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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오컬트 어벤져스의 탄생

freemaden 2024. 2. 28. 18:47

영화 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오컬트의 장인 장재현 감독의 작품입니다. 감독은 어릴 적 시골에서 친구들과 놀던 장소 근처 무덤의 파묘 현장을 직접 목격한 당시의 느낌을 떠올리며 영화의 각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산소가 훼손되어 자손들에게까지 영향이 가는 일명 묫바람을 해결하기 위해 풍수사의 김상덕, 장의사의 고영근, 무당의 이화림, 법사의 윤봉길이 팀을 이루어 파묘를 전두지휘하는 모습은 마치 오컬트 세계의 히어로들이 뭉친 느낌입니다. 또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이 각기 맡은 역할을 100% 이상 소화해 내기 때문에 주연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영화 파묘 줄거리 간단 소개"

 

LA에 살고잇는 부유한 한인 가족들에게 원인 모를 일들이 자꾸 닥쳐오고 급기야 지용은 자신의 소중한 갓난아기마저 건강상태가 나빠지자 한국의 무당 화림을 불러 이에 대해 논의합니다. 화림은 지용을 비롯한 자식들에게까지 좋지 못한 기운이 접근하는 걸 목격하고 조상들의 묫자리로 인해 벌어지는 묫바람이라 확신합니다. 화림은 지용에게 무덤을 파내 관을 드러내는 파묘를 건의하고 어린 아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지용은 화림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파묘를 위해 뭉친 전문가 4인방"

 

화림은 파묘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평소 여러 번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춰봤던 전문가들을 소집합니다. 항상 함께 다니는 봉길을 포함해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은 거액의 보수가 보장된 화림의 제안을 승낙할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은 곧바로 지용의 할아버지 무덤을 살펴보러 갑니다. 하지만 그곳은 풍수사 상덕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악지 중의 악지였고 그렇기에 파묘로 인해 화가 닥칠 것을 우려해 손을 떼려 하지만 무당굿과 파묘를 동시에 진행해 위험을 줄이자는 화림의 말에 설득당해 결국 오래된 무덤을 파헤쳐 관을 끄집어냅니다. 

 

 

왠지 모르지만 상주인 지용은 관에서 시신을 꺼내 화장하는 것이 아닌 관을 열어보지 않고 바로 관 통째로 화장할 것을 강력 주장했고 그렇게 상덕을 포함한 4인방은 관을 싣고 화장을 하기 위해 이동하지만 비가 오면서 그들의 계획은 틀어지고 맙니다. 비가 올 때 화장을 하면 망자가 좋은 곳으로 떠날 수 없다는 통상적인 미신 때문에 장의사 영근이 가진 인맥의 힘으로 근처 영안실에 하룻밤 보관합니다. 하지만 영안실 직원의 탐욕으로인해 고인의 관 뚜껑을 열었고 그때 지용의 할아버지의 영혼이 관을 빠져나가 그의 자손들을 비롯한 가족들을 모두 죽이려 합니다. 지용의 조부는 자손들이 자신의 무덤을 방치해 놓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못 마땅하게 여겨 건강이 좋지 않은 자신의 아들을 비롯해, 손자, 증손자의 목숨을 거두려 합니다. 

 

 

"파묘 4인방 중 핵심은 화림"

 

관 뚜껑이 열린 걸 알게 된 화림은 급히 봉길과 함께 혼을 부르는 굿을 하며 지용 조부의 혼령을 소환하지만 화림이 불러들인 영혼은 굿의 보조를 맡은 봉길의 몸에 들어가 그의 목숨을 노립니다. 결국 봉길은 병원에 입원해 화림의 지인 무당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화림은 악지에 무덤이 생긴 모든 원흉이 일본의 음양사 법명 기순애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됩니다. 한편 풍수사 상덕은 함께 파묘를 도왔던 사람들이 헛것에 시달리자 다시 한번 무덤을 파낸 자리를 찾아가 그곳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해 영화는 전반부와는 전혀 다른 반전의 후반부로 흘러갑니다. 

 

 

"호불호가 나뉘는 결말의 전개"

 

관 밑에 묻혀있던 존재로 인해 지용의 조부가 유명한 친일파임이 밝혀집니다. 이 때부터 영화는 오컬트라기보다 친일을 청산하는, 처단하는 전개로 뻗어나갑니다. 일본의 기순애 스님이 악지에 무덤을 만든 이유도 무덤을 가장해 백두산 정기를 끊는 말뚝을 박아둔 것임을 깨닫게 되면서 상덕을 포함한 4인방은 관 밑에 숨겨져 있던 존재를 쫓아내기 위해 목숨을 건 작전을 펼칩니다. 영화의 전반부가 대한민국의 무속신앙을 가득 품은 요소들을 적극 활용한 배우들의 퍼포먼스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면 영화의 후반부는 친일청산의 주제가 끼어들면서 관객의 호불호가 나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 것으로 영화의 시작점부터 일제나 친일파에 관련된 힌트들은 여기저기 깔려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상덕을 비롯한 화림, 봉윤, 영근 캐릭터의 이름은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따온 것이고 친일파를 조상으로 둔 박지용의 가족 사람들의 이름은 실제 나라를 팔아 을사오적으로 불리던 대표적인 친일파들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라고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파묘는 무속신앙의 오컬트와 대한민국의 뼈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현실이 조합된 이야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화의 결말부는 오히려 오컬트적 느낌이 희미해지고 친일을 청산해야 한다는 감독의 연출의도가 강하게 표출되고 일본의 음양사가 말뚝으로 사용한 망령과 맞서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의열단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사바하보다는 쉽고 검은사제들보다는 대중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

 

영화 파묘는 장재현 감독의 검은사제들보다 더 나은 대중적인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고 사바하보다 더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전반부 이야기와 후반부를 이어주는 이음새가 자연스럽지 못해 아쉽고 특히 후반부의 최종 빌런 또한 관객들이 공포를 느낄만한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하기에 영화의 결말부는 관객들의 반응이 호불호가 나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가파른 흥행속도를 통해 판단하건대 드디어 장해현 감독이 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좀 더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낸 느낌입니다. 또 이번 영화의 흥행으로 파묘의 후속작 제작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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