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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후기(셀린 시아마 감독 거장의 탄생)

freemaden 2020. 1. 20. 16:49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입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연출작으로 셀린 시아마 감독은 프랑스에서 50대 50 무브먼트 운동을 진행 중이고 이전 작품에서도 성 정체성에 관한 작품을 연출한 경력이 있습니다. 50대 50 무브먼트 운동이란 프랑스의 tv와 영화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남녀 비율을 절반 대 절반으로 맞추고자 하는 활동입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경력만 보더라도 이 여성의 가치관과 신념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으며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또한 그러한 신념의 한 부분에서 창작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퀴어상을 수상했으며 이러한 상보다 더 값진 것은 대중들에게 셀린 시아마 감독의 연출력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다른 로맨스 퀴어영화와 전혀 다른 신선함을 보여주고 있고 그 어떤 로맨스 영화보다 강력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실제로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 어떠한 것인지 생생하게 체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며 또 이 사랑 영화를 통해 외로움을 덜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줄거리 소개"

 

18세기 여성화가인 마리안느는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고 한 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마리안느가 그려야 될 사람은 귀족의 자녀인 엘로이즈로 엘로이즈는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될 운명으로 마리안느는 결혼식 초상화를 의뢰받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엘로이즈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며 결혼식 초상화의 모델이 되는 것도 거부했기 때문에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에게 친구처럼 서서히 접근해 엘로이즈의 생김새를 외워 몰래 초상화를 작업해 나갑니다.

 

 

하지만 엘로이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점점 싹트게 되고 결국 마리안느는 엘로이즈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면서 초상화의 완성을 포기합니다. 다시 돌아가야할 상황에 처한 마리안느에게 엘로이즈가 스스로 모델이 되겠다고 자청하자 엘로이즈의 어머니이자 집주인인 백작 부인은 자신이 외출하고 돌아올 때까지 초상화를 완성해 놓으라고 지시합니다. 백작 부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엘로이즈와 마리안느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결국 둘은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의 분위기가 바뀌는 시점"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처음 분위기는 굉장히 일상적인 장면으로 흘러갑니다. 마리안느가 섬에 도착하고 엘로이즈와 일상적인 소개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굉장히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영화는 백작 부인이 저택에서 자리를 비움으로서 크게 달라집니다. 마치 이 영화에서 엘로이즈의 옷에 갑자기 불이 붙어 타오르는 장면처럼 두 사람의 감추고 억눌렀던 감정 또한 백작 부인의 외출과 동시에 해방되어 두 사람의 사랑에 불이 붙게 됩니다. 

 

 

"18세기 불행했던 여성들의 삶"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주요 캐릭터는 모두 여성들이며 영화는 여성들의 삶에 완벽히 초첨을 맞추고 있습니다. 생판 모르는 남자와 결혼해야만 하는 운명의 귀족 자녀 엘로이즈와 여성화가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전시하지도, 후세에 남기지도 못하는 마리안느, 그리고 엘로이즈의 하녀로서 임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소피까지... 영화는 두 여성의 사랑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18세기 비운의 여성들의 삶을 동시에 조명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서로의 운명"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보고 있자면 다른 퀴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떠오를 만큼 비슷한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이 두 사람의 사랑이 시한부적 사랑이라는 점과 그럼에도 두 사람이 사랑을 선택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남겨두고 서로의 운명의 길을 다시 걸어갔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속될 수 없을꺼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운명의 힘을 거스를 힘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단 5일 동안만이라도 그 운명에 역행하는 선택을 한 두 사람의 용기와 사랑이 더 강렬하게 비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평론가들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영화의 첫부분이 일상적인 장면들이 많아서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가 많은 대조적인 장면들과 신화적 이야기, 오페라 ost등으로 영화의 줄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 난해한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앞서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어떠한 경험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마치 초상화의 그림처럼 관객의 눈으로 머리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각인될 수 있는 작품이기에 셀린 시아마 감독과 배우 아델 에넬이 열연한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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