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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단편 영화 일장춘몽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

freemaden 2022. 2. 20. 19:36

박찬욱 감독은 이미 2011년 아이폰 4로 단편 파란만장을 촬영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동생 박찬령 감독과의 기분 좋은 협업으로 연출한 파란만장이 좋은 평가를 받자 박찬욱 감독은 동생과 파킹찬스라는 연출팀을 만들어 시간이 날 때마다 단편 작업을 해오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달슬로우, 청출어람, 고진감래, 격세지감, 반신반의와 같은 단편들을 만들어냈으며 이번에는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한 단편 일장춘몽을 연출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았습니다. 

 

 

"스마트폰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애플은 아이폰 성능을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체감시키기 위해서 세계의 여러 감독들과 협업해 단편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도 애플의 취지에 맞게 스마트폰으로 찍은 화면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호화로운 화면들로 영화를 채우고 있습니다. 영화 일장춘몽은 애플의 전략적인 마케팅과 박찬욱 감독의 능숙한 연출이 맞물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모으고 또 그들에게 아이폰의 성능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전설의 고향의 에피소드를 세련된 느낌으로 구현해내는 연출"

 

평화롭던 마을에 길고 긴 가뭄이 들게 되고 마을 사람들의 위기를 틈타 땅을 거래하는 장사치가 나타나 마을 사람들에게 논과 밭을 담보로 물을 빌려주겠다고 설득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논과 밭을 담보로 물을 공급받지만 땅 장사치는 말도 안 되는 이자를 핑계로 깡패들을 시켜 담보로 맡겨놓은 사람들의 땅을 빼앗습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도 이름난 협객 흰담비를 고용하고 흰담비는 땅 장사치를 따르는 괴한들과 결투를 벌여 그들을 일망타진 하지만 독 무기에 의한 상처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후 마을에는 평화가 다시 찾아와 마을의 장의사는 은인 흰담비의 장례를 잘 치러주기 위해 남의 무덤을 파내 관을 완성하려 합니다. 하지만 관의 본래 주인인 남자 검객의 혼령과 실랑이를 하게 되고 이어 흰담비의 영혼까지 나타나 하나의 관을 두고 다투면서 난장판이 됩니다. 이에 장의사는 흰담비와 남자 검객의 영혼 혼례를 제안해 허망하게 죽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흔하디 흔한 민담의 구조와 닮아 있지만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여러 가지 공연으로 채워 넣어 심심함이 없게 합니다. 판소리로 영화의 스토리를 재빠르게 소개하는가 하면 어느새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꾸며 스우파의 모니카와 립제이가 등장해 그들 특유의 안무로 화면을 채우기도 합니다. 여기에 박정민, 김옥빈과 같은 배우들의 케미로 영화의 빈틈을 메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유해진 배우의 특유의 유쾌한 연기가 영화의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갑니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언급할 만큼 20분가량의 러닝타임에서 유해진 배우의 단독 퍼포먼스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입니다.

 

 

단편 영화 일장춘몽은 가볍게 보시기에 좋은 작품입니다. 아이폰으로 이 정도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증명해낸 영화인 데다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과 같은 배우들의 연기력의 조합은 관객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박찬욱 감독의 여러 장편들에 빗대어 이 영화를 비교한다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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