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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아의 딸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디지털 성범죄의 낙인

freemaden 2022. 7. 1. 18:21

영화 경아의 딸은 김정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영화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CGV 아트하우스상 배급지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디지털 성범죄를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하거나 가해자의 악마화에 집중하며 정작 중요한 피해자들의 모습들을 세심하게 담지 못했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영화는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이 된 경아의 딸 윤경이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한 일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영화 경아의 딸 줄거리 소개"

 

고등학교 교사 연수는 고시생 남자친구 상현에게 이별을 통보하지만 상현은 이에 대해 앙심을 품고 과거 연수와 찍었던 성 동영상을 연수의 지인들에게 유포합니다. 다음 날 친구의 전화로 인해 상현이 저지른 일을 알게 된 연수는 경찰서에 신고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대처해보려 하지만 이미 인터넷까지 퍼져나간 동영상을 완전히 없애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무엇보다 그 영상이 엄마 경아에게까지 보내졌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연수는 큰 충격에 빠지는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된다는 것"

 

연수는 제일 먼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성 동영상을 유포한 상현을 조사하는 것 이외에 없었고 이에 연수는 국선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국선 변호사는 연수의 사건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고 특히 성 동영상이 두 사람이 합의하에 촬영된 것임을 알고 연수에게 가해자와 합의를 권하면서 형식적인 도움만을 줍니다. 그동안 바이러스처럼 인터넷에 퍼져나간 동영상들로 인해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버린 연수는 교사직을 그만두게 되면서 점점 고립되어 갑니다. 

 

 

연수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통해 유포된 성 동영상을 지우려 하지만 업체는 일시적으로 올라와 있는 것들만 제거할 뿐 나중에 다시 올라오는 영상들까지는 책임져주지 못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만약 계속 웹하드에 업로드된 영상들을 지우기 위해서는 업체와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데 결국 연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업체와 연장계약에 합의하면서 경제적으로도 힘겨운 상태로 전락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대하는 지인들의 태도"

 

영화에서 연수가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진심으로 도와주려하거나 연수의 괴로움에 대해 깊게 공감하고 공유하려는 지인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동정하며 불쌍하게 여기거나 오히려 그녀가 잘못 처신한 것이라며 비난했고 이는 그녀의 엄마 경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경아는 상현이 보낸 동영상을 보고 경악했고 누구보다 믿고 자랑스러워했던 딸이 남자 친구와 성 동영상을 찍었다는 것에 분노해 연수를 비난합니다. 이에 연수는 엄마에게 큰 실망감을 느끼면서 엄마와의 연을 끊습니다. 이후 경아는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남편에게 잦은 폭력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냈을 시기에 딸 연수가 큰 위로가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사후 지금까지도 남편의 억압의 굴레에 얽매여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다닙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너무 가벼운 형벌"

 

합의를 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기로 한 연수의 결심으로 재판장은 상현에게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합니다. 만약 연수가 가해자 가족들과 합의했다면 집행유예로 끝났을 결과라 현실적인 결과에 더욱  씁슬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상현의 부모는 사건이 터지고 자신의 아들이 고소당하자 연수를 찾아와 계속해서 합의를 주장했고 자신의 아들에 대한 범죄에 대해 합의하고 촬영한 연수의 책임도 있다며 아들의 범죄를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또 1년 6개월의 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판결이라 여기며 항소하려는 그들의 태도는 범죄자인 아들 걱정뿐이고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은 피해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디지털 성범죄가 도대체 얼마나 끔찍한 범죄인지에 대해서도 인식 자체가 없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연수는 재판이 끝나고 두려움을 극복해 다시 선생님이 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희망적인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연을 끊으려 했던 엄마 경아와의 관계는 완전히 회복되거나 극적으로 화해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적어도 윗세대인 경아가 딸의 고통을 공감하고 딸에게 책임과 잘못을 운운했던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은 같은 아픔을 공유해 더 단단하게 결집하는 여성들의 연대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영화 경아의 딸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소재에서 자극적인 사건이나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그려냄으로써 일련의 인물과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들과 결이 다릅니다. 또 영화는 피해자의 눈물에만 호소하지 않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찾으며 성범죄에 대해 포기하고 하지 않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만들어진 여성들의 연대는 성범죄에 대해 여러 시선으로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지점을 남겨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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