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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린 의뢰인 후기(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건의 전말)

freemaden 2020. 3. 7. 02:59

영화 어린 의뢰인은 아동 학대를 소재로 다룬 영화로 2013년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칠곡 계모 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이 끔찍한 비극을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 장규성 감독은 실제 이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를 만나 사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고 유가족에게도 동의를 구해 이 영화로 인해 제2의 칠곡 아동 학대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연출했습니다.

 

"영화 어린 의뢰인 줄거리 소개"

 

변호사 취업을 준비 중인 정엽은 매번 면접에서 탈락하고 친누나 집에서 얹혀살고 있습니다. 누나의 재촉에 정엽은 아쉬운대로 아동복지관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동학대를 신고하러 온 다빈과 민준을 만납니다. 정엽은 아동학대를 조사하기 위해 다빈의 계모를 만나보지만 특별한 이상점이 보이지 않자 주의만 주고 다빈과 민준을 계모에게 돌려보냅니다.

 

이후에 계모의 학대는 계속되었고 아이들은 경찰에 학대신고를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게 되자 정엽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합니다. 정엽은 아동복지관에 자신을 자꾸 찾아오는 아이들이 귀찮았지만 아이들이 가여워 밥을 사주고 동물원에도 같이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결국 정엽은 대형 로펌에 취직하게 되고 서울로 올라가게 되면서 다빈과 민준은 희망의 끈이었던 정엽마저 볼 수 없게 됩니다. 계모의 학대는 더욱 심해만 갔고 결국 다빈의 동생인 민준이 사망하게 되고 경찰은 사망원인을 조사하지만 다빈은 자신이 동생을 살해했다고 자백하는데...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건의 전말"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건은 2013년 계모가 두 딸을 학대한 사건으로 그중 동생은 계모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사망했습니다. 처음에는 구미에서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병원에 입원시켰고 후속조치로 구미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아동학대를 최초로 신고합니다. 곧바로 구미아동보호기관에서 계모의 집에 찾아가 조사를 시작했지만 몇 차례 조사 후 구미아동보호 전문기관은 계모에게 학대혐의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짓습니다.

 

 

계모와 친부 그리고 두 딸은 곧바로 칠곡으로 이사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딸 중 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경찰은 곧바로 계모의 조사에 착수했고 계모가 딸을 폭행으로 살해한 사실과 그 언니까지 학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분을 샀었던 사건입니다.

 

"연출 의도는 좋지만 연출 그 자체는 아쉬움"

 

영화 어린 의뢰인은 아동학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작품입니다. 메시지 그 자체만으로 울림을 선사하지만 이 영화가 아동학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자극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노력보다는 관객들의 분노만을 유도하는 연출에 그칩니다. 또한 영화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수없이 지적하지만 사회문제를 드러내는 방법이 굉장히 진부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그러한 사회 시스템의 허점들이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배우 이동휘의 장기인 유머가 이 작품에서는 무리수"

 

배우 이동휘는 이전 작품들에서 굉장히 가볍고 코믹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습니다. 이 영화의 초중반에서도 이동휘의 장기인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영화 후반에 이르러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영화 초반에 정엽은 취업의 성공만을 쫓으며 살았고 도움을 청하러 온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지만 자꾸만 자신에게 의지하려는 아이들을 귀찮아할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 유머를 투척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동생이 계모로부터 죽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자 정엽은 다빈이를 계모로부터 지키기 위해 갑자기 로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빈이를 도우려 합니다. 다빈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방법을 다 해보는 정엽이 감동을 유발하기보다는 영화 초반과 후반의 정엽의 캐릭터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 부자연스러움이 영화의 감동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어린 의뢰인은 실제 사건인 칠곡 아동학대사건을 영화로 잘 옮겨왔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자극적인 연출과 인위적인 정엽의 캐릭터는 아쉽지만 계모를 연기한 배우 유선의 연기는 이 영화의 취지와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데 충분할 정도였고 학대당하는 아동 역할을 맡은 아역 배우 최명빈의 열연도 사람들의 감정을 울리는데 성공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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