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피스 후기 결말 스포 오다 에이치로가 인정한 실사화 작품

드라마 원피스는 8부작으로 구성되어 인기 원작 작가 오다 에이치로가 드라마 제작에 직접 참여해 기대를 모았습니다. 또 오다는 루피를 연기한 이냐키 고도이의 연기를 보면서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의 루피를 볼 수 있었다며 감탄하는 한편 드라마가 완성된 이후에도 만족감이 부족한 장면들은 재촬영을 요구해 드라마의 퀄리티에 상당히 신경 썼습니다. 총 제작비 1900억 원, 편당 200억이 넘게 들어간 초호화 실사판인 만큼 연출과 각색 모두 상당히 공을 들여 불가능해 보였던 실사화에 관한 부분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이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만 높고 보자면 아직 여러 가지 단점이 확실하게 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호불호가 나뉘는 반응과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실사화를 가능하게 만든 원작에 대한 이해와 타협"

 

드라마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루피가 이스트블루에서 조로, 나미, 우솝, 상디를 해적단의 동료로 받아들여 밀집모자 해적단이 탄생하는 전체적인 과정을 그려냅니다. 또 이 과정에서 동료들마다의 유년시절과 각자의 꿈,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서사가 펼쳐지고 그들이 이동하는 무대마다 이스트블루에서 악명을 떨치는 해적들과 맞서면서 밀짚모자 해적단이 이스트 블루를 평정하는 결말까지 시즌1을 마무리 합니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이스트 블루에서의 항해만 해도 스테이지가 다양한데 드라마는 해상 레스토랑 발라티에, 그리고 해적단의 첫 배인 고잉메리호의 재현이나 아론파크등 이스트 블루 편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최대한 원작과 비슷한 이미지나 형태로 재현하고 있어 원작팬들에게는 반가운 장면들이 가득합니다. 

 

 

또 제작사인 투모로우 스튜디오나 원작자인 오다 에이치로는 만화의 세계관을 드라마로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서로 이해했기 때문에 원작 분량에서 빼야할 부분은 과감하게 빼버리고 바꿔야 할 부분은 바꿔가면서 드라마의 전개가 중구난방이 되지 않게 잘 정리 정돈한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발라티에의 빌런 돈 클리크나 간부 깅의 분량은 대폭 줄어들었고 광대 버기의 간부와의 전투장면들은 삭제되었습니다. 대신 원작에는 없던 해군 중장 거프와 꿈을 이루기 위해 해군에 입대한 코비의 분량이 대폭 늘리면서 이스트 블루에서 빈약했던 해군의 존재감을 좀 더 키웠습니다. 대부분의 실사판 영화나 드라마들이 실패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그저 원작을 그대로 코스프레하려는 연출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드라마 원피스는 그나마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연출이 엿보입니다. 

 

 

"빠른 전개로 인해 사라져버린 감동"

 

이스트블루에서는 밀집모자 해적단이 각 선원들의 유년시절과 아픔, 그리고 이로 인한 감동적인 명장면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드라마는 이를 전혀 살려내지 못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가 루피와 다른 동료들 각자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시청자들이 감동을 받거나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은 원작과 비교해 그 감동의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느낌입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원피스의 요약본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무게감 없는 액션장면들로 인해 존재감 제로가 된 전투씬"

 

드라마의 액션 장면들 또한 원작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공산이 큽니다. 특히 의외로 조로의 검술 장면들은 바람의 검심 실사화 영화나 최근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무한의 주인 실사판 영화에 비해 한참 부족해 보이는 액션을 보여주기에 진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 외에 선장 루피와 빌런 아론, 버기와의 전투는 루피의 기술을 재현하는데만 그치고 있어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다른 선원들의 액션은 볼 기회가 거의 없을 만큼 분량이 줄어들었기에 액션을 보는 즐거움이 원작보다도 떨어집니다.

 

 

"이스트블루 최고액 현상금 아론을 넘어 그랜드라인으로"

 

루피는 원작의 흐름과 똑같이 이스트 블루 최종 빌런인 아론을 꺾고 그랜드 라인으로 향합니다. 이후 쿠키 영상에서 스모커 중령이 루피의 수배지를 보는 장면이 등장하며 시즌2에서는 칠무해 크로커다일을 상대로 맞서는 알라바스타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듯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동료이자 선의 쵸파와의 만남을 그린 드럼왕국, 그리고 알라바스타의 왕녀 비비와의 연결고리도 예상할 수 있는데, 더 많은 능력자들이 등장하고 이야기의 스케일도 더 큰 알라바스타 편을 어떻게 드라마로 재현해 낼지 기대됩니다. 

 

 

드라마 원피스는 원작팬들에게는 충분히 즐길요소가 가득한 선물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드라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단순히 코스프레하려는 연출에서 조금은 벗어난 모습을 보여줘 유치함은 덜고 원작의 후광 또한 작품 안에 적절하게 녹여냈습니다. 또 시즌2로 가기 위한 교두보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지만 원피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무게감 있는 액션씬 등,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보여준 시즌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