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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제목 뜻 카오스로 가득한 지옥도

freemaden 2023. 12. 7. 18:21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인사이드 르윈, 시리어스 맨을 연출한 코엔 형제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코엔 형제가 연출한 수작들 중에서도 이 영화는 최고작으로 뽑는 영화팬들이 많을 정도로 영화는 긴장감을 통한 몰입감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상당히 깊은 편에 속합니다. 때문에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바탕으로 2008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 각색,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줄거리 소개"

 

1980년 대 황량한 미국 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사냥을 즐기던 르웰린 모스는 근처에서 멕시코 갱단 간의 격전 후 시체가 즐비하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퇴역군인으로서 눈썰미가 남달랐던 모스는 곧바로 마약거래 중 일이 틀어져 격돌이 벌어졌음을 짐작하고 아무도 챙기지 못한 200만 달러의 가방을 챙겨 급히 자리를 떠납니다. 하지만 멕시코 갱단은 사이코패스 킬러 안톤 쉬거를 해결사로 고용하고 안톤은 가방에 숨겨져 있던 수신기를 빌미로 집요하게 모스를 추적해 오는데...

 

 

"우연과 욕망의 집요한 추격전"

 

안톤 쉬거는 첫 등장에서 자신을 체포한 경찰이 방심한 사이 무참히 그를 살해하는 장면으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는 목적과 상관없이 자신과 부딪히는 많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다녔으며 자신이 굳이 죽일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동전 던지기를 통해 그 사람들의 목숨을 운에 맡겨 버립니다. 결국 안톤 쉬거는 이 영화에서 우연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앙, 혹은 우연이라는 탈을 쓴 악마로 묘사되어 욕망에 찌든 모스를 끝없이 추격합니다. 그는 사회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악으로 지금도 어딘가, 누구나에게 죽음의 그림자로서 스며들 수 있는 재앙적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에 비해 르웰린 모스는 베트남전 퇴역 군인으로서 철저하게 물질 만증주의에 찌든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 철저하고 신중함을 갖추고 있어 갱단의 돈 200만 달러를  가지고 도망 다니면서도 결국에는 자신의 뜻대로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가방의 수신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안톤에게 곧바로 위치가 발각되면서 첫 번째 위기를 맞이합니다. 안톤과의 격돌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자신도 안톤에게 총상을 입히면서 위기를 벗어난 모스는 의기양양하며 안톤의 추격에 벗어났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장모, 아내 주변에까지 갱단이 포진한 걸 예상하지 못했고 갱단의 속임수에 걸려든 장모가 의도치 않게 모스의 위치를 노출하면서 결국엔 죽음을 피하지 못하게 됩니다. 모스는 자본주의에 찌든 인물로 묘사되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 이르렀는데도 계속해서 돈을 좇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 영화는 모스를 통해 대부분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끝없는 욕망의 종착역을 보여줌으로써 물욕에 집착하는 모스와 이유 없이 사람을 도축하는 안톤 쉬거의 추격전으로 지옥도 그 자체를 묘사합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무기력한 보안관 에드 톰 벨"

 

에드는 모스가 휘말린 사건의 담당 보안관이고 나이가 많은만큼 사건 현장을 통해 파악하는 통찰력도 뛰어나지만 정작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건에 뛰어들지 않습니다. 항상 그는 모스와 안톤이 충돌하고 나서야 뒤늦게 어지럽혀져 있는 현장에 도착하고 또 그 과정에서 안톤은 여러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녔습니다. 영화에서 안톤과 같은 사회악이 마음껏 활기 치는 장면들은 이 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음을 제시합니다. 결국 에드는 모스의 아내를 회유해 모스의 위치까지 알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안톤의 추격으로부터 모스를 지켜내는 데 단 한차례의 활약도 보여주지 못했고 안톤도 채포하지 못한 체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혼돈과 파괴로 비명과 아우성이 가득한 지옥도"

 

혼돈이 가득한 곳에서는 무엇하나 예측한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질서가 무너지고 지성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인간은 물욕에 더욱더 집착할 수밖에 없고 이럴 때 인간이 두려워하는 악은 모습을 드러내어 도저히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이해할 수 없는 비극을 흩뿌리며 활개 칩니다. 이러한 곳에서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노인 혹은 지성인이 살 곳은 없다는 의미로 지금의 영화의 제목이 지어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의 시 첫 구절에서 따온 것이기도 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점점 지성에 무감각해지고 관능과 물욕에 찌든 현대사회가 초래하게 될 비극의 순간들을 그려냅니다. 건드리면 안 될 돈에 눈이 멀어 자신은 감당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 때문에 사망한 모스나 안톤 쉬거와 재수 없게 마주쳐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 그리고 파란 신호를 확인하고 도로를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한 차에 부딪혀 치명상을 입은 사이코패스 안톤 쉬거의 영화 마지막 장면까지... 이 모든 것들이 영화 속의 장면으로 소비될 수도 있겠지만 돌이켜보면 영화 속의 비극은 지금도 현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흔한 불행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등장하는 우연으로 결정되는 여러 비극들은 관객들에게도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을 전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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