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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루이 비디오 후기 줄거리 결말 스포 한이 서려있는 한국식 호러

freemaden 2023. 2. 27. 21:13

영화 마루이 비디오는 그놈이다를 연출한 윤준형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윤준형 감독이 2004년 연출해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단편 목두기 비디오를 확장시킨 이야기로 감독은 그동안 목두기 비디오가 20년이 지난 지금의 관객들이 보기에 낡은 소재의 귀신이야기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장편제안을 거절했지만 검찰청의 보관소에 숨겨진 이른바 충격적이고 폭력적인 수위로 인해 대중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비디오, 즉 마루이 비디오 소재를 생각해 내면서 단편의 이야기를 좀 더 확장시켜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들이 한 가정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한국의 한이 서려있는 페이크 다큐 호러, 한국형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영화 마루이 비디오 줄거리 소개"

 

다큐멘터리 김수찬 PD는 1992년에 일어난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에 대해 끔찍한 당시 현장을 녹화한 마루이 비디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합니다. 귀신이 찍혀 있다는 이 비디오를 찾기위해 김수찬 PD는 곧장 후배 기자들과 추적팀을 꾸려 검찰청의 지하보관실을 찾아보고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담당 검사의 집에까지 찾아가 자료를 찾다 담당 검사가 남긴 원본과 복사본을 각각 입수합니다. 그리고 사건현장이기도 한 부산의 동성장 여관방을 찾은 취재팀은 여관 건물의 꼭대기층에 사는 건물주인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되는데...

 

 

"이야기 속의 감춰진 또 하나의 이야기와 반전으로 드러나는 진실들"

 

김수찬을 비롯한 취재팀은 동성장 여관 주변 주민들을 취재하다 한 주민으로부터 여관 건물주인이 과거에 끔찍한 일을 겪고 도망치듯 살던 동네를 떠나 지금의 동성장 여관의 건물을 구입했다고 말합니다. 이에 김수찬은 여관의 꼭대기층에 살고 있는 건물주인을 만나 과거에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되면서 1987년에 벌어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한 간단한 내막을 알게 됩니다. 후에 취재팀은 마루이 비디오에 찍힌 남자 귀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에 관련되어 파고들기 시작하고 지금은 폐가가 된 아미동의 사건현장을 방문하면서부터 김수찬 PD의 후배인 조민경 기자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김수찬을 필두로 한 취재팀은 처음에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에서 남자가 방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기 전 녹화하며 검찰에 남겨진 마루이 비디오를 추적하고 그 비디오에 찍힌 정체불명의 남자귀신의 실체에 접근하면서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에까지 접근하게 됩니다. 하지만 취재팀의 조민경 기자가 폐가에서 악령의 한이 담겨있는 물체를 집어들고 그녀가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의 원본 마루이 비디오를 혼자 보게 되면서 악령은 민경 기자에게 빙의되어 취재팀 전원은 악령의 위협으로부터 서서히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이에 김수찬은 어떻게든 후배를 악령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동네의 실력 좋은 무속인과 밤중에 폐가에 들어가면서 과거 아미동 일가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에 대한 단서를 찾아다니고 또 민경에게 빙의한 악령을 위로하고 해방시키기 위한 큰 굿판을 벌입니다. 

 

 

"이야기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빠져들게 만드는 저력"

 

영화는 마치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고 있는 것처럼 하나의 사건에 연관된 또 다른 사건을 불러오고 그 사건 안에 관객들이 몰랐던 반전요소들을 여러 배치해 놓음으로써 관객들이 자연스레 영화의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또 살인사건이 벌어진 여관건물과 여관방, 그리고 일가족이 살해된 허름한 폐가부터 폐가를 둘러싼 산동네의 어두운 풍경까지, 장면을 채우는 각 배경들이 호러 장르의 분위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는 그야말로 을씨년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야기는 결말에 와서까지 관객들을 사로잡을만한 폭발력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 못하고 마무리됩니다. 마치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면서 극한의 공포감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 또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후에 취재팀에게 들이닥친 악령의 저주는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인상적인 장면들은 거의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물론 결말에 드러나는 여러 반전들이 공포의 약한 수위의 빈 곳을 채우는 역할을 다하지만 결말에서 악령에게 희생당하는 취재팀원들의 모습들은 너무 간결하게 당하고 마무리되기 때문에 영화의 이야기보따리를 다 풀어내다 정작 보여줘야 할 부분에서 힘을 쓰지 못한 느낌입니다.

 

 

결국 영화 마루이 비디오는 영화 중반부까지 이야기의 힘만으로 충분히 공포감을 느끼게 하지만 모든 진실이 밝혀진 결말에서 정작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한국 특유의 호러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이라 생각되며 특히 한국 호러의 대표적인 정서인 한을 지금의 관객이 고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면서 호러 팬들에게는 반가운 단비 같은 작품으로 비춰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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