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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행 후기(줄거리, 결말, 조성빈 감독)

freemaden 2020. 3. 21. 04:28

영화 비행은 조성빈 감독의 연출작으로 4, 5년 전 조성빈 감독의 학교 졸업 작품입니다. 첫 장편 영화의 편집본 영상을 확인한 조성빈 감독은 영화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영화가 전주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cgv 아트하우스 배급 지원상까지 받게 되면서 어쩌면 대학교 졸업작품이 바로 영화관에 개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가 우울하고 어둡다는 이유로 배급사와 제작사의 지원이 따르지 않았고 결국 2년동안 영화 비행의 개봉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년 후에 이 영화가 개봉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드디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영화 비행 줄거리 소개"

 

탈북에 성공한 근수는 탈북민이 거주하는 소형 아파트에 머무르며 지원 생활금을 받기위해 미용학원에 다니지만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국집 배달원 지혁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면서 지혁에게 말도 안 되는 합의금을 뜯기게 됩니다. 돈이 필요했던 근수는 같은 미용학원에 다니는 형의 소개로 탈북민 출신의 사업가를 소개받지만 그 사업가는 마약을 거래하는 건달이었습니다. 결국 근수는 소개받은 건달 밑에서 마약 운반책으로 일하지만 짜장면 배달하러 온 지혁에게 마약을 들키게 되고 지혁은 근수에게 마약을 직접 판매하고 판매한 돈을 둘이서 나눠갖기를 권하는데...

 

 

"비행의 이중적 의미"

 

영화 비행의 의미는 날아오른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의 인생이 잘 풀리는 정의로도 쓰이지만 젊은 청춘들의 잘못된 행위를 뜻하기도 합니다. 탈북민 근수는 탈북해서 타국에 있는 형을 남한에 데려와 함께 잘 살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하지만 근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큰돈이 필요했고 기술도 연고도 없는 탈북자 근수에게 주어진 일은 마약 운반책이었습니다. 

 

 

중국집 배달원 지혁의 꿈은 남한을 벗어나 호주로 이민가는 것입니다. 전과가 있는 지혁에게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고 그래서 지혁은 호주로 가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사업을 하며 성공하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이민을 하는 것만 해도 많은 돈이 필요한 만큼 그 꿈은 불가능한 허공의 구름처럼 느껴졌고 그때 지혁의 눈에 띈 것이 근수가 운반하던 대량의 마약입니다.

 

 

결국 사회에서 소외된 두 청년은 자신의 불가능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해서는 안될 범죄에 불나방처럼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지혁과 근수는 힘을 합쳐 마약을 훔쳐 달아났고 음지의 곳에서 마약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자신들을 죽이러 쫓아오는 탈북민 출신의 사업가 영기의 추격에도 신경써야 했습니다.

 

 

"영화 비행의 가장 큰 장점은 리얼한 청춘 느와르"

 

영화 비행의 가장 큰 장점은 리얼한 누아르 장면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있을법한 지혁과 근수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지혁과 근수가 마약을 훔쳐 달아나고 또 판매하는 수법들은 다른 어떤 범죄영화보다 강력한 리얼함이 담겨 있습니다. 조성빈 감독은 실제로 인터넷에 마약을 판매하는 법을 조사했을 정도로 영화에 필요한 많은 자료들을 수집했고 배우들 또한 실제 탈북민들을 만나서 얘기하거나 중국집 배달 일을 체험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장면 또한 이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요소입니다. 지혁과 근수는 마약 때문에 계속해서 추격당하고 아슬아슬한 위험 속에서 달아나는 데 성공합니다. 모텔의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어두운 산 동네에서 펼쳐지는 추격 장면들은 다른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 높은 리얼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비행은 소외된 사람들의 연민과 공감을 얻는 데는 실패합니다. 지혁과 근수, 전과자와 탈북민이 결국 범죄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이 설득력을 주기보단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로 느껴졌고 그래서 스토리와 캐릭터에 공감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영화 비행의 결말은 지혁과 근수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땅에 추락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지혁은 마약을 판매한 돈으로 호주로 이민 가고 싶었지만 전과자는 다른 나라로 이민 가는 것조차 불가능했고 돈과 마약을 믿었던 근수에게 도둑맞으며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근수 또한 지혁 몰래 마약을 훔쳐 달아나지만 마약 거래 장소에서 트러블이 생기며 허무한 결말을 맞습니다.

 

리얼한 누아르를 선보인 점에서 영화 비행은 몰입감과 긴장감을 높여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공감력이 떨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긴박감 넘쳤던 연출에 비해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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