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은 나홍진 감독의 3번째 장편영화로 제69회 칸 영화제 초정작입니다. 나홍진 감독은 전작인 황해의 좋은 평가와 상관없이 흥행의 실패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2년 반 동안의 시나리오 작업과 또 2년 반 동안의 촬영과 후반 작업으로 대한민국의 유일무이 하다고 할 수 있는 호러 영화 곡성을 완성했습니다.
영화 곡성은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촬영 로케이션 장소에 대해서 각별히 신경썻으며 곡성을 비롯한 함양, 철원, 순천, 장성, 해남 등을 돌며 영화의 괴기스러운 분위기와 어울리는 적절한 장소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에서 단연 으뜸이지만 이를 뒷받침 해주는 리얼한 영화 속 장소들은 영화 곡성의 생생함을 더해줍니다.
"영화 곡성 줄거리 소개"
곡성의 마을에서 이유없는 살인사건들이 자꾸만 발생하게 되고 경찰은 범인들이 피해자의 가까운 가족임을 감안하고 범인들의 몸 상태를 조사해서 독버섯을 잘못 먹어서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라고 사건을 결론짓습니다. 하지만 일부 동네 사람들은 이 동네의 유일한 외지인인 일본인이 오고서부터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졌다고 수군대기 시작했고 경찰 종구는 처음에는 남의 일처럼 듣고 넘겨 버렸지만 자신의 딸인 효진이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자 일본인을 직접 찾아가 협박합니다.
하지만 딸 효진이의 증상은 점점 심각해져갔고 급기야 실력이 좋은 무당인 일광을 불러 조언을 구합니다. 일광은 일본인이 이 모든 사건들의 원인이며 일본인은 사람이 아닌 귀신이라고 종구에게 알려줍니다. 일광은 일본인에게 살을 날리는 굿을 진행하지만 딸 효진이의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종구는 일광이 진행하는 굿을 중단시켜버리는데....
"믿음과 의심 사이"
영화 곡성은 난해한 작품으로 보기에 따라 여러 해설이 존재할 수 있을 만큼 저는 개인적으로 관객의 시선에 따라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의 말을 빌리지면 이 영화는 쿠니무라 준이 연기한 외지인이 악마이든 천우희가 천사이든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주인공이자 이 영화의 피해자인 종구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종구는 곡성의 경찰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마을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사건들로부터 가족들을 지키려 애를 씁니다. 그 과정에서 불가사의한 존재들은 종구를 뒤흔들고 종구는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은 이 사건들의 모든 원흉이라 하는 일본인을 죽이기 위해서 일광을 불러 굿도 벌이고 지인들과 함께 일본인을 찾아가 실제로 살해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종구의 노력들이 딸 효진이를 마귀로부터 해방시키지 못했고 영화의 마지막까지 천우희가 연기한 무명의 애매모호한 말에 종구는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결국 발버둥치며 이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은 미끼에 걸려서 낚싯대에 걸려버린 물고기가 바둥거리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물고기는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모르며 벗어나려고 온 힘을 다해 보지만 이미 낚싯대에 걸린 물고기는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마치 이런 모습이 종구와 겹쳐지고 종구의 모습이 우리들의 일상과 겹쳐지면서 이 영화는 인간으로서의 무력감과 그 무지에서 오는 공포를 제대로 전달합니다.
"악마인가 천사인가"
일본인이 천사인지 악마인지 나홍진 감독은 이 부분을 관객들이 혼동할 수 있게 일부러 편집을 복합적으로 뒤섞어 놨습니다. 물론 영화의 결말과 지금까지 나온 다양한 평론가들의 해석으로 볼 때 일본인은 악마로 볼 수 있겠지만 나홍진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의 중후반까지 관객들이 그 부분을 쉽게 결정하기 않기를 바랐습니다. 관객들은 종구와 마찬가지의 입장으로 일본인과 무명, 그리고 일광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심을 하고 그로 인해 이 영화에 좀 더 몰입하기를 바랐습니다. 때문에 일본인과 일광이 같은 편인지 아닌지 무명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
영화 곡성에는 다양한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합니다. 천우희를 비롯해서 황정민, 곽도원, 아역배우 김환희까지 이 영화에서 어색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는 단 한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인공 종구를 연기한 곽도원의 처절하게 애쓰는 아버지로서의 연기와 딸 효진을 연기한 김환희의 미친 연기가 인상 깊었고 황정민이 굿 연기는 강한 인상을 넘어 경이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무속신앙의 어두운 부분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상당히 괴이한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감독이 일부러 관객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편집으로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전달하는 상황극과 그 상황에 맞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방출되는 긴장감과 공포는 한국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홍진 감독의 여러 영화 중에서도 영화 곡성은 꼭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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