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og

영화 모던보이 후기(김혜수와 박해일의 로맨스 조합)

freemaden 2020. 1. 19. 13:49

영화 모던보이는 정지우 감독의 연출작으로 정지우 감독은 유열의 음악앨범, 은교와 같은 감성적인 로맨스 영화를 전문적으로 연출하는 감독입니다. 영화 모던보이 또한 로맨스 장르로 소설 원작 모던보이: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게니를 영화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한국의 역사상 가장 암울하고 어두웠던 시대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그 시절 독립운동과 맞물려 싹튼 위태한 사랑을 긴장감 있게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은 여럿있지만 그 중에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독립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암살과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박해일이 연기한 이해명보다 김혜수가 연기한 조난실이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사랑에 열정적이지만 독립을 위해 끝까지 자신을 희생한다는 점과 독립운동단을 여성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이 다른 한국영화들과 다른 차별점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 모던보이 줄거리 소개"

 

이해명은 조선총독부 1급 서기관으로 당시 조선인 중에서 앞날이 창창한 모던보이입니다. 조선총독부 검사이자 친구인 신스케와 클럽에서 벌어진 공연을 보던 중 클럽의 인기스타 조난실의 공연을 보게되고 이해명은 조난실에게 반해버립니다. 이해명은 조난실을 보고 싶어하지만 인기스타인 조난실을 보기가 쉽지 않아 보이고 보다 못한 친구 신스케가 권력을 이용하여 이해명과 조난실의 만남을 성사시킵니다.

 

 

처음에 조난실은 이해명을 멀리하려 하지만 이해명의 천진난만함에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둘은 급속도로 연인관계로 발전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난실이 아침에 싸준 도시락을 들고 이해명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조선총독부로 출근하지만 조선총독부 건물에 폭발이 발생하면서 조선총독부는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이해명은 자신의 도시락에서 폭탄이 발생한걸 알게 되고 조난실을 찾아가지만 조난실은 이미 행방을 감추고 난 뒤였는데....

 

 

"김혜수와 박해일의 환상적인 로맨스 조합"

 

영화 모던보이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 김혜수와 박해일의 로맨스 연기호흡입니다. 관객들이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두 사람의 호흡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연기장면만 보는 것만으로 영화는 로맨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됩니다. 사실 영화의 연출로 인한 로맨스가 관객에게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두 배우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좀 더 저평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의 연속된 반전은 나름의 장점"

 

영화 모던보이는 가수 조난실의 정체를 이해명이 조사하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계속된 반전을 보여줍니다. 조난실의 정체가 얼핏 예상은 가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나름의 반전들이 영화 스토리 전개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결국 영화의 반전이 충격적인 결말과 이 영화의 질을 높여주지는 않더라도 영화가 가지는 이야기의 힘으로 관객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이야기의 인위적 연출은 치명적인 단점"

 

김혜수와 박해일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 모던보이는 공감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친일파의 후손으로 그 광명을 받아 남부럽지 않게 살던 이해명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 여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애국자로 바뀌는 과정이 너무 인위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애초에 조난실과 사랑에 빠지는 장면과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장면도 너무 간단하고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조난실로 인하여 이해명이 자신의 가장 가까운 일본친구와 자신의 든든한 뒷배경을 포기하는 결정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김혜수가 연기한 조난실 또한 마찬가지로 인위적으로 그려낸 캐릭터입니다. 조난실은 독립운동단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라고 손가락질 받는 이해명과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처음에는 의도적인 접근이였지만 그 후에 진지한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 또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내지 못한 부분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입니다.

 

 

"일제강점기의 로맨스란..."

 

일제강점기를 다룬 많은 한국영화가 로맨스적인 요소를 활용하는데 저는 그 전략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란 그야말로 나라를 빼앗겨 낭만이 사라져버린 시대인데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 그 시대에 로맨스를 감정적으로 아름답게 포장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면 관객들은 현실성 떨어지는 영화로 느끼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의 비정함과 절박함을 내포한 상태에서 진지한 로맨스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이 영화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이 환상과 낭만이 보기에는 아름답기 때문에 영화의 리얼감과 개연성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관객분들과 김혜수와 박해일의 연기호흡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영화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