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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논볼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스포

freemaden 2021. 8. 31. 19:39

영화 캐논볼은 정승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군대에서 발생한 한 병사의 사망 사건의 가해자의 유족과 피해자의 유족 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설정을 전개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사망 이후 남겨진 자들이 감당해야 되는 괴로움과 죄책감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그럼에도 남겨진 자들이 비극을 극복하고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함을 시사함으로써 희망적인 메시지도 남깁니다.

 

 

"영화 캐논볼 줄거리 소개"

 

고등학생 현우는 어느 날 군대에 복무하고 있던 형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형의 장례식을 끝내고 나서 현우는 집 앞에서 자신을 인터뷰 하려고 기다리던 기자를 통해 형을 총으로 쏜 가해자의 누나가 학교 담임 선생님인 연정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현우는 수업이 끝나고 연정이 학교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려 연정에게 뜬금없이 바다에 데려달라는 요구를 하는데...

 

 

"가해자 유족과 피해자 유족의 입장 차이"

 

아직 고등학생인 현우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이 머리로나 가슴으로나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형이 죽어야 했던 것인지, 형을 죽인 사람은 왜 형을 죽인 것인지, 형을 죽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등 현우는 형의 죽음으로 엉망이 된 자신의 삶에 대한 해답으로 가해자의 유족인 연정에게 다가가 묻습니다. 연정은 처음에 현우가 자신을 협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 오해하지만 현우는 단지 형의 죽음을 납득이 되도록 이해하려 했을 뿐입니다. 또는 형의 죽음에 대해 상실과 그리움과 죄책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도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현우는 형의 죽음을 빌미로 연정에게 뜬금없는 부탁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반면에 현우의 담임 연정은 모든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동생 희철의 행동으로 인해 어렵게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직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었고 기자들과 경찰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자신도 모르는 동생의 동기에 대해서 묻습니다. 여기에 하필이면 자신이 담임으로 맡고 있는 반의 학생이 피해자의 동생이라고 말하면서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자신에게 알 수 없는 부탁들을 해옵니다. 연정은 현우에게 위로 보상금 면목으로 죄책감을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현우가 거절하면서 연정은 현우와 불편한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남겨진 자들이 감당해야 할 죄책감"

 

현우는 형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는 MP3를 반복재생해서 듣거나 연정과 함께 도착한 바다에서 주운 조개껍질을 통해 형을 떠올립니다. 죽은 형과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현우의 죄책감은 더 배가 되어 돌아옵니다. 연정 또한 동생이 사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동생의 빈자리를 느끼며 동생과의 지난 일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그리움은 원망이 되고 원망은 죄책감으로 바뀌어 남은 사람들의 인생에 무거운 짐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현우는 연정을 데리고 형이 안장되어 있는 추모공원도 가보고 형과 함께 가족 여행을 왔던 바다에서 형을 생각하며 자신 나름대로의 추모시간을 갖고 드디어 형에 대한 감정을 정리합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현우 나름대로의 고민한 추모의 시간을 통해 드디어 현우는 과거를 용서하고 현재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 연정은 영화 마지막에 현우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현우를 데리고 자신의 동생 희철의 면회에 데리고 갔고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던 희철에게 현우는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내밀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캐논볼은 비극으로 벌어진 사건 자체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왜 현우의 형이 후임인 희철에게 죽었는지 군대에서의 일들은 관객이 짐작만 할 뿐 영화는 전체적으로 남은 유족들의 고통과 외로움, 죄책감 등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감정들에 대해서 더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해자 유족과 피해자 유족을 따로 분리하지 않기 위해서 피해자의 유족을 고등학생으로, 가해자의 유족을 그 고등학생의 담임으로 설정해 그들의 고통스러운 감정이 결국에는 공유되고 이해되는 과정을 꿋꿋하게 그려냈습니다.

 

 

다만 영화의 의도가 어떻든 영화의 설정이 전체적으로 억지스러운 부분이 드문드문 보이고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큰 사건보다 감정선이 돋보이는 대사나 대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영화가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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