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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저렉션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2. 22. 22:01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매트릭스 시리즈 영화를 연출한 라나 워쇼스키 감독의 작품입니다.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으로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었던 감독은 18년 만에 다시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서 이야기를 이어 붙였습니다. 항상 매트릭스 공동 연출자였던 동생 릴리 워쇼스키는 드라마 스케줄이 꽉 차 있어 이번에 함께 하지 못했고 라나 워쇼스키는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구상하던 중 매트릭스의 각본을 떠올려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슬픔과 위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리저렉션, 즉 부활이라는 뜻이 부제로 붙었고 이것은 즉 3편에서 숭고한 희생으로 사망했던 주인공 네오와 트리티니의 복귀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줄거리 소개"

 

천재 게임 개발자 앤더슨은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의 강압적인 요청에 의해 이미 끝내버린 후속작의 이야기를 구상하려 하지만 게임 속 이야기와 현실을 가끔씩 혼동합니다. 매일 심리치료 상담사를 찾아가 자신의 증상을 치료하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이름을 모피어스라고 밝힌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앤더슨의 세상은 뒤바뀌게 되는데...

 

 

"다시 시작된 이야기의 반복, 식상함일까 반가움일까"

 

구세주 네오는 다시 평범한 앤더슨으로 돌아가 매트릭스 세계에 속아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 최초 시리즈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모피어스의 인도에 따라 빨간약과 파란 약에 대한 시험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전작과 똑같이 빨간약을 선택하면서 허구의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자신을 구조하러 옛 동료 니오베의 군인들과 함께 니오베가 다스리는 새로운 인간 도시에 도착합니다. 옛 도시 시온이 멸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기계가 발견할 수 없는 숨겨진 곳에 삶의 터전을 건설한 니오베는 네오의 귀환이 혹여나 다시 전쟁을 불러올까 염려하지만 네오의 이탈로 인해 매트릭스 시스템이 불안정해진 것을 기회 삼아 또 한 명의 영웅인 트리니티를 구출하려는 작전을 세워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 반기를 들기로 결정합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전작의 이야기들의 반복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네오는 사망하기 전 센트럴에 의해 구조되어 60년동안 매트릭스의 세계에 갇히게 되고 환상을 진실로 믿고 살아가던 네오에게 모피어스가 찾아와 네오의 자유의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기계에 저항하는 인류와 함께 기계, 즉 센트럴에게 반격을 가하는 패턴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철학적 깊이는 살아있다"

 

반복되는 이야기의 패턴에 지루함을 느낄 법도 하지만 본래 전작들이 철학적 깊이가 남다른 작품들이었기에 이번에도 영화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던지면서 관객들이 해석하고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겨둡니다. 여전히 매트릭스의 세계는 무한히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무미건조한 일상과 일부 닮아 있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에게 지배당하며 이끌려 다니는 듯한 매트릭스 속 사람들의 모습은 거대한 체제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과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결국 기계의 배터리 자원으로 소비되는 인간들을 손쉽게 통제하기 위해서 허구의 세계를 환영으로 속여 가축처럼 만드는 다소 충격적인 매트릭스의 설정은 반복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비춰집니다.

 

 

"네오보다 트리니티, 뒤바뀐 주인공"

 

네오는 여전히 매트릭스의 세계에 갇혀 있는 자신의 반려자 트리니티를 구출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매트릭스 세계에 너무 중독되어버린 트리니티를 현실로 이끄는 일은 쉽지 않았고 매트릭스의 새로운 관리자 애널리스트는 시간을 통제하는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면서 네오를 손쉽게 제압합니다. 결국 네오는 애널리스트에게 트리니티가 매트릭스의 세계를 택한다면 자신도 매트릭스에 남겠다는 애널리스트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영화의 결말은 트리니티의 자유의지에 대한 시험으로 접어듭니다.

 

 

트리니티는 매트릭스의 세계에 종속되는 듯하다가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힘을 각성하면서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합니다. 특히 아직 자신의 힘을 완전히 개방하지 못한 네오에 비해 믿음의 힘으로 매트릭스 세계를 관장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개방한 트리니티는 애널리스트를 손쉽게 제압하고 기계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결국 이번 영화에서 네오의 비중보다 트리니티의 비중이 더 커지면서 주인공이 바뀐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이번 영화는 트리니티의 존재감이 돋보였던 작품이고 또 오랜만에 캐리 앤 모스와 키아누 리브스의 협동 액션을 볼 수 있어 전작의 향수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장면도 꽤 많았습니다.

 

 

"두 주인공의 부활은 환영받을 일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한 스토리의 허술함"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전작들의 정신을 충분히 계승하면서 종결된 이야기를 다시 부활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한 작품입니다. 인류의 자유의지에 대한 본질과 이를 연결시킬 수 있는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복원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네오와 트리니티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에만 혈안이 되면서 전작들에 비해 스토리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집니다. 또 영화에서 네오와 트리니티 외에 눈여겨볼 수 있는 캐릭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영화를 보는 데 있어 아쉬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전작의 로렌스 피쉬번이 연기한 모피어스, 또 매트릭스를 관리 감독했던 AI 요원 스미스( 휴고 위빙 )처럼 관객들이 좋아하던 캐릭터들은 배우들이 바뀌면서 예전만큼의 파급력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여운은 반드시 전작들 세 편을 감상한 관객들에게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매트릭스 시리즈를 매트릭스: 리저렉션으로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충분한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매트릭스 트롤리지 3편을 먼저 보시고 이 영화를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쿠키영상은 엔딩 크레딧 이후 나오지만 영화의 줄거리와 전혀 상관없고 후속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 무의미한 영상이므로 넘어가셔도 무방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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