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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일드라이프 후기(서늘한 가족영화 와일드 라이프)

freemaden 2019. 12. 28. 13:24

영화 와일드 라이프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리처드 포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옥자의 출연배우였던 폴 다노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1960년 미국의 한 가난한 가정을 조명하고 있고 한 가정이 현실적인 문제들로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폴 다노 감독은 스토리적 반전과 극적인 장면을 거의 쓰지 않아 관객들이 보기에 이 영화가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철저하게 감정적인 작품을 만들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는 영화로 감상하기에 적절한 작품입니다.

 

 

"영화 와일드라이프 줄거리 소개"

 

한 가정의 가장인 제리는 불합리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아내 자넷은 경제적인 불안감을 느끼며 자신도 구직활동을 시작합니다. 자넷은 구걸하다시피 해서 단기간 수영강사 일을 구하게 되고 아들 조는 학교를 다니며 사진관 아르바이트 일을 구합니다. 아내와 아들이 경제적인 일을 시작하지만 가장인 제리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좀처럼 구직활동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제리는 산불을 끄는 시간당 1달러 일에 지원하며 아내 자넷을 실망시킵니다. 

 

 

남편인 제리가 생사도 불분명한 일에 지원하며 집을 비우자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자넷은 수영강사 일을 하며 만난 한 중년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게 됩니다. 아들인 조는 불륜을 저지른 자넷과 가정에 무책임한 제리 사이에서 가족이라는 단위를 지키고 싶어 하지만 산불 진압에서 돌아온 제리가 아내 자넷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되는데...

 

 

"아들 조의 눈으로 바라본 자신의 가족"

 

영화 와일드라이프는 아들 조의 시선과 입장에서 모든 것이 투영됩니다. 자신의 아버지인 제리가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게 되고 그 직장에서 다시 복직 전화가 오지만 제리는 가족의 생계보다 자존심을 내세우며 그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또한 아내 자넷과의 다툼이 잦아지자 제리가 선택한 것은 산불을 끄러 가는 일에 지원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자신의 가족을 외면하고 시간당 1달러 일에 지원할 때부터 조의 가정은 점차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아내인 자넷은 남편인 제리가 떠나버리자 경제적인 문제와 미래의 불안정한 부분에서 극도로 불안해합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남편과 소원해진 관계가 자넷을 심리적으로 더욱 더 고립되게 만듭니다. 결국 자넷은 동네에서 부자로 유명한 한 노인네와 바람을 피우게 되고 아들 조도 내팽게 둔 체 일탈을 벌이게 됩니다. 아들 조는 어떻게든 어머니를 말리지만 실질적으로 조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가정불화의 방아쇠는 제리가 저지른 일"

 

영화 와일드라이프에서 불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자주 등장합니다. 아들 조가 화재에 관련되서 안전교육을 받고 아버지 제리는 산불진압에 지원합니다. 또 가정으로 돌아온 제리가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아내의 불륜 대상인 중년 남성의 집에 방화를 저지른 겁니다.  영화는 산불을 진압하러 간 제리가 가정으로 복귀해서 방화를 저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결국 제리의 가정을 무너뜨린 것은 누구도 아닌 제리임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그전에 제리가 일했던 직장에서의 갑질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제리는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에 손님들이 좋아했지만 제리의 상관은 이를 시기하고 제리를 해고해 버립니다. 그것도 아들인 조의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제리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진 셈입니다. 또한 아내 자넷의 기대심에 부응할 수 없어 멀어진 부부관계는 제리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내 자넷과 아들 조까지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정에 보탬이 되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입니다. 결국 아내 자넷은 부자 노인과 불륜을 저질러 이 상황을 타개하려 하고 아들 조는 이 모든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모든 가정의 불화는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인 책임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분위기도 분명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극적인 드라마보다 잔잔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이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특히 부모들의 일탈을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아들 조를 연기한 배우 에드 옥센볼드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과연 공감력이 있는 영화인지는 조금 의문이 남습니다. 한 가정의 부모가 자신들의 책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일탈을 저지르는 과정들이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내 자넷이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한 마음에 불륜을 저지르는 점과 가장인 제리가 가족을 내팽개치고 산불진압에 지원하는 점등은 아무리 그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공감력이 떨어지는 스토리라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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