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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자기 모순의 함정에 빠진 물리학자

freemaden 2023. 9. 1. 22:49

영화 오펜하이머는 테넷, 덩케르크, 인터스텔라 등 관객들이 열광할만한 여러 가지 명작들을 만들어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전기 작품이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맨해튼 프로젝트와 원자폭탄을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고난을 겪게 되는 그의 굴곡진 인생을 잘 담아냈습니다. 특히 그는 인류에게 최초로 불을 가져다준 죄로 평생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된 프로메테우스와 비견될 만큼 원자폭탄, 즉 최초의 핵무기를 만들어냈음에도 정부의 미움을 받고 또 주변 인물들의 배신이나 시기, 질투로 인해 영광보다는 항상 불안정한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그의 인생을 들여다봅니다. 

 

 

"영화 오펜하이머 줄거리 소개"

 

오펜하이머는 미국 군 관계자인 그로브스의 지명으로 인해 최초의 핵무기를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뽑히게 됩니다. 오펜하이머는 무조건 나치보다 원자폭탄을 먼저 만들어야된다는 명분아래 수백 명의 과학자들을 모았고 황무지인 로스앨러모스에 실험 연구소를 지어 본격적인 원자폭탄의 연구에 돌입합니다. 여러 동료 과학자들과의 의견마찰과 군부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실험에 성공하면서 그가 만든 폭탄은 곧바로 적지인 일본의 히로미사와 나가사키에 투하하게 되는데...

 

 

"난 죽음이자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오펜하이머는 나치보다 미국이 먼저 핵무기를 완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대의로 내걸어 수백명의 물리학자들을 모집합니다. 열약한 상황에서도 오펜하이머는 과학자의 대표로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군 책임자인 그로브스 장군에게 요구해 대부분 얻어냈고 군사적 기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밀폐된 곳에서 동료들이 좀 더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그들의 가족까지 모두 황무지에 끌어들여 그들의 집과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자신과 같은 편에 서 있는 동료들, 물리학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오펜하이어였지만 그는 상대방의 배운 깊이에 따라 사람을 판단했고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물을 미천한 사람이라 단정지었습니다. 그 결과 자수성가 사업가이자 정치에 몸을 담고 있는 스트로스를 첫 만남에서부터 미천하다고 얕보며 그를 적으로 돌렸고 이는 후에 오펜하이머가 겪을 수난의 원인으로서 작용합니다. 또 그는 일본에 투하한 원폭이 성공적으로 터지자 자신을 향해 열광하는 관중들 앞에서 성공에 도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자폭탄으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이 완전히 종결되자 그는 원자폭탄의 위력과 더불어 조만간 완성될 원자폭탄의 배가 넘는 위력의 수소폭탄에 대해서 두려워하기 시작합니다. 또 자신이 만든 폭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일본 사람들과 앞으로 있을 핵전쟁에 다가올 세상의 파멸을 자신이 앞당겼다는 죄책감을 가지기 시작하고 이에 트루먼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는 핵무기 관리를 세계기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트루먼 대통령의 화를 돋울 뿐이었고 트루먼은 원자폭탄에 대한 진짜 책임은 오펜하이머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말하며 오펜하이머를 내보냅니다. 

 

 

"모순으로 가득찬 인물 오펜하이머"

 

그는 여러 물리학자들과 함께 만든 원자폭탄에 대한 투하가 성공하자 일본의 수십만 시민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적에만 도취되어 기뻐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가 결국에는 인류의 파멸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불안해하고 무기를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합니다. 원자폭탄에 대한 관리도 자신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지만 트루먼은 마치 과거 오펜하이머가 물리학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깔보듯 원자폭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오펜하이머를 겁쟁이 취급했으며 이 사건으로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세계를 주도하는 천재물리학자가 아닌 권력의 입맛에 맞게 도구로 쓰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오펜하이머는 미국 정부로부터 소련의 공산당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계속해서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온갖 모욕을 견뎌내는 청문회 장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권력은 늘 그림자 속에 있다"

 

오펜하이머는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고 청문회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참석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내 키티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 태트록과의 불륜사실을 인정해야 했으며 그 외에도 자신이 내세운 원자폭탄에 대한 대의명분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확인하는 질문들을 스스로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결국 오펜하이머는 지난날 자신의 과오와 물리학자로서의 도덕적 책임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흑백으로 진행되는 장면들은 스토로스에 관련된 청문회입니다. 스트로스는 과거 오펜하이머 청문회에 개입해 그를 끌어냈다는 의혹이 있지만 확실한 증인이나 증거가 없어 의기양양해 합니다. 상무부 장관 후보자리에 오른 그는 지금까지 누구도 장관후보에서 낙마한 전례가 없었기에 큰 걱정 없이 청문회에 참석합니다. 하지만 스트로스가 기자나 FBI, 또 청문회의 검사까지 조작해 오펜하이머를 끌어내렸음을 증언하는 증인이 나타나 청문회는 분위기가 바뀌게 되고 결국 스트로스는 장관직에서 낙마하게 됩니다. 이후 왜 그토록 스트로가 오펜하이머를 증오하게 되었는지, 또 그 시초가 된 오펜하이머가 아인슈타인과 나눈 은밀한 대화가 무엇이었는지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시청자들의 즐겨볼 만한 액션을 줄이고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담백한 드라마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때문에 3시간의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놀란 감독은 그 나름의 장기인 플롯을 두 개의 청문회를 통해 과거 회상장면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오펜하이머가 어떤 인물인지, 그 주변 사람들과 당시의 시대상을 기발하게 담아냈기에 이번 영화에서 놀란은 또 한 번의 명작을 만들어낸 느낌입니다. 다만 전기 장르를 꺼려하거나 지루해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수 없으며 오펜하이머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몰입감 있게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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