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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축복의 집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가난의 불행이 낳은 비극

freemaden 2022. 3. 1. 12:17

영화 축복의 집은 박희권 감독의 데뷔작으로 감독은 아들이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을 목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시나리오의 초안을 생각해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는 해수의 시선을 담백하게 따라가면서 해수 엄마의 사망과 장례의 절차를 무미건조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해수의 계획이 조금씩 드러나고 해수의 절박한 상황을 틈타 이용하려는 어른들의 민낯들이 드러나면서 차갑고 어두운 사회의 분위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신인감독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축복의 집은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제24회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영화 축복의 집 줄거리 소개"

 

낮에는 공장의 생산파트에서 일하고 밤에는 식당일을 하면서 소액의 현금을 확보한 해수는 전화로 엄마의 죽음을 확인합니다.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걸 확인한 해수는 엄마의 죽음을 직감하고 계획한 대로 행동합니다. 엄마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해수는 동네 의사에게 시체검안서를 받은 후 형사에게 연락해 엄마의 사망을 확인시켜주고 가출한 동생을 찾아 장례식 절차를 준비하면서 정신없는데...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영화는 해수의 가정사에 대해 거의 설명하지 않고 그저 엄마의 죽음에 대한 절차를 밝기위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해수의 3일간의 동선을 따라다닙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해수의 가족이 극심한 경제적 빈곤에 처해있었고 그 와중에도 해수의 엄마가 큰 병에 걸려 절망적인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해수의 집이 재개발로 인해 철거되기 직전의 상황까지 오면서 해수의 가족은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해수 엄마의 사망보험금 6천만원에서 8천만 원을 얻어내기 위해 해수가 독단으로 범죄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 엄마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빈곤이 해결할 수 없는 질병은 해수의 가족에게 어쩔 수 없는 끔찍한 선택을 강요했고 그렇게 해수는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사전에 계획했던 대로 차근차근 과정을 밝아나갑니다.

 

 

"남의 불행으로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

 

해수 엄마의 죽음 이전에 이미 사전에 협조를 부탁했던 담당형사는 해수 엄마의 사망보험금을 나눠갖는 대가로 해수 엄마의 자살을 질병사망으로 위조하는 과정을 돕습니다. 어린 해수에게 위조된 검안서를 받아오게 시켰고 해수에게 조심해야 될 부분을 일러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이 보험금을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해수가 엄마의 사망 행정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공무원 및 보험상담사, 장례회사들은 모두 냉담하고 무심한 태도로 해수를 바라보고 해수는 그런 그들에게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말을 거의 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소외된 이들이 체감하는 사회의 온도는 몇 도일까"

 

영화가 전체적으로 대사가 거의 없고 큰 사건 없이 흘러가지만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냉담한 온도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한 가난한 이의 질병과 죽음은 지원되는 사회적 시스템 없이 남은 자식들이 오롯이 감당해야만하는 현실입니다. 해수의 가족이 선택해야만 했던 끔찍한 계획은 그것이 고려대상이 아닌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영화 축복의 집은 굉장히 실험적이면서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가난의 끝에서 가족의 해체를 눈 앞에 두고 선택한 가난한 이의 어쩔 수 없는 자살과 부모의 자살을 이용해야만 하는 남겨진 자식의 분투는 세상이 가난한 이들에게 얼마나 차가운지에 대해 피부로 느끼게 할 만큼 강렬하고 리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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