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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쥐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12. 21. 17:06

영화 박쥐는 아가씨,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와 같은 다수의 명작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유년시절 성당에서 신부님이 포도주를 마시는 의식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 흡혈귀와 유사하다는 상상을 했고 이 생각이 감독이 되어서도 강하게 자리 잡아 영화 박쥐의 시나리오의 기본적인 설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항상 이 영화를 연출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나리오 구성 단계에서 막히기 시작하면서 난항을 겪었고 그때 안수현 프로듀서가 박찬욱 감독의 또 다른 차기작의 아이템이었던 에밀 졸라 작가의 테레즈 라캥의 이야기와 박쥐의 시나리오를 섞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감독이 수락하면서 지금의 박쥐 각본이 완성되었습니다. ( 테레즈 라캥은 치정극에 의한 비극을 다룬 소설입니다 )

 

 

영화의 중요한 두 인물 중 하나인 현상현 신부는 이미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당시 뛰어난 내공의 연기력을 보인 송강호를 캐스팅하기로 정해져 있었고 태주 역할을 캐스팅함에 있어 다수의 여배우들에게 제안했지만 전부 거절당합니다. 이 때 다세포소녀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의 권유로 당시 신인이었던 김옥빈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합니다. 김옥빈 배우의 인생작이라고 할 만큼 캐스팅은 성공적이었고 영화는 제62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습니다. 영화 개봉 당시 관객들뿐만 아니라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을 만큼 영화는 대중들에게 보편적인 작품이 되지 못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개인적인 가장 애정 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박쥐 줄거리 소개"

 

신부로서 무기력함을 느끼던 상현은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아프리카 엠마뉴엘 연구소의 실험체로 지원합니다. 이브라는 이름의 바이러스는 남성만이 걸리는 희귀 세균이었고 감염되어 생존한 사람이 없었지만 상현은 흡혈귀의 피를 기적적으로 수혈받고 살아납니다. 이브가 일으키는 발병을 억제하는 흡혈귀의 피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상현은 인간의 피를 자신의 몸에 수급하지 않으면 병이 재발했기 때문에 항상 인간의 피를 구해야 했고 또 햇빛에 노출되면 자신의 몸이 타버려서 항상 밤에 활동해야만 했습니다. 한편 50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하나님에게 구원받은 신부라 하여 대중들에게 구세주라 칭송받던 상현은 어릴 적 친구 엄마인 라여사와 마주치게 되고 라여사는 아들의 종양을 없애게 해달라고 상현에게 부탁하는데....

 

 

"욕망의 과실을 따먹다"

 

상현은 뱀파이어가 되고부터 신부로서 억눌러왔던 인간의 욕망이 점차 자신의 몸에서 짙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식욕과 색욕이 강해진 상현은 라여사의 며느리이자 친구 강우의 아내인 태주를 만나며 강한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마치 선악의 과일을 먹고 인간의 여러가지 복잡한 욕심과 감정을 가지게 된 창세기의 아담처럼 상현은 욕망을 제어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태주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태주는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으면서 라여사의 집에서 거둬졌습니다. 그리고 강아지처럼 라여사와 강우에게 길들여져 자유가 억압된 제한적인 인생을 살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강우의 아내가 된 태주는 답답하고 지긋지긋함을 느끼며 자신을 옭아매는 테두리를 벗어나고 싶어 밤마다 몽유병 환자 행세를 하면서 짧은 자유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그때 상현을 만나게 되고 상현에게 반하게 되면서 태주를 포박하던 억압의 끈이 조금씩 느슨하게 풀려갑니다.

 

 

"제어되지 않은 욕망이 끝없이 질주할 때"

 

태주는 흡혈귀의 파워를 지닌 상현을 이용해 낚시터에서 남편 강우를 살해합니다. 이후 강우는 강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고 이 충격에 라여사는 전신마비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강우를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던 태주와 상현은 결국 서로의 탓으로 돌리게 되고 결국 다툼 끝에 상현은 우발적으로 태주를 살해합니다. 하지만 곧장 이성을 되찾은 상현은 자신의 피로 태주를 되살리면서 제2의 뱀파이어가 탄생하게 됩니다. 되살아난 태주는 뱀파이어의 막강한 힘에 취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욕망에 먹혀버립니다. 처음으로 맛보는 욕망을 채워가는 즐거움에 태주는 점점 폭주하면서 사람들을 살해해 피를 흡입했고 상현조차 태주를 제어하지 못하게 돼버릴 만큼 태주의 힘은 강력해져만 갑니다. 이때 매주 라여사의 집에 도박놀이를 즐기던 지인들이 라여사의 집에 놀러 왔고 지인들은 라여사의 눈짓으로 강우를 살해한 것이 상현과 태주라는 걸 알게 되지만 태주는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무참하게 살해합니다.

 

 

자신들의 욕망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신부로서의 본성이 남아있던 상현은 자신을 성직자로 받드는 추종자들의 환상을 깨버리고 이 모든 일을 수습하기 위해 태주와 자살을 택하면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영화 박쥐의 결말의 장면에서 결국 상현이 영화 초반에 외우던 기도문과 일치하는 최후를 맞이하면서 상현은 뜻하지 않게 뱀파이어가 되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며 성스러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반면 무신론자인 태주는 상현의 선택에 처음에는 저항하지만 결국 소용없음을 알고 상현과의 즐거웠던 짧은 추억을 되새기며 태양에 불타 죽습니다.

 

 

영화 박쥐는 마치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뱀파이어 소재의 이야기로 옮겨 담은 느낌입니다. 욕망을 스스로 제어하며 평생을 살아온 신부 현상현과 욕망을 타인에게 억압당하며 살아온 태주가 만나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두 남녀가 욕망의 제어 버튼을 부러뜨리고 가속 버튼을 밝기 시작했을 때 각기 어떤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의 결과에 따라 어떤 비극을 맞이하는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어되지 않는 욕망의 파극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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