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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이프라인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freemaden 2021. 6. 7. 01:41

영화 파이프라인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을 연출한 유하 감독의 연출작으로 누아르 3부작이라 할 수 있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연출한 감독의 과거의 경력과 다르게 이번에는 가볍게 감상하기에 적당한 케이퍼 무비로 돌아왔습니다. 

 

 

본래부터 유하 감독은 B급 코미디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진즉에 B급 감성이 담겨있는 작품을 연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본인이 연출한 말죽거리 잔혹사나 비열한 거리와 같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계속해서 누아르 영화를 주로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영화사로부터 오래전에 시나리오가 이미 완성된 파이프라인의 원안을 받게 되었고 자신이 구상하던 느낌과 시나리오가 잘 어우러질 것 같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파이프라인의 영화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영화 파이프라인 줄거리 소개"

 

대기업의 후계자인 건우는 땅 속에 설치되어 있는 송유관의 기름을 훔쳐 되팔아 큰 수익을 남기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일명 도유꾼이라 불리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한 팀을 꾸리게 됩니다. 특히 송유관의 특성과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적당한 구멍을 뚫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천재 도유꾼 핀돌이를 영입하는 데 성공하고 핀돌이는 폐쇄된 호텔 건물 지하에서 팀원들과 함께 작업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이익으로 뭉쳐진 팀인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불화와 균열이 생기게 되고 용접공인 접새가 팀원들이 선금으로 받은 돈을 훔쳐 도망치려다 핀돌이에게 붙잡히면서 팀은 와해될 위기에 봉착됩니다. 여기에 돈줄인 건우가 팀이 내분으로 인한 갈등이 불거져 도유에 대한 작업 속도가 늦쳐진 걸 알게 되면서 건우는 조폭을 동원해 핀돌이를 비롯한 도유꾼들을 감시하고 협박해 작업 속도를 독촉하기 시작하는데...

 

 

"오합지졸들의 집합과 사연팔이"

 

영화 파이프라인은 범죄자들이 팀을 꾸려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담은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입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재벌 2세인 건우의 돈에 의한 고용으로 팀이 만들어지게 되고 각 캐릭터들은 각자의 역할이 주어져 개성있는 팀이 완성됩니다. 제일 중요한 작업인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 역할인 핀돌이를 필두로 용접공 접새, 토지과에서 오랜 공무원으로 일해 하수도 지리를 훤히 알고 있는 나 과장, 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의 검문이나 위험 신호를 알리는 역할인 여직원 카운터, 땅을 파는 역할인 큰삽까지 유하 감독은 다양한 캐릭터들을 그려냈고 그 캐릭터들로 하여금 나름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영화의 시작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듭니다.

 

 

하지만 도유 작업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각 캐릭터들의 사연팔이를 전개하게 되고 이 부자연스러운 전개로 인해 영화는 기대와 흥미를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용접공 접새가 팀원들의 돈을 훔치고 달아나려다 핀돌이에게 들키게 되고 핀돌이가 접새를 추궁하자 접새는 자식들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돈을 훔친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사연팔이를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나과장의 아내가 말기암으로 인해 투병 중인 사연을 소개하면서 나 과장은 갑자기 팀의 리더 격인 핀돌이에게 작업장을 이탈해 아내를 보러 가야 한다고 애원합니다. 핀돌이는 고용주인 건우와의 계약에서 작업장을 일체 벗어나지 않는다는 계약조건에도 불구하고 나 과장의 애걸복걸에 설득당하게 되고 결국 핀돌이와 나 과장은 병원을 찾아가기 위해 작업장을 이탈하게 되면서 건우와의 갈등이 점점 심화됩니다.

 

 

"갑자기 착해진 주인공 핀돌이"

 

핀돌이는 돈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속물같은 캐릭터였는데 나과장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갑자기 이기심을 버리고 타협심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안위밖에 몰랐던 핀돌이는 팀원 모두를 챙기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재벌 2세이자 고용주인 건우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때때로 팀원을 위해서 자기희생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착해진 주인공 핀돌이의 변화로 인해 사연팔이로 억지로 끼워 맞춘 스토리는 더욱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강하게 만듭니다.

 

 

"결말의 반전은 예상 가능한 수준"

 

영화의 결말은 핀돌이와 건우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핀돌이는 건우의 협박을 듣는 척하다가 건우가 설치한 작업장 감시용 CCTV를 역이용하면서 오히려 건우를 함정에 몰아넣습니다. 여기에 건우의 스파이 노릇을 하던 접새가 핀돌이의 편에 돌아서면서 영화는 말미에 반전의 연속인 전개로 긴장감을 높이려 합니다.

 

 

하지만 반전의 전개가 특별히 놀랍지 않은 예상 가능한 범주 내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큰 임팩트는 발휘하지 못하면서 영화는 아쉬운 마무리로 끝이 납니다. 여기에 재벌 2세인 건우와 핀돌이의 대결 양상 또한 건우가 핀돌이의 계략에 계속해서 속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이어져 영화의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영화 파이프라인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출한 유하 감독의 장점이 충분히 녹아들지 못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액션과 코미디, 드라마는 유하 감독의 전작과 비교해 어느 것 하나 좋은 부분이 없었을 정도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나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다만 도유꾼이라는 희소가치성이 높은 소재로 도유꾼만의 도구로 송유관의 기름을 공략하는 점에서는 감독 나름대로 조사하고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한 부분이 많아 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도 다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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