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어두운 판타지 분위기의 명작들을 수차례 연출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스타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번에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은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리의 동화 피노키오를 감독 특유의 다크 판타지 색깔을 덧붙여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피노키오 영화를 완성시켰으며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수작업으로 만든 인형을 활용한 스톱모션으로 모든 장면을 채워 스톱모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작품에 가득 담아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배경, 인물, 캐릭터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은 수작업으로 연출된 것이기에 다른 스톱모션을 활용한 영화들과 비교해도 다른 차원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그만큼 작업 과정이 굉장히 고된 방식이기에 감독은 제작진과 함께 이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영화는 인류가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간 비극의 1920년대를 배경으로 제페토의 손에 태어난 피노키오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 국가를 위한 개인, 가족이 바라는 개인의 모습과 희생이 아닌 나답게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에서 출발해 소중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짧지만 찬란한 인간의 인생 그 자체를 피노키오라는 동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줄거리 소개"
1920년 세계대전이 한창인 시기에 나무공 제페토는 아들 카를로와 함께 성당에서 예수상을 작업하다 전투기가 떨어뜨린 폭탄에 휘말리게 되고 이 사고로 인해 소중한 아들을 잃게 됩니다. 이후 제페토는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 술에 빠져 지냈으며 세상에 대한 분노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하면서 아들과 체형이 비슷한 나무 인형 피노키오를 만들어냅니다. 이후 나무요정은 제페토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서 나무 인형에게 불멸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데...
"아버지가 바라는 아들이 되기 위해 자신의 바람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피노키오"
인간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피노키오가 호기심으로 인해 여러 가지 사고를 저지르고 다니자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생전의 아들 카를로와 다른 것에 대해 실망하고 피노키오를 짐덩어리라고 말하며 원망합니다. 이에 상심한 피노키오는 아버지 제페토에게 힘이 되고자 서커스단에 들어가 자신의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공연을 수행하지만 서커스 단장은 피노키오가 벌어들인 수익을 독차지할 속셈이었습니다. 이 때 말하고 움직이는 나무인형 피노키오의 소문에 무솔리니가 흥미를 보이면서 피노키오가 속한 서커스단은 독재자 무솔리니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자 서커스 단장의 속셈을 알아차린 피노키오는 독자적으로 무솔리니를 모욕하는 공연을 펼치고 이에 무솔리니는 수하를 시켜 서커스단을 없애버립니다.
무솔리니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피노키오는 죽음을 관장하는 요정에게 끌려가지만 요정은 인간이 아닌 피노키오가 죽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다시 돌려보내면서 피노키오의 죽음이 반복될 수록 소생되는 데 기다리는 시간만 길어진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되살아난 피노키오를 목격한 시장은 불사신 피노키오를 전쟁터에 활용할 목적으로 자신의 아들과 함께 훈련소에 입소시킵니다. 이번에도 피노키오는 자신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병사가 된다면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설득당해 자신의 성격과 전혀 맞지 않은 병사 교육을 받게 되지만 다행히 그곳에서 적기로부터의 공습이 쏟아지면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영생을 포기한 피노키오"
한편 제페토는 피노키오에게 심한 말을 한 자신을 책망하고 말 없이 떠난 아들을 찾아 먼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아들을 찾기 위해 올라탄 배가 거대한 고래의 입에 삼켜지면서 제페토는 꼼짝없이 갇히게 됩니다. 이 때 훈련소를 탈출해 피노키오 또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너다 괴물 고래에게 삼켜지면서 뜻하지 않게 부자는 상봉하게 됩니다.
이후 피노키오의 기지를 발휘해 피노키오 일행은 고래 뱃 속을 탈출하지만 고래 뱃속의 바다 어뢰가 터지면서 피노키오는 또다시 사망하게 됩니다. 다시 소생하기까지 정해진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피노키오는 어뢰 폭발로 인해 정신을 잃은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 규칙을 깨고 곧바로 아버지를 구하러 달려갑니다. 규칙을 깨버린 피노키오는 대가로 영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합니다. 이후 피노키오는 아버지 제페토와 귀뚜라미 크리켓, 원숭이 스파 차투라까지... 가족 같은 이들이 목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가까이서 함께하다 그들 모두의 생명의 불꽃이 다 꺼지고 나서야 새로운 세상으로 또 한걸음 내딛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감독 특유의 색깔이 묻어난 작품입니다. 순수한 피노키오의 시선에 들어온 1920년대의 인간 세상은 전쟁으로 인한 광기와 차별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비극의 세상에서 아들을 잃은 제페토는 카를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피노키오를 만들었지만 피노키오는 카를로와 다른 생명체였고 피노키오는 제페토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바람과 기대에 적합한 아들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길을 택하면서 불행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결국 피노키오가 떠나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제페토는 자신의 아들이 피노키오임을 인정하고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면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피노키오의 교훈은 이미 관객들이 알고 있는 진부한 것일 수 있지만 바쁜 일상 속에 현대인들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순간의 가치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며 지나가 버리기에 다시 한번 그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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