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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보로시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환상과 현실 사이

freemaden 2024. 1. 18. 21:52

영화 마보로시는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를 연출한 오카다 마리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재난 이후 시간에 갇혀버린 마을 사람들의 삶을 그려냅니다.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갇혀버린 세상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그것이 틀렸듯 옳았든 상관없이 각자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살아가는데 영화는 주인공 마사무네를 포함해 그들을 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 즉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마음에 집중합니다. 특히 이제 막 사랑의 감정이 마음속에서 싹트고 있는 14살 청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화두이기에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심하게 나뉠 수 있습니다. 또 재난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같이 대중들에게 친화적인 세계관을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초반 영화 감상 시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한 편입니다. 

 

 

"영화 마보로시 줄거리 간략 소개"

 

제철소 폭발사고 이후 시간이 멈춰버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경계선에 갇혀버린 미후세 주민들은 성장이 멈춰버린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친구들과 의미없는 장난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마사무네는 짝사랑하던 무츠미가 제철소 용광로 근처에서 돌보고 있는 의문의 소녀 이츠미를 발견하고 이츠미가 환상이 아닌 현실의 세계에서 건너온 걸 알고 그녀를 현실의 세계로 보내주려 하는데...

 

 

"의미 없는 선동과 공포로 유지해 온 무의미한 나날들"

 

미후세 마을 사람들의 소극적인 삶의 태도나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들은 장기간 경제침체를 겪으며 잃어버린 30년을 직접 겪은 일본 국민들을 빗댄 것 같습니다. 사실상 마을 사람들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사가미는 현실 세계에서 넘어온 이츠미가 본인들이 갇혀 있는 환상의 세계의 균열을 막아준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어린 소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제철소 용광로 근처의 은신처에 가둬버립니다. 그리고 희망을 잃어버린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소녀를 신격화하는 효율적인 거짓말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을 속입니다. 이츠미의 신변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거나 소녀가 사라지기라도 한다면 미후세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환상의 세계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협박을 하며 사가미는 진실, 도덕, 감정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만족해합니다. 

 

 

한편 학교를 다니고 있던 마사무네는 처음으로 이성친구에게 고백을 받았지만 화들짝 놀라 이를 거절했고 다른 동급생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마음이 부정당한 그녀는 스스로 균열을 일으키며 소멸해 버립니다. 이 일을 계기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마사무네는 호감을 가지고 있던 무츠미를 따라 제철소에 감금당한 아기 같은 소녀 이츠미를 알게 되었고 소녀가 현실 속 무츠미와 자신의 아이임을 알게 된 마사무네는 비록 자신이 속한 세계가 멸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츠미를 원래 있었던 현실 세계 속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합니다. 

 

 

"사랑이 만들어낸 살고자하는 용기"

 

현실세계에서 넘어와 유일하게 나이를 먹어 성장하는 이츠미를 감금하다시피 했음에도 환상의 세계의 균열은 심해져 갔고 자신들의 끝을 바꿀 수 없음을 직감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사가미의 리더십은 급격히 약해집니다. 사가미의 거짓 선동으로 인한 지배가 끝난 이후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신념대로 행동하는데 그들을 움직인 공통된 동기는 모두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마음,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불을 꺼뜨리지 않았고 마사무네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모두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고 특히 마사무네는 자신의 딸이나 마찬가지인 이츠미를 현실로 돌려보내면서 영화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장식합니다.

 

 

영화 마보로시는 환상이라는 뜻이지만 사실상 재난물에 가까운 판타지 드라마로 비춰집니다. 또 영화에서 그려진 세계관에 대한 설정이 앞서 언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큼 대중 친화력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의 설득력이 높지 않으며 이 부분으로 인해 시청자의 호불호가 극심하게 나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영화의 결말까지 보고 나면 왠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현실의 삶과 비교하게 된다는 점에서 오카다 마리 감독 특유의 연출력 장점 또한 분명하게 도드라지는 점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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