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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젯 후기(허율과 김시아 아역들의 공포영화)

freemaden 2020. 2. 11. 23:59

영화 클로젯은 김광빈 감독의 장편데뷔작으로 옷장이라는 생활밀접형 공포소재를 이용한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입니다. 하정우와 김남길의 생소한 조합과 출연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아역배우 허율과 김시아의 활약이 더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김광빈 감독이 두 아역 배우를 캐스팅 한 의도에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는 부분이 허율은 드라마 마더에서 400:1의 경쟁율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김시아 배우 또한 영화 미쓰백의 오디션에서 600:1의 경쟁율을 이겨내고 주연 역할을 백프로 해냄으로서 다양한 영화제에서 아역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김시아와 허율, 이 두 아역배우의 연기경력을 통해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두 아역배우가 아동학대란 소재의 작품을 통해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김광빈 감독은 이 두 아역 배우가 가장 잘하고 어울리는 이미지와 연기를 영화 클로젯에 적절히 접목시켜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려 합니다.

 

 

"영화 클로젯 줄거리 소개"

 

상원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 충격으로 사이가 서먹해진 딸 이나를 위해서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하지만 이나는 좀처럼 아빠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상원은 건설디자인 업무까지 겹치게 되면서 딸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어느 날 집에서 일 업무에 열중하던 상원은 이나의 비명소리를 듣게 되고 이나의 방문을 두드리지만 이나는 밝은 표정으로 아무일 없다고 대답합니다.

 

 

다음 날 완전히 딴 사람이 된 듯한 딸의 모습에 상원은 어리둥절해하고 조금은 밝아진 이나의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 날 밤 악몽을 꾼 상원은 아침에 일어나 딸 이나를 찾지만 이나는 집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결국 상원은 실종신고를 하게 되는데...

 

 

"창의성 제로의 작품"

 

영화 클로젯은 공포 영화의 여러가지 연출장치들을 가져와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감상하신 관객분들에게 이 영화는 식상하고 진부한 작품으로 느껴질 확률이 높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이 전반적으로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적 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마치 상업적으로 성공한 공포영화의 좋은 점들을 모두 섞어서 그대로 펼쳐놓은 듯한 느낌이어서 충격적이거나 신선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공포와 개그의 불안전한 공존"

 

배우 하정우는 여러 작품에서 진지한 연기 뿐만 아니라 유머에서도 관객들에게 타점 높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하정우의 개그나 김남길의 개그는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개그의 타이밍을 못 살린 것도 영화의 개그가 전혀 안 먹히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어둡고 공포스런 분위기의 영화에서 개그라는 요소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합니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가 성공적"

 

하정우와 김남길의 케미와 활약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반면에 이 영화의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특히 허율 배우의 연기도 좋았지만 김시아의 악역연기가 인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김시아는 벽장 안에 있는 악귀 역을 맡았고 또 이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밀접한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의외의 캐릭터로 악귀로 등장하지만 악귀가 된 사연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김광빈 감독은 영화 미쓰백과 드라마 마더와 공통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종점을 갈수록 공포영화로서 악귀의 존재감을 돋보이는 방식을 취하기보다 악귀를 통해 감추어진 스토리를 추가해 아동학대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어색한 아버지 하정우, 의외로 어울렸던 퇴마사 김남길"

 

아버지 역을 맡은 하정우의 연기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배역이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굉장히 어색한 캐릭터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딸이 실종되고 딸을 찾는 과정과 마음을 고쳐먹고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의 감동이 배로 다가오지는 않았으며 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다룬 영화에서 부성애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영화의 이야기 전개가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김남길이 연기한 경훈이라는 퇴마사 역할의 배역은 처음 등장과 이 영화에서 경훈이 맡은 역할이 한정적이지만 오히려 모든 사건들을 해결하는 특수한 인물로 나오지 않아서 더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경훈은 상원에게 죽은 자의 세상을 연결시키는 매개체의 역할만을 할 뿐이며 자신이 악령을 없애거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의 오락적인 부분은 최대한 절제한 활약으로 나와 아버지인 상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오락적인 요소보다 영화의 메시지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영화 클로젯은 장단점이 극명한 작품으로 이 영화를 한국형 공포영화로 기대하고 감상하신다면 적지 않은 실망을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곡성과 같은 제대로 된 미스터리 영화도 아니기 때문에 장르적인 영화로 이 영화를 평가한다면 이 영화에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전달 방식에는 긍정적이며 아역들의 활약을 내세워 몰입감을 유지시키는 부분은 킬링타임용 영화로서 나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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