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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혹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K 하우스호러

freemaden 2023. 3. 20. 20:02

영화 미혹은 김진영 감독의 장편데뷔작으로 과거의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해 잘못된 믿음에 현혹된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소설가이기도 한 김진영 감독은 육아스트레스와 아이들 간의 시기, 비뚤어진 모성애, 종교 등의 여러 가지 요소들을 조합한 공포 시나리오를 일찍 완성시켰으나 너무 이야기가 세다는 이유로 제작이 지연되었고 그녀가 소설가로 데뷔하고 내공을 쌓던 중 8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영화 연출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감독은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즉 엄마가 두 아이를 살펴보지 못한 순간 오빠의 실수로 동생이 사망했고 이 사건으로 인해 엄마 또한 죄책감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각본의 초안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영화 미혹 줄거리 소개"

 

현오와 석호 부부는 셋째 아이 한별이의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이삭을 입양합니다. 하지만 부부의 자녀들은 이삭에게 적대심을 가지고 잘 지내지 못했으며 특히 죽은 이를 보는 이삭이 자꾸만 죽은 한별이가 보인다는 소리를 하자 집안의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 갑니다. 귀신은 보지만 실제 시력은 실명 상태나 다름없는 이삭이 다른 형제들의 표적이 되자 엄마 현오는 이삭을 감싸며 아이들의 질투심을 유발하는데...

 

 

"비극의 트라우마로 서서히 무너지는 가족"

 

영화는 죽은 귀신을 보는 이삭을 통해 과거 한별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다가갑니다. 다리가 불편해 항상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한별은 항상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였고 이것은 형제들의 시기와 질투를 사게 됩니다. 또 4명의 어린 자식들을 돌보야 했던 엄마 현우는 육아 스트레스에 지친 상태였고 깜빡 잠든 사이에 한별은 형제들에 의해 저수지에 빠져 사망하게 됩니다. 잠에서 깬 현우는 진실보다는 한별이를 끝까지 돌보지 않고 잠이 든 자신을 탓하며 지워지지 않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이삭으로 인해 외면했던 진실, 즉 다른 형제들이 시기심으로 인해 한별이가 사망한 진실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가족은 점점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형제들 중 특히 첫째 딸 주은은 엄마에 대한 사랑이 특별했으며 또 순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은은 엄마를 힘들게 하는 한별을 원망했고 한편으로는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동생을 시기했습니다. 또 주은은 목사이자 아버지인 석호의 영향을 받아 그릇된 종교의 믿음이 결합되어 형제를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한별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대타로 온 이삭에게까지 적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한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듯한 이삭을 엄마 현우가 보호하고 또 그녀가 주은이 한별을 죽인 주범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모녀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목사 석호"

 

한편 석호는 가장으로서 교회의 목사로서 가정에 아무것도 보탬이 되지 못합니다. 영화에서 그가 보인 행동은 오로지 아내인 현우에게 모든 책임과 죄책감을 떠넘기는 것 뿐이었으며 아내가 죽은 한별에게 미혹되어 잘못된 광기의 길을 가고 있을 때도 그는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기도를 해도 아내가 예전 그의 말에 잘 순응했던 상태로 돌아오지 않자 그는 아내를 정신병원에 보내려는 행동을 취하면서 무능하고 나약한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덮어버리기로 결심한 현우"

 

끔찍한 진실이 밝혀지자 현우 가족은 파탄의 지경에까지 몰립니다. 특히 한별을 사망하게 만든 주은은 엄마의 원망을 받게 되자 인생의 모든 끈을 놓으며 한별이와 마찬가지로 저수지에 빠져 자살을 시도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현우는 주은을 살리고 그녀에 대한 원망을 거두면서 가족을 지키려는 선택을 하며 주은을 용서합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외부인 영준을 살해함으로써 끔찍한 비극을 덮기까지 합니다. 결국 자식들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 현우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미친 모성애를 보이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미혹은 하우스호러로서 육아 스트레스와 아이들의 시기심이 결합되어 생성된 비극을 그려냅니다. 또 과거의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한 가족을 어떻게 몰락시키는지 그 과정을 집이라는 가장 친숙한 공간 안에서 펼쳐내기 때문에 한국 하우스호러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다만 영화는 스케어점프 연출을 자제하고 가족 간의 균열된 믿음과 관계에 대해 밀접하게 다가가지만 과거의 숱한 한국 공포영화에 쓰인 플롯이나 연출이 빈번하게 보이기 때문에 때때로 영화의 서사가 익숙하거나 뻔한 전개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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