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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벨파스트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아홉살이 바라보는 인생

freemaden 2022. 3. 25. 16:05

영화 벨파스트는 나일강의 죽음,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연출한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버디와 마찬가지로 1969년에 벨파스트에서 9살의 유년시절을 보낸 케네스 브래너는 자전적인 경험과 고향에 대한 그리운 감성을 작품에 적절하게 녹여냈습니다. 에르큘 포와르 탐정 시리즈를 주로 연출했던 감독의 전작들과는 전혀 기조가 다른 영화로 고향에 대한 깊은 울림의 드라마로 그려진 벨파스트는 제94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포함한 7개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 벨파스트 줄거리 소개"

 

1969년 북아일랜드 지역의 벨파스트는 개신교와 천주교의 종교분쟁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냅니다. 집단의 광기와 분노가 극대화된 종교분쟁은 경찰의 힘으로 제압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갔으며 결국 군대가 마을에 파견되어 테러를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9살 버디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학교의 친구들과 짝사랑하는 소녀가 있는 벨파스트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행복해하지만 버디의 부모님은 좀 더 안정적이고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다른 도시로의 이주를 고민하는데...

 

 

"그립고 아름다운 누군가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을 보여주지 않고 9살 버디의 일상과 시선을 잔잔하게 나열할 뿐입니다. 버디는 할아버지와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고 짝사랑하는 캐서린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한편 종교분쟁에 따른 집단의 광기를 목격하면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평범한 어린아이입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벨파스트의 풍경은 관객들의 유년시절을 자연스럽게 회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갈수록 가중되고 인간관계의 범위는 수축되어 단절되어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버디의 부모님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일을 갈등과 다툼으로 보냅니다. 버디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벨파스트에서 함께 자랐으며 결혼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익숙한 가족과 이웃이 있는 벨파스트에서 생계를 꾸려갑니다. 하지만 산업화가 더딘 벨파스트에서는 취업의 기회가 없어 버디의 아버지는 영국에서 일자리를 구했으며 때문에 버디의 아버지가 집에 있는 시간보다 일터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그럼에도 가계의 경제는 나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에 종교분쟁까지 더해지면서 버디의 부모님은 벨파스트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벨파스트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정착할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가족의 단위가 가지는 단단함"

 

한편 버디의 관점에서 볼 때 버디의 가족은 혼돈 속에서도 행복한 시절을 보내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가족의 문제를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가족들이 불안한 미래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고민하면서 삶의 무게를 나누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벨파스트는 갈등과 분쟁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은 시기를 지나가고 있었지만 영화는 버디의 시선을 통해 그 안에서도 가족이 함께하는 소소한 행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분법적 사고가 불러오는 비극과 광기"

 

버디의 가족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것과 달리 벨파스트의 종교분쟁은 집단 광기와 테러로 이어지면서 주민들에게 자신의 편으로 합류하기를 강요합니다. 설령 개신교를 믿는 집안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테러 계획에 동참하지 않으면 악으로 분류하고 테러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버디의 아버지에게도 강제적인 협조를 요구합니다. 이 와중에 버디의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돌아가시는 사태가 겹쳐지면서 결국 버디의 가족은 벨파스트를 떠나기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버디의 할머니는 떠나는 버디 가족의 뒷모습을 쓸쓸하게 지켜보며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벨파스트는 유년시절의 소소한 행복을 담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숨겨왔던 그때 그 시절의 사진첩을 꺼내 들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깊은 울림의 감성을 형성하는 데 일등공신은 당연 버디를 연기한 아역배우 주드 힐이며 주드 힐은 이번이 첫 연기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제 역할 이상을 해냈습니다. 주드 힐의 놀라운 열연과 감독 본인의 자전적인 경험이 뒤섞여 영화는 그립고 아름다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애틋하고 슬픈 그 시절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들을 적절하게 담아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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