 이때 일본 NHK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창동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이창동 감독은 버닝의 영화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단편 헛간을 태우다의 이야기에 모티브만 따오고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한국 사람들의 분노에 관련된 이야기를 고심하던 중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젊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로 타겟을 정하면서 영화 버닝의 각본이 완성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세상은 이해되지 않는 미스터리와 같을 것이라 말한 이창동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주인공 종수의 시각으로 온통 미스터리 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분노에 대한 비극으로 향하는 과정 그 자체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영화 버닝 줄거리 소개"
물류배달 알바를 하고 있는 종수는 배달 중 고향 친구 해미를 우연히 만납니다. 해미와 종수는 반가운 마음에 저녁 술자리를 가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해미는 종수에게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집에 기르는 고양이에게 밥 좀 주면서 돌봐달라고 부탁합니다. 다음 날 종수는 해미와 함께 해미의 집에 도착했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고 해미는 고양이가 낯선 사람을 두려워해 고양이가 숨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날 종수와 해미는 관계를 가지게 되고 다음 날 해미는 아프리카로 떠납니다. 몇 일뒤 한국으로 돌아온 해미는 종수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와 달라는 부탁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낡은 트럭을 몰고 온 종수는 공항에서 해미 옆에 벤이라는 낯선 남자가 함께 있는 걸 보고 당황하는데...
"수수께끼의 남자 벤"
우연히 아프리카 공항에서 만나 해미와 친해진 벤은 수수께끼의 남자입니다. 이후 종수는 해미와 벤과 자주 모여 사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벤에 대해 점차 알게 되지만 그럴수록 종수에게 벤은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남자로 비칩니다. 확실한 건 벤이 특별한 직업 없이도 포르쉐를 몰고 다니고 고급 빌라에 살고 있을 만큼 부유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과 해미와의 관계에서 종수 본인이 자꾸만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극복할 수 없는 부의 차이가 종수 안에서 분노의 씨앗으로 조금씩 타오르게 됩니다.
벤은 자신을 마치 신격화하는 인물과 비슷합니다. 요리를 하는 것을 자신에게 바치는 재물이라 표현하고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것을 취미라 밝히면서 쓸모 없어지고 태워지길 기다리는 비닐하우스를 자신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비가 오고 그 물 속에 떠내려가는 것을 비유하며 물이 떠내려 가는 존재의 판단을 비가 하지 않듯이 자신의 눈에 비춰지는 쓸모없는 비밀하우스를 태우는 것은 진리와도 같다고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지 않아도 부유한 삶을 영유할 수 있는 개츠비와도 같은 캐릭터인 벤은 그러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 존재만으로 종수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줍니다.
"태워져 없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해미"
해미는 종수에게 아프리카에서 전해 내려오는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를 설명합니다. 리틀 헝거는 항상 배고픔에 허덕이는 사람을 뜻하고 그레이트 헝거는 배고픔을 넘어 자신의 삶의 존재 의미를 찾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영화에서 해미는 그레이트 헝거가 되고자 했지만 실패한 인물로 비춰집니다. 해미는 알바를 전전하며 모은 돈으로 여행을 떠나며 가진 돈을 탕진했고 카드빚도 상당해 항상 돈 문제를 걱정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해미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렸고 해미는 결국 종수에게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말할 만큼 해미에게 이 세상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해미가 없어지고 벤을 감시하면서 커져만 가는 분노"
종수와 해미는 약간의 말다툼을 하고 헤어지고 난 뒤 연락이 뜸했고 그 때 어느 날 갑자기 해미에게 전화가 걸려오지만 별말 없이 전화는 끊어지면서 그 이후 해미는 행방불명됩니다. 종수는 해미의 실종 원인이 벤에게 있다고 의심했고 해미에게 선물해준 손목시계가 벤의 집에서 발견되고 벤이 집에 고양이를 갑자기 키우는 것을 보고 그 고양이가 해미의 고양이라 예측한 종수는 벤이 해미를 살해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벤을 시골 한적한 비닐하우스로 꾀어내어 나이프로 살해한 뒤 비닐하우스와 벤을 불에 태워 자신은 현장을 떠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청년들의 분노가 향하는 것은 어디인가"
종수는 벤을 해미의 살인범으로 확정하고 벤을 살해하지만 벤이 해미를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영화에서 발견되지 않습니다. 종수는 자신과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벤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몇 번의 만남에서 생겨난 작은 의심이 자꾸 겹겹이 쌓이면서, 해미를 잃어버린 상실에 대한 분노를 벤에게 풀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분노는 비단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으로도 목격되면서 비극적인 사건을 양산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소외됨을 느끼고 소속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불합리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서 생기는 의심과 오해가 분노를 만들어내고 그 분노가 곧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사회는 불행을 양산하게 됩니다.
영화 버닝은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과 슬픔, 외로움, 분노를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작품이 아닙니다. 영화는 그들의 입장에 들어가 세상이 어떻게 비치는지에 대해 그저 담백하게 표현해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미의 고양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벤이 해미를 실제로 살해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 한 요소들을 해석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지점이 아니며 그저 종수의 분노가 생겨나는 지점과 폭발하는 과정을 통해 청년들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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