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엔드는 이동진의 라이브 톡으로 같이 감상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관객이 이해하기에 굉장히 난해할 수 있는 영화이므로 이번 라이브 톡을 통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미카엘 하네케가 이미 자신의 영화에 대해 일정한 틀을 정해놓지 않고 영화를 통해 관객이 느낀 모든 것이 정답이라고 얘기한만큼 영화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며 어떻게 영화를 받아들일까에 대한 의문 또한 완전히 관객의 몫으로 정해놓은 흔치 않은 영화입니다.
일단 이 영화의 자세한 후기를 남기기에 앞서서 이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영화 해피엔드는 굉장히 불친절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영화 장면에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어떠한 설명이나 단서도 남기지 않습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은 모두 추측해서 영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어쩌면 이 영화를 보시고 영화의 난해함에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기억을 더듬어 조금씩 퍼즐을 맞춰가면 또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관객들에게 펼쳐지는 그런 신기한 영화입니다.

"상류층의 그들만의 비뚫어진 가족이야기"
영화 해피엔드는 프랑스 칼레 지역의 부자집안인 로랑가문의 가족이야기입니다. 가족 구성원은 가장 큰 어른인 할아버지와 그의 아들과 딸, 마지막으로 손자와 손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3세대로 이루어진 상류층 집안으로 영화는 이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룹니다. 특히 이 가족에서 새 일원이 된 손녀 에브 로랑의 비중이 상당히 큰 데 에브 로랑의 어머니는 아버지 토마스 로랑의 전처로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후에 아버지에게 거둬집니다.
영화는 로랑가문의 새가족이 된 에브 로랑의 시선으로 이 가족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에브 로랑 자신도 포함해서 입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마다 특유의 일탈이나 쾌락, 자해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그 원인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애정을 받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로랑가문의 부모들은 겉으로는 자식을 위하는 척하지만 진심으로 자식을 믿지 못하고 이용하는 행위를 일삼는 애정과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 부모도 본인이 어렸을 때 똑같이 부모의 애정을 모르고 길러졌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상류층이 자신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이미 영화 기생충에서도 중점으로 다룬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간간히 로랑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의 회사나 집안에서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태도로 대우하는지 보여줍니다. 영화 기생충과 비슷하지만 다른점은 영화 기생충은 거의 모든 장면이 모두 이 문제에 관해서 이어져 있는 영화라면 영화 해피엔드는 숏컷 장면들로 문제의 장면들이 드문드문 나온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로랑 가문의 사람들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객관화 될 수 있습니다. 화면에 집중하지 않으면,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하지 않으면 친절함 뒤에 숨어있는 로랑 가문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선과 악, 갑과 을의 대립색깔을 미리 칠해놓지 않은 그야말로 관객의 판단에 맡기는 영화이므로 관객의 성향에 따라 로랑 가문의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볼 수도 있고, 친절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고 갑질하는 악마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사실 영화에 대한 후기를 적었지만 저정도의 이해도도 이동진의 라이브톡의 도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에 대한 메시지는 존중하지만 이런 불친절한 영화의 표현이 얼마만큼의 관객에게 와닿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시시티비 라이브를 보는 느낌이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사도 없고 효과도 없는 그 화면 안에서 관객들은 영화의 답답함에 손가락질해도 타탕한 반응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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