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 디어는 칸 영화제가 좋아하는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세 번째 영화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연출한 작품마다 기이한 설정으로 인해 인간군상의 민낯을 리얼하게 표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킬링 디어 또한 마찬가지로 그리스의 희곡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의 이야기를 본떠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완성했으며 이전 작품의 더 랍스터가 사랑하는 연인의 민낯을 그대로 표현했다면 이번 영화 킬링 디어에서는 절대적인 운명 앞에서 드러나는 한 가족의 이기적인 민낯을 그대로 영화에 담아냈습니다.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이야기"
트로이로 전쟁 원정을 떠난 왕 아가멤논은 그리스 신인 아르테미스의 사슴을 실수로 죽입니다. 이에 분노한 아르테미스는 아가멤논의 병사들의 발을 묶어 전쟁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 아가멤논은 자신의 딸을 재물로 바쳐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잠재우려 합니다. 아르테미스는 아가멤논의 딸을 자신이 아끼던 사슴으로 바꿔버리는 것으로 이 신화의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 킬링 디어 줄거리 소개"
외과의사 스티븐은 마틴의 아버지의 심장 수술을 진행했지만 수술 전 술을 마시고 수술을 집도하고 결국 마틴의 아버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합니다. 스티븐은 아버지를 잃은 마틴에게 도의적으로 신경 쓰며 챙겨주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마틴과의 관계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마틴을 점점 멀리합니다.
마틴은 스티븐의 가족들이 모두 의문의 질병으로 죽을거라고 말하며 이를 막으려면 가족 중 한 명을 스티븐 스스로가 죽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티븐은 처음에 마틴의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막내아들이 걸을 수 없게 되고 먹지도 못하는 병에 걸리게 되고 뒤이어 딸까지 같은 증상에 시달리자 마틴의 집을 찾아가는데...
"등가교환의 법칙과 부조리극"
스티븐은 외과의사로서 성공한 지위와 안정적인 부를 이루었고 아내인 안나를 비롯한 딸과 아들 모두가 자신을 가족의 가장으로서 믿고 떠받들고 있었습니다. 스티븐은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으로 자신 주변의 모든 것을 통제하면서 그 모든 권위를 누리면서 살아가지만 자신이 실수로 살해한 환자의 아들 마틴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권위와 권능은 모두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마틴은 불가사의한 절대자와 같은 존재로 스티븐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으니 자신의 아버지가 돼 달라고 요구하고 스티븐이 이를 거절하자 자신의 권능으로 저주를 걸기 시작합니다. 결국 스티븐의 가족들에게 알 수 없는 병이 생기고 스티븐은 자신의 손으로 가족들 중 한 명을 죽여야 하는 선택을 해야만 하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자신의 가족 중 한 명을 스티븐에게 잃었으니 스티븐의 가족 중 한 명을 잃는 것이 정의에 가깝다는 마틴의 말은 스티븐의 가족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말입니다.
"서서히 드러나는 가족들의 숨겨진 민낯"
마틴의 사형선고로 인해 아들과 딸이 못 걷게 되고 서서히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남편을 지지하던 안나는 남편 스티븐을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딸 킴은 아버지보다 마틴의 추종자가 되어 마틴을 아버지보다 더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스티븐이 자신들 중 한 명을 죽여야만 반드시 저주가 풀린다는 걸 알게 되면서 안나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다시 스티븐에게 잘 보이려 애씁니다.
"영화 킬링디어의 결말"
결국 스티븐은 신화 속 저주받은 왕 아가멤논과 같이 자신의 가족들 중 한 명을 제물로 선택합니다. 스티븐이 희생자를 선택한 방법과 이 방법을 실행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의 긴장감이 가장 최고조로 달한 부분으로 스티븐은 가족들을 모두 의자에 결박한 다음 눈을 가리고 자신도 눈을 가린 체 제자리를 돌면서 라이프 총의 방아쇠를 당겨 누군가가 총에 맞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결국 신화의 스토리처럼 킬링 디어란 신성한 사슴의 죽음, 재물의 죽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영화 킬링 디어는 감상하기에따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고 영화의 호불호도 상당히 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말도 안 되는 설정의 스토리로 캐릭터의 상황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긴장감을 만들고 그 장면으로 인하여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는 점입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인간의 모습과 관계를 인위적으로 따듯하게 포장하지 않고 냉철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어쩌면 관객이 외면하고 싶은 은밀한 부분들까지 후벼파기 때문에 감상 후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 킬링 디어 또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만의 특유의 연출이 그대로 담겨있으며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두기 때문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이전 작품을 좋게 보신 관객분들이라면 이 영화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의 영화가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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