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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겟돈 타임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아메리칸 드림의 멸망

freemaden 2023. 1. 31. 16:26

영화 아마겟돈 타임은 애드 아스트라, 이민자를 연출한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감독의 어린 시절을 묘사함으로써 자전적인 이야기로 완성했고 때문에 유년기의 성장스토리로 예상하기 쉽지만 의외로 영화는 미국의 과거 시대상을 통해 현재의 불공정과 차별의 씨앗이 어디서부터 뿌리내렸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착화된 계급차이로 인해 소외된 취약계층의 방치와 인종차별, 또 세대로 이어지는 부의 되물림과 특권주의가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소년에게 오늘은 마냥 해맑지도 긍정적이지도 아닌 그야말로 아마겟돈, 세기말 그 자체입니다.

 

 

"아마겟돈 타임 줄거리 소개"

 

폴은 학교에서 문제아인 죠니와 친해지지만 친구가 권해준 대마초를 함께 피다 선생님에게 들키게 됩니다. 학교에 부모님이 불려오게 된 폴은 화난 아버지에게 체벌을 당하고 폴의 부모는 자식이 죠니와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형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보냅니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엄격한 규율과 엘리트주의를 폴에게 강요했고 학교생활의 적응에 힘들어하고 있던 폴은 항상 자신을 아낌없이 응원해 주고 얘기를 들어주던 할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폴의 인생은 큰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차별의 역사와 비극"

 

죠니는 흑인이면서도 부모 없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아무도 죠니를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는 사람 없는 가정과 학교에서 죠니는 말 그대로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했지만 흑인 소년 혼자서 감당하기엔 그의 편에 서주는 이가 아무도 없어 죠니는 방치된 상태로 조금씩 엇나간 길을 걷게 됩니다. 하지만 죠니에게도 커서 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폴은 그런 학급에서 겉도는 죠니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폴은 중산층 유대인 집안으로 부모는 자식들에게 유망한 직업을 갖기를 바라고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이지만 정작 폴은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하며 엄격한 규율보다는 자유로운 기질을 보입니다. 학교의 규율에 잘 따르지 못하면서 폴과 죠니는 각자에게 페널티가 주어졌고 특히 제대로 된 부모가 없는 죠니는 폴에 비해서 더욱더 가혹한 벌칙이 주어지게 됩니다.

 

 

할아버지 애런의 생일 잔치로 인해 가족 모두가 모인 밤 애런은 평소 가깝게 지내는 손자 폴에게 증조할머니의 인생에 대해 들려줍니다. 증조할머니는 나치에 물든 경찰이 아무 이유도 없이 부모님을 잔인하게 살해하자 유대인 학살을 피해 영국으로,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자식들과 함께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고향을 떠나 희망을 품고 도착한 땅에도 이민자들을 위한 기회보다는 온갖 차별이 곁들여진 냉혹한 현실뿐이이었습니다. 다행히 증조할머니와 그녀의 자식들까지 이어진 노력의 결실이 현재 폴의 부모님과 친척들이 미국에 정착하며 살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줬지만 할아버지 애런은 냉혹한 미국사회의 본질, 불공정과 차별이 가져오는 비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간접적으로나마 증조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손자에게 세상의 본모습을,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체감하게 합니다. 

 

 

"엘리트주의와 그들만의 리그"

 

폴의 부모는 그들의 부모에게 지원을 받으면서까지 자식들을 등록금이 비싼 사립학교에 보냅니다. 포레스트 미니라고 명칭한 학교는 도널드일가가 후원하는 학교로 각 사회분야에 중요한 요직에 앉을 인재를 배출해야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엄격한 규율을 따르게 하면서 그들을 통제합니다. 또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의 뛰어난 능력만 있다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세뇌시키며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흑인차별과 소수가 세상에 군림하는 엘리트주의를 각인시킵니다. 죠니와 사고 친 대가로 공립에서 포레스트 미니로 전학가야 만 했던 폴은 학교의 엄격함과 세뇌에 힘들어했고 결국 할머니가 시설로 입원하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 죠니와 공모해 학교에서 훔친 값비싼 컴퓨터를 판 돈으로 둘이서 플로리다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뜻밖의 행운과 불공정을 바라보기만 했던 무력감"

 

죠니와 폴은 학교의 컴퓨터를 훔치는데에 성공하지만 전당포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게 됩니다. 경찰서에서도 담당경관의 태도에서 죠니와 폴의 신분차이는 확연하게 납니다. 죠니는 흑인에 보호자도 없어 가혹한 법의 잣대대로 처리할 뿐이었지만 폴은 아버지가 바로 경찰서에 달려와주었고 아버지의 고객이 또 담당 경찰이었기 때문에 소년원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죠니는 소년원에 갈 것이고 그의 너무나 먼 꿈인 우주비행사는 세상의 벽에 가로막혀 소멸될 확률이 높지만 어쨌든 폴은 백인이라는 이유로, 보호자가 경찰과 안면이 있다는 행운만으로 모든 죄를 죠니가 뒤집어쓰게 되면서 없던 일로 무마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불의한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폴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무력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환영을 통해 폴이 자라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아마겟돈 타임은 1980년 중반의 미국을 조명하며 어쩌면 현재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계층의 양극화의 원흉인 신자유주의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시장과 기업의 활동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정부로 인해 불공정한 출발에서 비롯된 경쟁은 부자에게 생전에 다 누리지도 못할 부와 권세를 누리게 만들지만 약자에게는 무엇하나 이루지도 못하게 만들면서 지금의 미국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아메리칸드림의 멸망, 이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이러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미래세대에 대한 역할을 기대하면서 아마겟돈 타임이 조금은 늦춰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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