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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캣츠 후기(톰 후퍼 감독의 두번째 뮤지컬 영화)

freemaden 2019. 12. 25. 14:11

영화 캣츠는 세계에서 가장 호평받았던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를 원작으로 캣츠의 원제작자인 로이드 웨버가 참여하고 영화 레미제라블을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았습니다. 여기에 드림걸즈의 제니퍼 허드슨,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디 덴치, 반지의 제왕 이안 멕켈런과 같이 연기 내공이 탄탄한 배우진을 구성했으며 로열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를 주인공으로 발탁하고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캐스팅하여 뮤지컬 영화의 퍼포먼스적인 면에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더 원시적으로 파고든다면 캣츠는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라는 엘리어트의 시집을 참고한 작품입니다. 때문에 스토리가 거의 없다시피 한 이 작품을 뮤지컬로 시도한 경우에는 대성공이었지만 과연 각본과 연출이 엄연히 분리돼서 존재하는 영화의 경우 퍼포먼스와 노래로 압도하는 뮤지컬 캣츠가 어울리는 작품이었는지가 이 영화의 중요 포인트입니다. 

 

 

"뮤지컬 캣츠에 대해서 모르시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영화 레미제라블과 달리 영화 캣츠는 대사나 영화의 서사적 스토리가 영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고양이 캐릭터를 한 명씩 소개하고 그 고양이가 자신이 누구이고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노래로 소개하는 패턴으로 영화의 끝까지 갑니다. 결국 관객들은 2시간이 조금 못 미치는 시간동안 고양이 소개에 관련된 공연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단조롭고 특별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 덕분에 영화는 중반부터 늘어지기 시작합니다. 더구나 뮤지컬 캣츠에 대해서 전혀 모르셨던 분들에게 이 영화는 더욱 몰입하기 힘든 영화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노래 퍼포먼스의 폭발력은 영화의 후반부부터 시작되고 그 구간까지 참아내고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못하고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관객도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영화 캣츠는 뮤지컬에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 많이 떨어지는 작품입니다.

 

 

"스토리보다는 퍼포먼스, 가수와 무용수의 특기가 발휘되는 순간"

 

영화 캣츠의 모든 비중이 노래와 퍼포먼스에 치중되다 보니 연기자들보다 오히려 가수와 무용수의 노래 퍼포먼스가 좀 더 인상적입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프란체스카 헤이워드의 섬세한 고양이 몸동작들의 표현과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막간 공연,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제니퍼 허드슨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부르는 메모리는 소름이 돋을 정도의 에너지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내공 깊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발휘되는 순간은 레미제라블에 비하면 거의 나오지 못했으며 영화의 감정선이 없으니 관객들도 이 작품에서 몰입할만한 요소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

 

영화 캣츠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들의 퍼포먼스들을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캣츠라는 영화에 잘 모르시고 특히 영화의 스토리적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큰 실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만큼 영화에서 스토리적 비중을 줄인 시도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떠한 부분으로 다가올지는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크게 나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사적 전개와 각본과 그 각본을 충실히 연기하는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저와는 맞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캣츠를 알고 시작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작품"

 

영화를 보는 100분동안 지루한 구간이 많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이 영화의 노래를 다시 듣고 싶거나 뮤지컬 캣츠를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결국 영화 캣츠는 영화를 보고 나서 엄청난 감동과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캣츠의 노래들이 관객들에게 주는 매력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노래를 따로 듣거나 뮤지컬로 다시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영화 캣츠는 레미제라블을 만든 톰 후퍼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감에는 많이 미치지 못한 아쉬운 영화입니다. 영화라는 플랫폼에서 서사적 스토리를 경외시한 시도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입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뮤지컬 영화를 감상할 때 뮤지컬적인 퍼포먼스와 노래도 중요하게 보지만 그 못지않게 스토리도 염두에 두고 감상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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