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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스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괴작과 명작사이

freemaden 2022. 8. 21. 15:25

영화 어스는 겟 아웃을 연출한 조던 필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 어스는 우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미국을 지칭하는 이중적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감독은 7살 때 Hands Across America 자선 캠페인 광고를 봤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잡고 이어져 있는 모습이 오히려 기괴한 느낌이 들면서 공포스럽게 다가와 그때의 경험과 도플갱어의 소재를 결합해 영화의 각본을 완성시켰습니다. 많은 호평과 함께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던 겟 아웃에 비해서 영화 어스는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반응을 보이는 작품이지만 조던 필 감독 특유의 신선한 연출과 여러 메타포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어스 줄거리 소개"

 

애들레이드 가족은 남편 게이브의 제안에 따라 산타크루즈 해변으로 휴양을 떠납니다. 애들레이드는 유년시절에 산타크루즈 해변 근처의 테마파크에서 꺼림칙한 일을 경험했기에 남편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섭니다. 애들레이드 가족은 해변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들과 똑같은 생긴 4명의 도플갱어가 애들레이드 가족의 별장을 침입하면서 애들레이드 가족을 제압하기 시작하는데...

 

 

"복제인간, 낯선 자에 대한 분리와 공포"

 

미국 정부는 지상 인간들을 조종하기위해 그들과 비슷한 복제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땅 속 지하공간에서 몰래 진행했습니다. 그들의 영혼까지 공유하며 지상의 인간들과 연결되어 있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단계까지의 실험은 성공했지만 복제인간이 땅 위의 사람들의 행동을 단순하게 따라만 하는 한계점에 이르면서 정부는 실험을 중지하고 복제인간들을 지하 속에 방치합니다. 정부는 방치된 복제인간들이 시간이 지나 없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들이 땅 위로 올라와 지상의 인간들을 습격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비극은 시작됩니다.

 

 

복제인간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땅 위의 인간들을 습격하는 것은 일면 복제인간을 악으로 간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결말에 이를수록 지상에서 풍족하게 살아가는 애들레이드 가족과 지하에서 숨어지내다 애들레이드 가족을 습격한 레드의 가족의 모습은 점점 겹쳐 보이게 됩니다. 이는 현 미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데 미국은 수많은 난민들을 수용하는 나라이지만 점점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하거나 배척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집단혐오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을 목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전 트럼프 대통령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을 무조건적으로 우선시하며 난민들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세웠고 이민자들을 등한시했습니다. 결국 영화에서 지상 위의 인간들은 미국 자국민으로 그려지고 땅 밑의 복제인간들은 소외계층, 혹은 이민자, 난민으로 비춰지며 이들을 일자리를 빼앗는 침입자나 도둑으로 취급하는 미국 사회 분위기의 기조를 영화 내에 잘 그려냈습니다.

 

 

"예레미야 11장 11절"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이와 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인즉."

 

영화는 예리미야 11장 11절의 구절의 등장으로 시작되며 영화 중간중간에도 11장 11절의 구절이 생각날만한 은유나 비유가 자주 보입니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유다 왕국에게 경고하는 예언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의 예언을 무시한 유다 왕국은 스스로의 문제점을 계속 키우다 나라가 멸망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빗대어 영화는 예레미야 11장 11절을 빌려와 미국에게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 미국 내의 차별과 분열을 키우게 된다면 미국이라 해도 재앙을 피할 수 없고 멸망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우리라는 단위가 만들어낸 장벽과 차별"

 

애들레이드 가족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레드 가족에게 반격을 가합니다. 하지만 애들레이드의 과거 회상장면에서 애들레이드가 사실은 복제인간이고 어린 시절 산타크루즈 해변에서 지상에서 살아가던 레드와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반전이 등장하면서 악과 선이 뒤섞이게 됩니다. 결국 침입자라 생각했던 괴물 도플갱어의 모습은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음을 관객들에게 시사하면서 누가 지상의 인간이고 복제인간인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돼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애들레이드는 소위 우리를 지키기 위해 레드를 살해하고 사건은 마무리되지만 아들 제이슨이 엄마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린 표정으로 애들레이드를 바라보는 묘한 장면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 어스는 미국 자국민 우선주의나 우월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과 메시지를 던지는 우화로 그려냈지만 비단 이러한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나 지역, 계층이 심하게 분리 혹은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모든 집단에 해당합니다. 다만 신박한 연출로 동양인도 흑인차별에 대한 공포를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겟 아웃과는 달리 차별과 분열에 대한 공포와 연민이 이전작보다는 덜 느껴지고 영화의 스토리 설정 또한 공포스럽기보다는 괴이하기 때문에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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